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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물었다. 내년에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그림에 몰두해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얼마 후, 아침일기와 드로잉을 시작했다.

최근 읽게 된 두 권의 책이 내년에 시작하려던 계획을 앞당겼다. '미라클모닝'과 '타이탄의 도구들'. 자신의 꿈이나 목표를 이루며 살고 있는, 소위 성공한 사람들의 신념, 가치, 지혜, 습관들을 읽으며 실천에 옮겨야겠다고 생각한 건 딱 하나다. 아침일기 쓰기다.

올해 난 글쓰기에 입문했다. 지인의 권유만이 이유였지만 어느새 글쓰기의 매력을 누군가에게 권하고 있다. 글쓰기 1년차 수준이 뻔한데도 잘하고 싶은 마음은 눈치 없이 위를 넘본다. 마음만으로 잘할 수 있는 거라면 좋겠지만 나는 꾸준한 연습이 답이다는 말을 생활로 데리고 왔다. 매일 한 줄 쓰기는 올 한해 미션이었다.

특별한 날을 제외한 모든 날에 한 줄 쓰기는 다섯 줄에서 열 줄로 한 페이지를 넘기는 날도 있다. 내용이야 얼기설기 가마니 같은 느낌이지만 쌓인 시간 속에서 어느 날 멋진 글을 토해내고 있을지 누가 아는가. 상상만 해도 기분 좋아진다. 레포트가 전부였던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것 자체가 놀랄 일이다. 올 한해 열세 편의 글이 오마이뉴스로 채택된 일이 자랑스러운 성과로 남는다.

첫발을 디딘 또 하나의 일은 펜화다. 데생, 수채화, 유화, 크로키 등 그리기 쇼핑을 했나 싶을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기웃거렸던 세월이 십수 년이었다. 그 때마다 나의 한계를 느끼고 그리기 바다에 푹 빠져 보지도 못하고 돌아서기를 반복했다. 그림은 어려운데 미련은 남았다. 붓을 놓고 세월이 흘렀다. 미련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반짝거렸다.

다시 시작한다면 즐겁게 그리고 싶었다.

틀에 맞춰 배우기만 했던 그리기에서 이제 탈바꿈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러스트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사실 재미있는 분야일 거라는 막연한 추측이 전부였다. 동네문화카페(주민들을 위한 무료배움터)에 등록했고 오일파스텔과 펜으로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었다.

펜화에 끌리게 된 동기는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분당에 사는 딸과 함께 들러 본 동네서점이었다. 주로 독립출판으로 출간된 신선하고 독특한 책들이 기분 좋게 나열해 있었다. 카달로그처럼 얇아서 책이라고 하기도 망설여지는 소책자를 집어 들었다. 펜화가 열 장 정도 그려져 있는 것으로 끝이었다. 펜화를 꼼꼼히 살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마음속에서 '이 정도는 나도 그릴 수 있는데'라는 자신감이 솟았다. 

다음 날, 혼자 있는 시간을 틈타 그림을 그렸다. 족히 두 시간을 넘기고도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을 못 하고 있었다. 만족스러웠다. 울퉁불퉁 비뚤어진 선으로 밑그림도 없이 그린 그림인데 거슬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그때부터 종종 사진이나 사물을 펜화로 표현했다. 거실, 카페, 제과점, 꽃들이 내 펜을 통해 색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더 멋졌다. 내 생각이지만.

그리기는 학창시절부터 동경했던 분야다.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을 내년 계획에 담았다. 나에 대한 실망은 이제 그만하기로 했다. 되돌아왔던 그 문턱을 넘어 제대로 즐겨보는 상상을 머리에 그렸다.

계획을 노트에 적었다. 마음이 설렜다. 아침일기와 드로잉을 습관으로 만들고 싶어졌다.

눈을 떴다. 내년을 2주일이나 남긴 새벽이었다. A4 크기의 드로잉 북에 커피포트와 커피잔을 그리고 아침일기를 썼다. 아침에 없었던 일이 끼어들었으니 잘 지켜나갈지 의문이다. 워밍업이 될 수도 있고 미라클모닝 출발점일 수도 있다. 계획을 위해 준비한다고 해도 좋다.

계획을 따라가지 않고 계획을 끌고 가는 나를 격려한다.
  
새해 첫날을 상상하며 시작하는 드로잉
▲ 아침 드로잉 새해 첫날을 상상하며 시작하는 드로잉
ⓒ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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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브런치 및 블로그 게재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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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육십부터.. 올해 한살이 된 주부입니다. 글쓰기를 통해 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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