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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보 수문개방의 현장을 가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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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다시 낙동강을 찾았다. 합천창녕보(이하 합천보)가 활짝 열려 수위가 해발 4.9미터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열린 합천보가 수위를 내릴 수 있는 데까지 다 내린 것이다. 합천보 관리수위가 해발 10.5미터이니 무려 5.6미터나 수위가 내려간 것이다. 5.6미터 수위가 빠지자 낙동강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합천보부터 달성보 사이 약 28킬로미터의 낙동강은 이전의 강물만 가득한 강이 아니라 모래톱이 드러나고 바닥이 훤히 보이는 그런 낙동강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우리 두 다리로 건널 수 있는 낙동강으로 돌아온 것이다. 낙동강의 재자연화, 바로 그 모습이 이 구간 낙동강에서 실현된 것이다. 보를 없앤 것도 아닌데 단지 수문만 열었을 뿐인데 낙동강의 변화는 실로 크다.
 
박석진교에서 내려다본 낙동강. 모래톱이 돌아오고 강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수위가 내려갔다. 이전의 낙동강 모습으로 돌아왔다
 박석진교에서 내려다본 낙동강. 모래톱이 돌아오고 강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수위가 내려갔다. 이전의 낙동강 모습으로 돌아왔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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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에서 1.5킬로미터 아래에 있는 박석진교에서 내려다보는 낙동강은 아름다웠다. 강 우안(강이 흐르는 방향으로 오른쪽)으로는 모래톱이 훤히 드러나고 강 가운데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강물이 내려갔다. 강물도 맑다. 물고기가 유영하는 모습도 그대로 목격이 된다.

낙동강의 아름다운 변화이다. 이 변화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역시 낙동강 주변의 뭇 생명들이다. 백로, 왜가리 같은 녀석들이 낮아진 물길을 알아보고 낙동강으로 돌아와 강 가운데 섰다. 이전 같았으면 깊어서 들어올 수 없었던 낙동강이다.
 
왜가리가 서 있을 정도로 수위가 내려갔다. 이제 두 다리로 건널 수 있는 강이 되었다. 이전의 낙동강으로 돌아왔다.
 왜가리가 서 있을 정도로 수위가 내려갔다. 이제 두 다리로 건널 수 있는 강이 되었다. 이전의 낙동강으로 돌아왔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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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모래톱 위에서 오리들이 쉬고 있다.
 돌아온 모래톱 위에서 오리들이 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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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유영하는 모습이 훤히 보일 정도로 수위가 내려갔다.
 물고기가 유영하는 모습이 훤히 보일 정도로 수위가 내려갔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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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건널 수 있는 낙동강, 바로 4대강 사업 전의 그 낙동강으로 돌아온 것이다.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도 신나게 물길질을 하면서 돌아다닌다.

또 고라니 두 마리가 돌아온 모래톱 위를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는 모습도 포착되었다. 원래 낮에는 수풀 사이에 은신해 쉬고 있던 녀석들인데, 강의 변화를 눈치채고 모래톱 위를 맘껏 활보를 하는 것이리라. 고라니도 이젠 강 이쪽저쪽을 맘껏 돌아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라니 두 마리가 돌아온 모래톱 위에 섰다. 낮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녀석들이다. 강의 변화가 반가운 것이리라.
 고라니 두 마리가 돌아온 모래톱 위에 섰다. 낮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녀석들이다. 강의 변화가 반가운 것이리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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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강 주변에는 무수한 생명이 살아가고 그 생명들이 낙동강의 반가운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깊이 받아들이고 있다. 마치 그들의 환호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낙동강을 낙동강답게 만드는 은모래톱의 부활

그리고 가장 반가운 것은 은빛 모래톱이다. 곳곳에 드러나는 은모래톱. 낙동강을 낙동강답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모래톱들이다. 은모래톱 부활의 현장이다. 지난 15일보다 면적이 더 넓어졌다.  
 
