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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20일 YTN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넣은 프리랜서 김아무개씨가 원고 12명을 대표해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 12월20일 YTN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넣은 프리랜서 김아무개씨가 원고 12명을 대표해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 손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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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의 비정규직 생활, 경험하지 않으면 느끼기 어려운 참담한 시간의 연속입니다. 저희들이 몇 개월 동안 상담과 고민을 거쳐 어렵게 이번 소송을 결정한 이유입니다. 저희들은 많은 욕심을 내는 게 아닙니다. 그냥 지금까지 저희들이 해왔던 근무의 모습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고, 이걸 확인 받아 이 모든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 12월20일 법원에 제출된 원고 김아무개씨 탄원서 중)
 

보도전문채널 YTN에서 근무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등 프리랜서 직원 12명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함석천)는 21일 이들 12명이 YTN을 상대로 함께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가 피고의 무기계약직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 4월 소송을 제기한 지 8개월 만이다.

YTN은 "이들은 디자인센터장이나 사이언스 편성기획팀장과 '업무도급계약' 내지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고 프리랜서로서 계약상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YTN 직원들과 동일하게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무했다"는 직원들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단 이유로 "원고가 도급계약이나 용역계약 이름의 계약을 체결했으나, 회사로부터 근무시간과 장소의 구속을 받았고 이는 정규직 근로자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며 "상급자 지시를 받으며 근무했고 정직원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 업무는 (원고가 속한) 팀이 맡은 전반적인 업무를 포괄하는 넓은 범위의 것으로, 사실상 정직원들의 업무와 유사하다"며 "방영할 프로그램을 구매하고 정규직들을 포함한 직원들의 업무보고 취합 등을 포함하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외부 용역으로 처리하기 부적합한 경우가 상당히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는 회사 물적 설비를 이용해 근무했고 1년 단위 계약을 계속 체결하며 짧게는 2년 4개월, 길게는 9년 가까이 YTN을 위한 업무를 장기간 수행했다"며 "업무 실수나 지각 등에 대해 회사에 경위서 제출하는 등으로 복무 규율도 따랐고 이들이 매달 받은 일정한 금액의 기본급과 휴일 및 주말 근무 수당은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근로 제공에 대한 고정적 대가로 봐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본 계약은 근로계약과 무관하다'는 도급 계약서의 문구나 올해부터 시행된 프리랜서와 정규직원 간 근무 시간·장소 분리 조치에 대해 재판부는 "회사의 처사는 근로 실질과 무관하게 원고의 근로자 지위를 부인하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YTN 디자인센터에서 프리랜서로 근무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9명이 전원 노동자성을 인정받았다. 원고 12명 중 나머지 3명은 사이언스국 편성기획팀에서 일한 직원들이다. 이들은 짧게는 2년 4개월, 길게는 9년 간 YTN에서 통상 1년 단위로 도급계약서를 갱신하면서 일했다. 애초 15명이 함께 소송을 시작했으나 3명은 중도에 소를 취하했다.

YTN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22일 "판결문 전체 내용이 아직 회사에 전달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용이 법무법인으로부터 전달되면 판결문 취지를 검토한 후 회사의 판단을 내리고 향후 계획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송을 대리한 이용우 변호사(법무법인 창조)는 이번 판결에 "업무내용, 지시와 보고, 근무형태, 업무수행방식,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근태관리와 복무규율, 근로제공의 전속성, 근로제공 대가인 임금 수령 등 모든 면에서 소속 정규직 근로자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했다"며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투쟁 이후 방송사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메이저 방송사의 프리랜서 문제에 대해 법원이 노동자성을 집단적으로 인정한 첫 사건으로 방송사의 불법적 고용형태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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