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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에서 펴낸 <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에서 펴낸 <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 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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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고등학생들이 여성독립운동가 김명시(1907~1949) 장군에 대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책으로 펴냈다.

창원 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관장 윤은주)이 펴낸 <딸들과 함께 쓰고 그린 창원 여성 이야기-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다.

창원마산에서 태어난 김명시 독립운동가는 옛 마산공립보통학교(성호초교, 1923년)을 졸업하고 배화여고에 입학했다가 학비 부족으로 중퇴한 뒤 '고려공산청년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1925~1927년 러시아 유학에서 돌아온 그녀는 상해에서 조봉암 등과 '조선공산당' 활동을 했고, 1940~1945년 사이 조선의용군 화북지대원으로 항일투쟁에 나섰다. 최전방에서 무장으로 일본군과 맞서 싸워던 그녀는 '백마 탄 여장군' 내지 '조선의 잔 다르크'로 불리었다.

해방이 되자 귀국한 김명시 장군은 1948년 이승만정권의 '좌익 숙청 시기'에 구속되었다가 이듬해 10월 부평경찰서 유치장에서 사망했다. 당시 김효석 내무장관은 '자살'이라 발표했지만, 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김명시 독립운동가는 '조선공산당' 활동을 했던 오빠(김형선)의 영향을 받아 항일투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2018년 <김명시 장군의 후손을 찾습니다>는 제목으로 신문 광고를 냈고, 친인척을 찾기도 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국가보훈처에 김명시 장군의 독립유공 서훈 신청을 했고, 아직 서훈이 결정되지 않고 있다.

"온몸이 혁명으로 들끓었다"

이런 가운데 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은 올해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창원 여성 이야기' 교육 활동을 벌였다. 여고생들은 교육과 함께 마산합포구 학교길, 마산어시장, 성호초교 등 김명시 장군 관련 현장을 답사하기도 했다. 이후 여고생 14명이 김명시 장군에 대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책으로 묶어 낸 것이다.

김지현 학생(마산무학여고)은 '결심'이란 제목의 글에서 "일제 식민지라는 올가미에 갇힌 조선에서 막 풀려난 여자는 혁명의 수도 중심에 서 있었다"고 했다.

이예지 학생(한일여고)은 '참새언덕의 제비들'이란 글에서 "김명시는 희망으로 들떠 있었다. 가장 먼저 임무를 받아 떠나는 것이 내심 자랑스러웠고 상해라는 새로운 곳으로 가게 된 것 또한 좋았다. 상해는 조선 항일운동의 본거지나 마찬가지였다. 임시정부 또한 그 곳에 있지 않던가"라고 했다.

김미조 학생(대진전자통신고)은 '상해로 돌아가는 길(1929년 12월까지 만주에서)', 김지현 학생(창원대산고)은 '습격(1930년 3월, 폭동 하얼빈영사관 공격)', 김시온 학생(부산예술고)은 '그 골목, 다시 기로에 서다(상해에서 조선으로 돌아갈 결심)에서 김명시 장군을 떠올렸다.

또 엄인영 학생(마산무학여고)은 '잠입', 김서영 학생(창원명곡고)은 '그리움', 김현진 학생(마산무학여고)은 '갇힌 몸, 별 헤는 밤', 김하은 학생(마산삼진고)은 '조선의용군, 만주의 작은 별들', 이수빈 학생(마산제일여고)은 '두 개의 등'이란 제목의 글에서 김명시 장군의 활동을 살폈다.

서예진 학생(마산제일여고)은 '그 새벽의 어둠'이란 제목의 글에서 "그녀가 남기고 간 색의 흔적, 즉 세상을 향한 외침은 오늘날까지도 생생하게 색을 보내고 있다"고, 모은주 학생(마산삼진고)은 "백마 탄 여장군"이란 글에서 "아직도 생생한 장군의 미소가 아지랑이처럼 눈 앞에 아른거렸다"고 했다.

또 여고생들은 "조선사람은 친일파나 민족반역자를 제외하고 다 통일전선에 참가해 한 뭉치가 되어야 한다", "온몸이 혁명으로 들끓었다" 등의 글이 적힌 그림을 그렸다.

18일 오전 출판기념회... 유족에 책 전달

책 출판기념회는 18일 오전 10시 창원여성회관 마산관 강당에서 열린다.

윤은주 관장은 "온가족이 독립운동에 헌신했고 여성의 한계를 넘어 일신을 독립의 재단에 기꺼이 바쳤던 이, '백마 탄 여장군'이라는 이름까지 얻었으나 사회주의 계열이라는 이유로 기억에서 잊혀져가던 사람, 바로 김명시"라고 했다.

이어 "역사의 제단에 조그만 기념비를 하나 새기고자 하는 바람으로, '딸들과 함께 그리는 창원 여성 이야기'를 기획해 여고생들과 함께 6개월여의 작업 끝에 책을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책에 실린 '축하글'에서 "김명시 장군은 창원 출신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다"며 "사회주의의 굴레를 쓰고 널리 알려지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지만, 가족의 활동과 개인의 생애가 모두 조국을 위한 헌신으로 일관되어 큰 감동을 준다"고 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는 이경민 가수가 "내 이름 김명시" 등 노래를 부른다. 학생 소감 발표에 이어 김명시 장군 유족에게 도서를 전달하고, 유족 대표가 인사를 할 예정이다.

책을 본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은 "김명시 장군이 모스크바 유학갈 때 나이와 비슷한 또래 학생들이 지역 출신의 독립운동가를 알아가고, 그들의 시각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는 데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김 고문은 "무엇보다 잊혀져있던 지역 출신 여성독립운동가를 알게 되었고,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여고생들이 책을 냈다는 게 대단하다"며 "학생들이 그렇게 함으로써 시민들이 쉽게 접하고 알게 되는 계기가 되어 더 의미가 크다"고 했다.
 
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에서 펴낸 <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에서 펴낸 <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 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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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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