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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사람을 그리는 어반스케치를 하면서 서울의 조형물에 대해 생각합니다. [기자말]
2022년에는 호랑이의 기운으로 역병을 물리 쳤으면 좋겠다.
▲ 근정전의 백호상 2022년에는 호랑이의 기운으로 역병을 물리 쳤으면 좋겠다.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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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호랑이 해니까, 호랑이를 그리자. 우리 민족과 친근한 호랑이지만 조각으로 남아있는 것은 많지 않다.

경복궁으로 발길을 옮겼다. 경복궁은 태조가 조선을 건국하고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후 가장 먼지 지은 궁궐이다. 위치로 보나 역사로 보나 조선을 대표하는 궁궐이다. 임진왜란 때 완전히 파괴되어 무려 270여년 동안 방치 되었다가 흥선 대원군에 의해 재건되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많이 훼손 되었으나 지금은 원형이 거의 복원되었다. 명실상부 서울의 중심이다.
 
경복궁에서 금천을 감시하는 서수. 지금은 복개되어 모두 도로가 되었지만 원래 경복궁 왼편으로는 백운동천이 오른편으로는 삼청천이 흘렸다. 경복궁을 만들때 그 물을 금천으로 끌어들여서, 예전에는 금천에 물이 흘렀다. 지금은 물이 없어 서수가 금천 바닥을 보는 것 같지만,  원래 서수는 금천 바닥을 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속에서 궁을 위협하는 물체를 감시하는 것이다.
▲ 경복궁 서수 경복궁에서 금천을 감시하는 서수. 지금은 복개되어 모두 도로가 되었지만 원래 경복궁 왼편으로는 백운동천이 오른편으로는 삼청천이 흘렸다. 경복궁을 만들때 그 물을 금천으로 끌어들여서, 예전에는 금천에 물이 흘렀다. 지금은 물이 없어 서수가 금천 바닥을 보는 것 같지만, 원래 서수는 금천 바닥을 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속에서 궁을 위협하는 물체를 감시하는 것이다.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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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장들이 지키고 있는 광화문에 들어서면 흥례문이 보인다. 흥례문 안쪽에는 금천이라 불리는 석재로 만든 개천이 나오는데 금천에 설치된 다리가 영제교다. 영제교 좌우로 4마리의 서수(상서로은 상상속의 동물)가 금천 모서리에 아슬하게 매달려 개천을 감시하고 있다. 생생한 표정과 역동적인 동작, 섬세한 표현 등 이들 서수 4마리는 경복궁에 있는 조형물 중 가장 훌륭하다. 나라면 이들 서수를 경복궁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삼겠다.

영제교를 건너 근정문을 통과하면 근정전이 보인다. 근정전(勤政殿)은 경복궁의 중심 건물로, 국왕의 즉위식, 신하들의 새해인사, 외국 사신 맞이 등 국가적 행사를 하던 곳이다. 근정전 뒤의 사정문을 통과하면 사정전(思政殿)이 나오는데 왕이 주로 집무를 보던 곳은 이곳이다. 사정전이 실용적인 공간이라면 근정전은 조선왕조의 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곳이다.
 
근정전. 2단 월대를 볼수 있다.
▲ 경복궁 근정전 근정전. 2단 월대를 볼수 있다.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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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계석이 있는 근정전 앞마당을 지나 계단으로 월대(月臺)에 올랐다. 월대는 근정전 주변에 높고 평편하게 쌓은 단을 말한다. 월대는 월견대 즉 '달을 보는 대'라는 말에서 왔다. 우리나라 한옥은 처마가 길다. 궁궐이나 절집은 더욱 그러하다.

궁궐을 잘 지어서 새 건물에 입주를 하고 문지방에 기대어 밤하늘을 바라보니... 아뿔사! 긴 처마때문에 달이 보이지 않는다. '여봐라, 여기 달을 볼수 있는 기단을 만들어라....'라고 해서 월대가 생겼다는 것은 나의 실없는 상상이고. 월대도 엄격한 건축적 요구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기단이라던가 하는 건축적인 이름이 아니라 월대라는 여유롭고 멋드러진 이름을 붙였다. 

근정전의 상징성에 걸맞게 월대 난간에는 궁을 호위하는 조각을 했다. 상서로운 상상의 동물 서수와 청룡, 백호, 주작, 현무를 일컫는 사신상, 그리고 십이지신상을 근정전의 방위에 맞춰 배치했다. 좌청룡 우백호니까, 백호상은 근정전에 앉아 있을 때 기준으로 오른편에 한 쌍이 설치되어 있다.
 
근정전 서쪽을 지키는 백호상. 오른쪽 뒤편에 보이는 궁이 사정전.
▲ 근정전의 백호상 근정전 서쪽을 지키는 백호상. 오른쪽 뒤편에 보이는 궁이 사정전.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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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상은 미묘대두(고양이는 머리가 커야 예쁘다)라는 말에 맞게 큰 머리를 갖고 있고 손발과 꼬리도 큼직하다. 백호상이 큰 얼굴에 왕방울만한 눈, 흩날리는 수염, 뾰족한 어금니를 드러내며 웃고 있다.

따뜻한 날을 골라 왔지만 바람이 차다. 어찌어찌 펜으로 스케치는 했지만 채색은 불가능하다. 집에 와서 수채물감과 마카로 마무리를 했다.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드로잉의 장점은 한번 그은 선을 지울수 있다는 것.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 한번 그린 것은 지울 수 없다.

그런데 종종 드로잉이나 색칠이 과할 때가 있다. 후회 막급이지만 되돌릴 수가 없다. 그래서 그리기 전에 망설여지기도 한다. 이번 그림도 그리다 보니 좀 과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그 부분이 크게 표시가 나지 않아 다행이다. 이렇게 호랑이 그림은 완성이다.

역병이 일상이 된 시절이다. 예전에는 집집이 호랑이 그림을 붙여서 역병를 막으려했다. 새해에는 호랑이 기운으로 역병도 물러나고 평화롭고 행복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때 부채에 범을 그려서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우리 조상들은 범의 범주에 호랑이와 표범을 같이 넣어 크게 구분하지 않았다. 뜨는 해를 바라보는 범이다.
▲ 호랑이 부채 한때 부채에 범을 그려서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우리 조상들은 범의 범주에 호랑이와 표범을 같이 넣어 크게 구분하지 않았다. 뜨는 해를 바라보는 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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