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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묘역에서 열린 ROTC 출신 고 최승균 소위의 진혼식에서 누나 최정은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묘역에서 열린 ROTC 출신 고 최승균 소위의 진혼식에서 누나 최정은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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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전 군에서 유격 훈련을 받다 구타와 가혹 행위로 숨진 육군 장교의 유족이 국방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다.

고 최승균 육군 소위(ROTC 22기)의 누나 최정은씨는 23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국방부에서 동작동 국립 현충원까지 도보 시위도 할 예정이다.

최 소위는 지난 1984년 3월 학군(ROTC) 22기로 임관 후 육군 전투병과학교에 입교해 유격훈련을 받던 중 같은 해 4월 7일 갑자기 사망했다. 당시 군 당국은 '평소 몸이 약한 최 소위가 힘든 유격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위원회)는 최 소위가 유격대 교관들로부터 집중적인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 5월 30일 유족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관련 기사: "37년 만에 밝혀진 처참한 죽음... 처벌 어렵다면 사과라도").

위원회는 유격대 교관들이 최 소위에게 집중적인 구타와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교관들은 최 소위 목에 줄을 맨 채 개처럼 끌고 다녔고 나무에 묶어 놓거나 '선녀탕'이라고 불렀던 오물통 속에서 낮은 포복을 시키는 등 가혹행위도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위원회는 결정문에서 최 소위의 사인에 대해 "유격훈련 과정에서 교관들의 구타가혹행위로 인한 탈수와 그로 인한 전해질 불균형, 영양 결핍, 전신 폭행에 의한 손상 등에 의한 '쇼크사' 또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급성 심장사'로 사망하였다고 인정한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37년 만에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밝혀졌지만, 관계당국의 적절한 후속 조치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사전에 공개한 서신을 통해 "가해자 처벌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국가조직이 본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당연한 사과 한마디 없다는 것은 서슬 퍼런 군사정권시대와 다를 바가 없다"면서 "책임 있는 그 누구도, 어떠한 기관도 사과조차 없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최씨는 ▲ 책임 있는 기관의 사과표명 ▲ 최 소위 사망당시 군 관계자가 약속했던 중위 추서 ▲ 사망원인에 대한 국방부의 변경조치 문서를 유가족에게 공개할 것 등 3가지를 요구했다.

태그:#고 최승균 소위, #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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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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