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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안전특별법이 제정되면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채 발주자가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화재/폭발 등 위험작업을 동시에 작업하는 게 금지할 수 있고, 위험을 확인한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도 있다. 현장 안전을 시공사 대표가 책임지게 만들 수 있도록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건설안전특별법이 제정되면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채 발주자가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화재/폭발 등 위험작업을 동시에 작업하는 게 금지할 수 있고, 위험을 확인한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도 있다. 현장 안전을 시공사 대표가 책임지게 만들 수 있도록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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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들이 올해 내내 청와대와 고용노동부 앞에서, 또 국회와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위원의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요구는 단 하나, 건설안전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는 것입니다. 올해 초에 제정되어 내년부터 시행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있음에도 왜 건설안전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걸까요.

건설안전특별법을 말하기에 앞서, 건설산업의 구조에서 각 주체에 관해 먼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건설공사를 발주하는 발주자가 있습니다. 발주자가 정부나 공공기관일 때는 발주처, 민간기업이나 재개발조합, 개인의 경우 시행사라고 칭합니다. 설계자는 발주자의 주문에 따라 공사의 설계를 맡아, 도면 등의 설계도서를 작성하고 공사기간과 공사비용 등을 산정합니다. 설계에 따른 공정별 공사진행을 현장에서 관리/감독하는 감리자가 있습니다.

이 발주와 설계에 따라 공정별로 실제 공사를 맡은 건설업체가 시공자입니다. 공사를 따낸 원청-종합건설사가 있고, 각 분야별로 원청의 도급을 받은 하청-전문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합니다(우리나라에는 약 7만 5000개의 전문건설사가 등록돼 있는데, 입찰을 따내기 위한 페이퍼컴퍼니나 시공능력이 없는 건설업체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각 건설공정에서 실제로 공사를 행하는 업종/직종별 건설노동자가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산업재해 사고로 죽은 노동자 882명 가운데 건설노동자는 458명입니다. 건설현장이 위험하리라는 대중의 인식이 실제임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셈입니다.

사람보다 건물이 먼저인 건설현장

다른 산업에 비해 더욱 위험한 건설현장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 중점과제 중 하나로 건설현장 산재사망자수를 절반으로 줄일 것을 관계부처에 지시했습니다.

2017년 7월 3일에 열린 '산업안전보건 강조 주간'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산업현장의 위험을 유발하는 원청과 발주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하겠다"며 발주자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2019년부터 '노-사-정-전'이 참여한 건설안전혁신위원회 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노'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사'는 (전문)건설협회, 설계/감리협회, '정'은 국토교통부, 전문가 측에서는 안전전문가 등이 함께했습니다. 또한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가칭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피력했습니다. 2020년 4월 23일 국토교통부는 건설현장의 사고 감소세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건설안전 혁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바로 며칠 뒤인 4월 29일에 경기도 이천의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에서 산재참사 발생했습니다. 동시에 작업해서는 안 되는 우레탄 폼 '뿜칠' 작업(유증기 발생)과 배관 용접 작업을 강제했고, 결로를 막는다는 이유로 노동자가 대피할 수 있는 비상구를 없애버렸습니다. 그러나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은 안전을 담보하지 않은 발주자의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 때문이었고, 한 푼이라도 더 남기려는 시공사의 위험한 공사지시 때문이었습니다. 그 결과 3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사회적 비난이 들끓었음에도 시공사 현장소장과 안전부장은 각각 징역 3년과 금고 2년으로 감형 선고를 받았고, 공사 감리업체 관계자에게도 1심보다 줄어든 금고 1년 6개월이 선고됐습니다. 불과 며칠 전 한익스프레스 관계자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한익스프레스는 그 공사의 발주자입니다. 

'발주자'를 통제하기 위한 법, 건설안전특별법

한마디로 말해, 건설안전특별법은 안전을 중심에 두고 공사의 모든 과정을 진행해야 함을 명시한 법입니다. 건설공사의 발주와 설계 단계부터 무엇보다 안전을 우선으로 한 설계와 시공법을 채택하도록 합니다. 이에 따라 발주자는 안전한 시공법을 위해 필요한 적정 공사기간과 공사비용을 정해야 합니다. 

건설안전특별법은 건설현장에서 궁극적인 결정권을 가진 '발주자'를 통제하는 법입니다. 건설현장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고를 분석해보면, 사고의 근본적 원인은 발주자의 공사기간 단축이나 설계 변경, 혹은 처음부터 부족하게 책정된 안전관리비용 등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 개정되었지만 건설공사에서의 원도급사에 대한 책임이 미약합니다. 특히 건설기계에 대한 원도급사의 책임이 대부분 부여되지 않아, 덤프, 레미콘 등 대다수 건설기계는 제외되어 있습니다. 더욱이 중요한 점은 건설공사의 모든 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발주자에 대한 책무가 중대재해처벌법에는 빠져 있습니다. 또한 중대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50억 미만 건설공사에 대해서는 유예되었습니다.

건설안전특별법이 있었다면 한익스프레스 건설현장 폭발사고로 인한 38명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채 발주자가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화재/폭발 등 위험작업을 동시에 작업하는 게 금지되었을 테고요.

현장의 노동자가 위험성을 바로 알고서 작업중지권이 보장되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시공사의 최고경영자(CEO) 책무가 신설되어,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수시로 보고받고 필요 시 추가인력 배치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CEO에게 안전책임이 부여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동료들의 죽음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는 건설노동자들의 피땀으로 만든 법안입니다. 국회는 건설안전특별법을 즉각 제정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후원회원이자 전국건설노동조합 노동안전부장이신 박세중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잡지 <일터> 12월·1월호(합본호)에 연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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