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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의 샹젤리제 거리 모습. 저 멀리 개선문이 보이고, 나무에 설치된 붉은 조명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있다.
▲ 샹젤리제 거리 조명 2021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의 샹젤리제 거리 모습. 저 멀리 개선문이 보이고, 나무에 설치된 붉은 조명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있다.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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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코로나19로 인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프랑스도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연말 모임을 제한해 달라는 정부의 권고가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는 한국의 설날과 같이 연중 최대 명절이자 온 가족이 모이는 시간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분위기다. 

나는 코로나 19 및 오미크론으로 늘 주의하면서, 곳곳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Marchés de Noël)을 조심스레 찾았다. 라데팡스(La Défence) 크리스마스 마켓은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350개의 샬레(Chalet)라고 불리는 판매샵이 설치되어 있다.

샬레는 오두막, 작은 산장이라는 뜻이다. 소세지, 치즈, 와인, 과자 등 전통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공예품, 악세서리, 양초, 비누, 초콜렛 등 크리스마스 선물 아이템도 진열되어 있다. 굳이 사지 않더라고 눈으로 보기만 해도 재미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며 각종 아이템을 구경한다. 곳곳에 크레페, 와플, 샌드위치, 뱅쇼, 맥주 등 먹거리도 가득하다. 야외지만 마스크는 무조건 착용해야 하고, 입구에서는 백신 접종 확인서인 보건 패스(Pass Sanitaire)를 일일이 확인했다. 

24일(현지 시각), 크리스마스 이브의 파리 모습을 담기 위해 샹젤리제 거리로 향했다. 지난 11월 23일, 샹젤리제 거리 크리스마스 조명 점등식을 시작으로 한 달 넘게 조명이 거리를 밝히고 있다. 개선문을 시작으로 양쪽으로 쭉 뻗어있는 400여 그루의 나무에는 수천 개의 붉은색 조명이 켜져 있다. 샹젤리제 거리는 길이 약 1.9킬로미터, 대로 넓이는 약 70미터이다. 개선문에서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가 저 멀리 대로 끝에 보인다. 
 
샹젤리제 거리에 붉은색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 샹젤리제 거리 조명 샹젤리제 거리에 붉은색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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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의 샹제리제는 이미 어둠이 깊게 내려서 금색, 흰색, 빨간색, 파란색 조명이 더욱 선명하게 반짝였다.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왔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다. 코로나19 전이었으면, 샹젤리제 거리를 걷다가 사람들과 부딪히기도 하고, 인파에 밀리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다소 편안하게 걸어다닐 수 있었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크리스마스는 프랑스인들에게 있어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다. 또는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가기도 한다. 이 맘 때, 이 시간에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 현지인들도 있지만 관광객들이 많은 편이다. 파리는 여름 못지 않게 크리스마스도 관광 성수기다. 파리가 빛의 도시라고 했던가. 파리의 때론 화려하고 때론 은은한 야경을 보기 위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파리를 찾는 관광객이 많은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관광객은 많지 않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탓이었을까. 사람이 많지 않은 탓이었을까. 샹젤리제 거리 조명 빛이 오늘따라 어둡게 느껴졌다. 예전 같으면 이 시간 레스토랑에는 젊은 연인 또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 가득 찼을텐데, 식당 안은 한산했다.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푸케츠(Fouquet's) 레스토랑을 지나다가 고개를 돌려 안을 들여다보니 사람이 거의 없었다.
 
파리 포시즌 조르주 쌍크 호텔 입구에는 특이하게 크리스마스 트리 대신 거울로 된 조형물을 설치해서 화려함을 더했다.
▲ 포시즈 호텔 입구의 거울로 된 크리스마스 트리 조형물 파리 포시즌 조르주 쌍크 호텔 입구에는 특이하게 크리스마스 트리 대신 거울로 된 조형물을 설치해서 화려함을 더했다.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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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를 내려가다 푸케츠에서 우회전하면 조르주 쌍끄(Georges V)거리가 나온다. 거리를 따라 조금 가다보면 우측에 포시즌(Four Seasons)호텔이 보인다. 파리 시내 호텔마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호텔 컨셉에 맞게 표현하고 있다. 특이하게 포시즌은 크리스마스 모양으로 된 대형 거울을 호텔 입구에 설치해서 호텔의 화려함과 웅장함을 더했다.  
 
몽테뉴 거리 크리스마스 조명과 저 멀리서 반짝이는 에펠탑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욱 자아낸다.
▲ 몽테뉴 거리와 에펠탑 몽테뉴 거리 크리스마스 조명과 저 멀리서 반짝이는 에펠탑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욱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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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샵들이 모여있는 몽테뉴(Montaigne)거리로 들어서니 금가루를 흩뿌려 놓은 듯한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 나무를 거의 다 뒤덮을 정도로 금빛 전구를 빽빽하게 나무 가득히 설치해서 조명 빛이 강했다. 몽테뉴 거리를 서로 마주보고 있는 두 곳의 샤넬샵은 별모양과 샤넬 로고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은은하게 자아내고 있었다.
 
샤넬샾 앞에 설치된 샤넬 로고와 별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
▲ 몽테뉴 거리의 샤넬샵 크리스마스 트리 샤넬샾 앞에 설치된 샤넬 로고와 별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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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맞아 샤넬샵 건물 외관에 별과 샤넬 로고로 크리스마스 조명을 설치했다.
▲ 몽테뉴 거리의 샤넬샵 조명 크리스마스를 맞아 샤넬샵 건물 외관에 별과 샤넬 로고로 크리스마스 조명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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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몽테뉴 거리에서 저 멀리 보이는 에펠탑이 20시 정각을 알리며 하얀색으로 반짝반짝 스스로 빛을 내고 있었다. 몽테뉴 거리의 우아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반짝거리는 흰색 에펠탑까지 더해지자 이것이야 말로 최고의 크리스마스 세상이 아닌가 싶었다. 

길을 가던 사람들은 일제히 멈춰서 에펠탑을 향해 수없이 셔터를 눌렀다. 그때 보슬보슬 내리던 비가 갑자기 억수로 내리기 시작했다. 차가 있는 곳까지 얼른 뛰어갔다. 차창 밖을 바라보면서, 한편으로 쓸쓸해 보이는 샹젤리제 거리에 내년에는 수많은 인파들로 가득하기를 소망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 또는 브런치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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