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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위원장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를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위원장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를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대선후보.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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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정치인'을 표방하며 신예 정치인으로 부상했던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하자, 그동안 그를 지지해왔던 사람들은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신 전 대표가 페미니즘과 소수자 인권,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해 밝혀왔던 가치 지향과 정반대 기조의 정당을 택했다며 일각에선 '사기극'이라는 비판까지 쏟아졌다. (관련기사 : 윤석열 돕는 신지예... 국민의힘 안팎으로 시끌시끌 http://omn.kr/1whc7)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짧지 않은 시간 지지해 온 지지자로서 요청한다. 국민의힘 행을 철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손 평론가는 2018년 서울시장 선거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신 전 대표를 공개 지지했고 2021년 보궐선거 땐 후원위원도 역임했다.

손 평론가는 "당신이 꿈꾸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가 현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내고 삼권분립 원칙도 박살 낸 채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벼락 후보'와 함께 올 리가 없다"라며 "당신이 꿈꾸는 평등한 세계가 여성혐오 팔이로 남성 청년 표심을 노리고 '여자가 우연히 더 많이 죽었다'고 말하는 정치인들과 어깨를 걸고 함께 올 리가 없다. 당신이 꿈꾸는 녹색 미래가 무한 발전주의에 찌든 채 탈원전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올 리가 없다"고 썼다.

같은 시기 후원위원을 맡았던 최현숙 작가도 SNS를 통해 신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며 다른 지지자들에게 사과를 표명했다. 당시 함께 선거운동을 했던 김상철 예술인소셜유니온 운영위원도 SNS를 통해 "유감을 넘어서 규탄하는 마음"이라며 "혁파 대상에 가서 정치혁신을 한다니, 무슨 '김종인 할머니'가 와도 안 될 이야기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신 전 대표를 찍었던 서울시민 김아무개(34)씨는 "그의 입장문을 읽었으나 전혀 설득이 되지 않는다"라며 "한 사람이 메시아가 될 순 없다. 그러나 그의 말과 행동을 믿었기에 많은 사람이 힘을 몰아줬는데 이 결과물을 결국 자기 영달을 위해 가지고 간 게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신 전 대표가 속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내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단체는 이날 오후 "신지예 대표의 결정은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와 사전에 논의된 바 없으며, 조직적 결정과 무관한 일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조직적 후속 대응은 추후 긴급 운영위원회 회의와 회원 총회 등을 거쳐 결정하고 안내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회원 일부는 신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며 단체를 탈퇴한다는 뜻을 페이스북 등 SNS에 공개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등이 2021년 7월9일 국민의 힘 당사 앞에서 국민의 힘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등이 2021년 7월9일 국민의 힘 당사 앞에서 국민의 힘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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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 심는 심정으로 정치한다고 했는데..."

진보 정당과 여성계에서도 착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는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 마음이 급했던 게 아닐까. 매번 선거에서 질 때마다 '지는 선거를 계속 한다'는 패배감이 그만큼 컸던 걸까"라며 "그럼에도 결국 '대국민 사기극'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 전 대표는 이 공동대표가 제작에 참여한 '불꽃페미액션: 몸의 해방'(윤가현·류현아·이가현, 2021) 영화에도 주요한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 등장한다. 이 공동대표는 "백래시가 극심한 상황에서도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내거는 용기를 보여 나 또한 감명받고 그를 보며 페미니즘 정치에 뜻도 키웠다"라고 회상한 뒤 "'나무 한 그루를 심는 마음으로 정치를 한다'는 신 전 대표의 말이 영화에 나오는데..."라며 씁쓸해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양당 아닌 정당들이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의미 없는 완주를 하기보다 양 당 중 하나로 힘을 몰아주자' 등의 논리를 펼쳐오곤 했다"며 "신 전 대표는 정확하게 이 논리를 행동으로 보였다. 제3지대에서 뭔가를 해보겠다는 건 당선 같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버티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데, 오히려 이게 무의미하다는 걸 행동으로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자기부정"이라고 평했다.

윤김진서 '유니브페미' 대표는 "신 전 대표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 결정(국민의힘 합류)은 결국 국민의힘 지지자, 내부자, 중요 타깃층에 '페미니즘 정치가 망했다'거나 '페미니즘 정치가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메시지로 이미 읽히고,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그러나 페미니즘 정치의 저변은 결코 그리 납작하지 않다. 페미니즘 진영의 정치인 한 명의 행보의 문제이지, 여전히 많은 페미니즘 정치인들이 남아 있고 이걸 믿는 지지자들도 확대되고 있다"라며 "SNS상에서 패배감, 참담한 정서가 나오지만, 이것만 선택적으로 보진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적으로 신 전 대표의 국민의힘 합류로 인해 그 당이 조금이라도 변화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서도 "선거철만 되면 인재영입을 통해 비비크림 바르듯 위장하는 행태를 반복해온 기성정당의 생리를 생각해보면, 당대표의 환영도 받지 못하는 인사가 얼마만큼의 당내 실질적 지위와 결정 권한을 가질 수 있을까요"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송명숙 청년진보당 대표도 "진보정치가 사회를 바꿔 온 건 현실론이 아니라 시민들의 촛불이라든지, 불법촬영 등 문제를 공론화시켰던 2018년 여성들의 '불편한 용기'나 혜화역 시위 등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행동과 희망이었다"라며 "이 사안을 이유로 페미니즘 정치를 응원했던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도록 진보 정치인들이 현장에서 사람들을 더 모아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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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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