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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 열대관. 젊은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왔다.
 서울식물원 열대관. 젊은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왔다.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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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에는 식물원처럼 따뜻하고 비바람을 막아주는 건물에서 그리면 좋다. 서울 식물원 열대관에서 그림을 그리려고 자리를 잡았는데, 천장에 맺힌 결로가 대추알 만한 물방울이 되어 떨어진다. 색연필로 그리길 잘했다. 수채 물감으로 그렸으면 낭패였을 것 같다.

서울 식물원은 2019년 5월 1일 서울 강서구의 마곡지구에 들어섰다. 진입공간인 열린숲, 온실과 야외정원으로 이뤄진 주제원, 휴식·산책 등이 가능한 호수원, 습지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습지원 등 네 군데로 구성돼 있다. 

메인 건물인 온실은 지름이 100m로 축구장 크기와 맞먹으며 지하 2층, 지상 4층 즉 아파트 8층 높이로 지어졌다. 다른 온실들은 대부분 중앙부가 볼록하게 솟은 돔 형태로 만드는데 반해 서울식물원은 가장자리가 높고 중앙부가 낮은 오목한 접시 형태로 구성하여 관람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그간 거대 도시 서울에 걸맞는 식물원이 없었는데, 서울 식물원은 서울의 얼굴 역할을 하기에 손색이 없다. 단 코로나 시절에 개관해서 그런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은 항상 식물 편이다. 식물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성해지고 풍부해진다.

식물원 계단을 올라가면 온실 안을 들여다보는 거대한 핑크색 곰이 보인다.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이 곰은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한 건물 앞에 있는 빅 블루 베어 (Big Blue Bear)에서 차용한 것이다. 로렌스 아르젠트(Lawrence Argent) 작가의 2005년 작품인데 만들자마자 화제가 되면서 덴버시의 주요 상징물 중 하나가 되었다.
 
서울식물원의 핑크곰
 서울식물원의 핑크곰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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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품의 제목은 'I See What You Mean'. '나는 당신이 뜻하는 바를 본다' 혹은 '나는 당신이 뜻하는 바를 안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그 건물 안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 거대한 곰이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면서 '난 너에 대해 다 안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감시 사회에 대한 메타포다.

2005년에 이 작품을 만들었으니, 작가에게는 시대를 앞서가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심한 감시 사회가 되었으니까. 나는 내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이 가물가물 한데, 구글과 카카오는 정확히 알고 있다. 나는 내가 하루에 인스타그램을 몇 시간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그들은 알고 있다. 어떤 작품이 걸작이 되기위해서는 이렇게 시대정신을 표현해야 한다.

옆에 꿀단지를 놓아서인지, 우리의 핑크 곰을 보면 곰돌이 푸우가 생각난다. 조형적으로 멋있고 색도 예쁜 핑크 곰에 좀 더 생태주의적인 의미를 부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식물원이니까.

오늘은 초록초록한 그림을 그려야 하니까 색연필로 그리기로 했다. 색연필 그림에 적당한 종이인 마쉬멜로우 지를 꺼냈다. 나는 보통 밑그림을 주황색 볼펜으로 그리는데 , 이번에는 연두색 볼펜으로 그린다. 그리고 중성펜으로 스케치를 한고 색연필로 채색한다.

색연필은 원래 스테들러 제품을 낱개로 사모아서 필요한 색을 모두 갖추었는데, 스테들러 제품은 부피가 커서 야외로 들고 다니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가장 많이 쓰는 프리즈마 48색 색연필로 갈아탔다.
 
초록 계열의 색연필
 초록 계열의 색연필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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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마 색연필 48색은 초록 계열이 6가지 인데, 색도 예쁘지만 이름도 예쁘다. 사진에서 멘 위의 색이 샤르트뢰즈chartreuse 다. 브랜디와 약초를 섞어만든 술 이름인데 프랑스 샤르트뢰즈 수도원에서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연한 연두색이다.

그 다음이 spring green, 봄의 새싹같은 색이다. 그 아래가 apple green, 풋사과 색이다. 다음은 진짜 초록색인 grass green 풀색 초록이다. 다음은 약간 톤다운된 초록색인  limepeel 라임 껍질 색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olve green 올리브 그린색. 

색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색 이름은  제조 회사가 결정한다. 같은 이름이라도 각 제조사마다 색이 약간씩 다르고 볼펜, 플러스펜, 칼라 붓펜 색이 모두 다르다. 

풀이 뒤엉킨 그림을 그리려면 여러가지 초록색을 무질서하게 덧칠해야 자연스럽다. 색연필에다 볼펜과 사인펜 칼라붓펜으로 더 칠해준다.

젊은 엄마가 유모차를 끌고 아이 손을 잡고 지나간다. 아이들은 어려서 뭐가 뭔지 모르는 것 같고, 주변을 둘러보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엄마가 더 신난 것 같다.
 
서울식물원 열대관. 이 자리에 내가 스케치한 아이와 엄마가 있었다.
 서울식물원 열대관. 이 자리에 내가 스케치한 아이와 엄마가 있었다.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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