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재계약 불가 통보, 트레이드, FA 이적 등 각자 다른 이유로 하나둘 팀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뉴페이스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우려고 한다.

2021년 정규시즌을 7위로 마무리한 NC 다이노스의 선수단에 크고 작은 변화가 계속 일어나는 중이다. 창단멤버 혹은 우승멤버로 NC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기거나 오직 한 팀에서 뛸 것 같았던 선수들도 작별을 고했다.

전년도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팀이 이듬해 가을야구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선수단과 팬들이 받은 충격이 컸다. 게다가 팬들을 실망하게 만든 선수들까지 발생해 시즌 도중 '반강제적으로' 리빌딩을 시작해야만 했다.
 
 22일과 23일, 단 이틀 사이에 팀을 옮긴 선수들, (왼쪽부터) KIA 나성범-LG 김진성-두산 강진성

22일과 23일, 단 이틀 사이에 팀을 옮긴 선수들, (왼쪽부터) KIA 나성범-LG 김진성-두산 강진성 ⓒ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짧은 시간에 많은 선수들이 떠나간 NC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 것은 술자리 파문 이전이었던 지난 4월 말이다. 긴 시간 동안 공수 양면에서 힘을 보탠 내야수 모창민이 현역 은퇴를 결정하면서 내야진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모창민은 은퇴를 선언할 당시 "열심히 하는 후배들의 기회를 뺏는 건 아닌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반기가 끝나갈 즈음 NC 선수들의 코로나19 확진 소식과 함께 일탈 행동을 한 것이 알려졌고, 이로 인해 한꺼번에 주전급 야수 네 명이 이탈했다. 정규시즌 일정이 한참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후반기에도 순위 경쟁을 해야 하는 NC 입장에서는 적신호가 켜졌다. 어쩔 수 없이 퓨처스에서 뛰던 선수들을 호출했고, 주전 야수들의 공백을 메워갔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NC는 일찌감치 2022시즌 준비에 돌입, 10월부터 선수단 개편 작업을 진행했다. 백업 야수 이원재와 이재율을 방출했고, 정규시즌 종료 이후에는 베테랑 불펜 투수 임창민(두산 베어스)과 김진성(LG 트윈스)을 모두 내보내면서 마운드도 세대교체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던 내야수 지석훈에게도 재계약 불가 통보를 전했다.

이달 삼성 라이온즈와의 트레이드로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안방을 지킨 포수 김태군이 이적했고, FA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주전 1루수 강진성이 두산 베어스로 향하게 됐다. NC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나성범은 23일 KIA 타이거즈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나마 외국인 원투펀치 드류 루친스키와 웨스 파슨스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고, 외부 수혈로 박건우를 품은 게 위안거리이지만 새롭게 합류한 선수보다 나간 선수가 더 많았다. 군 복무를 하고 있거나 징계가 남은 선수들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새로운 얼굴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달 창원NC파크에서 열린 구단 마무리캠프서 선수단을 진두지휘했던 이동욱 감독

지난 달 창원NC파크에서 열린 구단 마무리캠프서 선수단을 진두지휘했던 이동욱 감독 ⓒ NC 다이노스

 
올해보다 더 중요한 내년, '새판짜기'는 계속된다

'FA 보상선수' 강진성의 이적으로 당장 주전 1루수 자리가 비어있다. NC 구단에서는 1루 수비가 가능한 윤형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오영수와 서호철에게 기대를 거는 눈치다. 때에 따라서는 마티니가 1루 수비를 소화하는 시나리오도 그릴 수 있다.

이동욱 감독의 신뢰를 받았던 내야수 최정원이 군입대로 빠졌으나 주전 2루수 박민우와 3루수 박석민의 공백은 올 시즌 후반기처럼 박준영, 김주원 등 경기에 나섰던 선수들의 몫이 될 전망이다. 박건우가 가세한 외야진의 경우 마티니를 포함해 정진기, 김기환 등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마운드 쪽에서는 베테랑 투수 임창민, 김진성을 내보내면서 배민서, 소이현, 이승현 세 명의 젊은 투수는 군입대를 결정했다. 여전히 군복무를 하고 있는 최성영과 배재환까지 포함하면 타선과 마찬가지로 마운드 역시 완전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류진욱과 심창민, 이용찬을 중심으로 달라질 불펜과 송명기, 구창모의 분발이 요구되는 선발진까지 의문부호가 붙은 채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것이 유력하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가 치러질 3월까지 어떻게 마운드를 꾸리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언젠가 거쳐야 할 리빌딩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로 갑작스럽게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다시 강팀 반열에 올라 2020년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은 NC의 '새판짜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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