은모래톱의 부활. 합천창녕보 상류 이방면 우산리 낙동강변의 모습이다. 지난 15일보다 더 넓은 모래톱이 돌아왔다. 신나는 변화이다.
 은모래톱의 부활. 합천창녕보 상류 이방면 우산리 낙동강변의 모습이다. 지난 15일보다 더 넓은 모래톱이 돌아왔다. 신나는 변화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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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개방한 합천보 상류와 달리 함안보로 막힌 낙동강의 모습. 강물만 가득하다. 은모래톱의 낙동강과 물만 가득한 낙동강 과연 어느 강이 아름다운가?
 수문개방한 합천보 상류와 달리 함안보로 막힌 낙동강의 모습. 강물만 가득하다. 은모래톱의 낙동강과 물만 가득한 낙동강 과연 어느 강이 아름다운가?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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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이 돌아온 것이 무슨 대수인가 하는 이도 있겠지만 모래톱의 부활은 여러 가지로 반가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우선 모래는 수질을 정화시켜주는 필터 역할을 한다. 수질을 정화시켜주는 천연필터가 낙동강에 새로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래톱은 수많은 생명들을 강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그리고 모래톱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시켜준다. 모래의 강 내성천의 국가명승지 제16호 회룡포도 그리고 국가명승지 제19호 '선몽대 일원'도 그 아름다운 모래톱이 있기에 국가명승으로 지정이 될 정도로 우리강에서 모래톱의 역할은 크다.
 
낙동강 지천 회천의 은모래톱. 합천창녕보의 수문을 열자 회천의 모습도 이전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모래톱이 아름답다
 낙동강 지천 회천의 은모래톱. 합천창녕보의 수문을 열자 회천의 모습도 이전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모래톱이 아름답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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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이 4대강 사업 전의 그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합천보 상류 2킬로미터 지점에서 낙동강과 만나는 지천인 회천도 이전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나머지 7개 보의 수문도 활짝 열려야 하는 이유를 합천보 수문 완전 개방의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낙동강의 모든 보가 합천보처럼 활짝 열릴 수 있다면 낙동강은 더 크게 변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낙동강에 있는 취수장과 양수장의 구조개선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의 관리수위에 맞춰져 있는 취·양수장을 수문을 활짝 열었을 때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아야지 모든 보의 수문을 활짝 열 수가 있다.
 
이방면 우산리 낙동강변에 모래톱이 아름답게 돌아왔다. 합천창녕보 수문개방의 효과다.
 이방면 우산리 낙동강변에 모래톱이 아름답게 돌아왔다. 합천창녕보 수문개방의 효과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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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보 수문개방으로 돌아온 모래톱 위에 백로와 왜가리들이 서서 편히 쉬고 있다.
 합천보 수문개방으로 돌아온 모래톱 위에 백로와 왜가리들이 서서 편히 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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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이 드러난 회천에  백로 한 마리가 찾아왔다. 모래톱과 조화를 이뤄 아름답다.
 모래톱이 드러난 회천에 백로 한 마리가 찾아왔다. 모래톱과 조화를 이뤄 아름답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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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무엇보다 이 작업을 빨리 했어야 했는데 낙동강에서는 아직도 이 작업을 하지 못한 것이다. 도대체 지난 5년 동안 무엇을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하루빨리 예산을 확보해서 취·양수장 구조를 개선해서 낙동강의 모든 보의 수문이 활짝 열려야 한다.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낙동강에 깃들어 사는 뭇 생명들이 모두 함께 평화롭게 살 수가 있다. 그날을 고대해본다. 
 
합천창녕보의 수문 완전 개방으로 회천의 모래톱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오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름다운 삼각주의 모습이다.
 합천창녕보의 수문 완전 개방으로 회천의 모래톱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오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름다운 삼각주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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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합천보의 수문은 내년 2월 2일까지 활짝 열린 채로 관리한다. 그 후엔 다시 수문을 닫아 물을 채운다.

농민들의 민원에 따른 조치란 것이다. 그런데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낙동강 물을 퍼올리는 양수장은 일러도 4월 말은 되어야 가동한다. 그렇다면 4월 말까지는 수문을 개방해도 된다는 소리다. 

정부의 의지 문제다. 무엇이 두려운가? 일부 '정치 농민'의 선동에 굴복하고야 말 것인가? 환경부는 의지를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정부의 단호한 결단을 기대해본다. 4대강 재자연화는 국민과의 약속이자 대통령 공약사항이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낙동강, #수문개방, #합천보, #모래톱, #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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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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