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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을 젊은 여성이 걸어가고 있다. 백화점 안의 카카오 친구들이 그녀를 보는 것 같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을 젊은 여성이 걸어가고 있다. 백화점 안의 카카오 친구들이 그녀를 보는 것 같다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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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들이랑 미술관에 가면 내가 미술에 대해서 좀 안다고 생각하고, 몇몇 사람들이 자기는 이 작품을 이러저러하게 해석했는데 그것이 맞는 해석이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작가와 감상자의 관계에서 작가가 절대적인 권한을 가졌다. 작품 감상이 작가의 의도를 해석하고 이해하는데 그친 적도 있었다. 지금은 '작가-작품' 관계보다는 '작품-감상자'의 관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미술 분야뿐만 아니라 매스미디어나 영화 쪽에서 수용자 연구가 활발하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는 예술 작품을 수용하는 태도를 스튜디움(studium)과 푼크툼(punctum)으로 나누었다. 스튜디옴이란 작가나 수용자가 공통으로 생각할 수 있는 통념에 기초한 감상을 말한다. 감상자는 작가가 의도한 바를 작가와 동일하게 느낀다.

푼크툼은 "찌른다"는 라틴어에서 나온 말로, 일반적인 통념을 떠나 감상자에게 찌르듯이 다가오는 특별한 감정을 말한다. 감상자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지극히 개인적으로 작품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스튜디움도 푼크툼도 작품 감상의 태도를 말하는 것이며, 어느 쪽이 옳거나 중요한 것은 아니다.

서울 소공동 입구에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이 있다. 원래 이 자리는 1920년대부터 백화점이 있었는데, 이 백화점을 시작한 사람이 양복점을 하던 사람이어서 인지, 이 백화점은 일찌감치 양복 잘하는 곳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광복을 전후해서 종로에 들어선 양복점 주인이 모두 그곳 출신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소공동에는 양복점들이 남아있다. 영화 <킹스맨>에서 국제 첩보 조직 본부가 런던의 한 양복점에 있다. 한국판 <킹스맨>을 만든다면 소공동에서 찍어야 할 듯하다.

이 건물은 해방 후 몇 번 주인이 바뀌다가 1966년에 미도파 백화점이 되었다. 명동에서도 가장 목이 좋은 자리에 있었지만 롯데 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과 경쟁하기에는 힘에 부쳤나보다. 결국 2002년 롯데 그룹에 인수되어 지금은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이 되었다.
 
하늘색 백화점 건물과 푸른 소나무의 대비가 멋지다.
▲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 하늘색 백화점 건물과 푸른 소나무의 대비가 멋지다.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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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플라자 건물 건너편에 스타벅스 2층에 자리를 잡았다. 눈앞의 지하도 환풍구가 눈에 거슬렸지만 빼고 그린다. 연말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젊은 여성이 어깨에 쇼핑백을 메고 씩씩하게 지나간다. 

이 그림을 그려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나서 누나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고 싶다고 한다. 이 그림을 예문갤러리 전시에 걸어 놓았는데, 누나 친구가 그림을 보러 전시장에 오셨다. 실로 수십년 만에 만났다.

그 분은 이 그림을 보면서 그림 속에 씩씩하게 걸어가는 여성을 자신이라고 느꼈단다. 두 그루의 소나무에서 그 간 겪었던 세상의 풍파를 보았고, 빨간 자동차는 미래의 희망과 꿈을 상징하는 듯했다고. 심지어 뒷면만 보이는 교통표지판이 세상의 이면을 상징하는 듯해서 좋다고 하셨다. 그림은 개인전 후에 판매한다고 말씀 드렸는데도 굳이 그림값을 놓고 가셨다.

그 분의 감상은 스튜디움일까 푼크툼일까. 그림을 볼 때 맞는 해석도 없고 틀린 해석도 없다. 단지 해석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림 해석이 맞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항상 말한다. 당신의 해석이 맞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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