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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천년고도 경주. 사계절 언제 찾아도 꽤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많다. 겨울에도 감성을 자극하는 볼거리들이 많아 여행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지난해 12월 23일,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겨울 감성 최애 여행지,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찾아보았다.
  
노을이 붉게 물든 경주 양남 하서항 바닷가 모습
 노을이 붉게 물든 경주 양남 하서항 바닷가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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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있는 곳

동해안의 상징 해파랑길 10코스에 있는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하서항에서 읍천항까지 총연장 1.7km로 이어진다. 하서항은 율포 진리항으로도 불린다. 신라 17대 내물왕 때 밤나무가 많이 있는 율포(栗浦)로 가는 길이 없어, 하서에서 나룻배로 이곳을 건너다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지명과 옛 지명, 동네 이름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주상절리 입구 하서항에는 방파제 끝부분에 빨간색의 사랑의 열쇠가 세워져 있다. 방파제 부근에 흔히 볼 수 있는 등대가 아니다. 주차장에 내려 보면 강렬한 빨간색이 바다와 어우러져 이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일몰이 가까워지거나 밤에 야간경관조명이 들어오면 바로 뒤에 보이는 연꽃 모양의 물빛사랑교와 함께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바닷가에 왜 사랑의 열쇠를 세웠을까? 궁금해진다.

방파제 입구에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 사랑海'가 적힌 이정표가 특이하여 눈길을 끈다. 물빛사랑마을이라 적힌 방파제 벽면에 신라 충신 박제상과 바다를 건너온 석탈해에 관한 이야기가 함께 적혀 있다. '사랑海'답게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프러포즈 벽화도 그려져 있다.
  
경주 양남 하서항 방파제에 세워진 '사랑의 열쇠' 조형물
 경주 양남 하서항 방파제에 세워진 "사랑의 열쇠" 조형물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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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 충신 박제상이 나라를 위해 왕자를 구하고, 자신은 죽음을 택한 이야기와 남편 박제상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부인의 사랑 이야기가 인상적인 곳이다. 사랑의 열쇠는 2015년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양남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세웠다. 박제상 부부의 애절한 사연을 모티브로 하여 세운 사랑의 열쇠이다. 사랑의 열쇠를 세운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최근에 커플 사진 명소로도 소문나, 사랑의 언약 장소로 많이 찾는 곳이다.
 
경주 양남 파도소리길 기울어진 주상절리와 주변 모습
 경주 양남 파도소리길 기울어진 주상절리와 주변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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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모양의 주상절리
 

하서항 주상절리 입구부터 안전난간대가 보인다. 관광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겨울 바다 경관을 볼 수 있게 설치되었다. 기자가 찾은 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 너울성 파도가 밀려와 방파제에 부딪치는 모습이 장관이다.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쳐 하얀 포말을 입에서 토해내듯, 주르르 흘러내리는 모습이 마치 눈 온 뒤의 모습과 흡사하다.

입구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기이한 모습의 주상절리가 펼쳐진다. 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한 조각품 같은 느낌이 든다. 양남 주상절리군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0만 년 전 신생대 말기 이 지역 일대에 현무암질의 용암이 흐르고 식으면서 다양한 모양과 방향의 주상절리 암석이 형성되었다.
  
경주 양남 파도소리길 누워있는 주상절리 모습
 경주 양남 파도소리길 누워있는 주상절리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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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양남 주상절리는 기울어진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위로 솟은 주상절리, 부채꽃 주상절리로 형성되어 있고, 모양도 다양하다. 누워 있는 주상절리는 목재를 쌓아놓은 듯 반듯하게 질서 정연히 쌓여 있는 모습이 마치 제재소에 온 느낌이 들 정도이다.

특히 '동해의 꽃'이라 불리는 둥글게 펼쳐진 형태의 부채꽃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의 희귀한 아름다움과 규모를 가지고 있다. 오늘따라 파도가 심해 그 신비로움을 감추려고 하여 조금은 아쉽다. 대표 주상절리인 만큼 이곳에 주상절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유명세만큼이나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빵도 등장하여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경주  양남 파도소리길 부채꽃 주상절리 모습
 경주 양남 파도소리길 부채꽃 주상절리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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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4층 전망대 위에서 보면, 동해 바다와 함께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으며,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를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 좋다. 특히 노을이 질 때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붉은 색감이 아름답고 황홀하여 사진 포인트로도 인기이다. 산책로 중간 바위틈 사이로 삐죽 튀어나온 소나무 한 그루도 시선을 집중시킨다.

전망대를 지나면 출렁다리가 보인다. 비록 짧지만 긴 출렁다리보다 더 스릴과 묘미를 느낄 수 있어 몇 번 반복하여 출렁다리를 건너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읍천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에는 요트를 즐기는 모습이 보이지만 벽면에 그린 작품이다. 멀리서 보면 요트를 직접 타고 다니는 모습이라 아름답기 그지없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에 세워진 글자가 보이지 않는 표지판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에 세워진 글자가 보이지 않는 표지판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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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에서 옥에 티 하나를 발견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는 달리 주상절리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는 표지판 글자가 오래되어 보이질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양남 주상절리의 이런 모습은 관광객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루빨리 시정 조치해야 할 사항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미 알고 있는 사항으로 표지판을 일제 정비할 계획이다"라며 "관광객에게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내년 예산에 반영하여 최대한 빨리 시정 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겨울 삼치 낚시로 유명한 읍천항
 

해돋이로도 유명한 아름다운 자연의 읍천항. 읍천항은 주상절리와 함께 관광지로도 관심을 모으지만, 겨울 바다낚시로도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읍천 앞바다는 1m 남짓 대어급 삼치 낚시로 유명하다. 채널A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도시어부>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읍천항 모습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읍천항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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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배를 타고 동해바다로 시간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최근에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읍천항 내항에는 낚싯배들이 많이 보인다. 삼치낚시는 항구에서 포인트까지 이동거리가 짧아, 출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하는 관계로 인기가 높다.

주상절리 구경을 마치고 읍천항에 도착해 보니 방금 낚싯배에서 내린 낚시 동호회 회원들이 삼치 손질에 바쁜 모습이다. 한 사람당 7, 8마리를 잡아 선상에서 손맛을 제대로 느끼고 온 사람들 같다. 삼치도 대부분 80-90cm 정도로 제법 크다. 오후 시간만 잘 맞추면 낚시로 잡은 싱싱한 삼치를 읍천항에서 볼 수 있어 관광객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읍천항 앞바다에서 낚시로 잡은 삼치를 손질하는 모습
 읍천항 앞바다에서 낚시로 잡은 삼치를 손질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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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와 관련하여 궁금한 사항을 삼치잡이 선장에게 직접 물어보니, 요즘은 하루 한 번 오전에 출항한다고 한다. 배 한 척당 최대 18명이 승선하여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일 인당 요금은 7만 원 전후이며, 시간은 6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코로나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요즘, 사랑의 언약 장소인 하서항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삼치잡이로 유명한 읍천항을 겨울 감성 여행지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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