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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집에는 학생들이 직접 쓴 동시와 찍은 사진이 들어있다.
 동시집에는 학생들이 직접 쓴 동시와 찍은 사진이 들어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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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똑 떨어진 걸 보면
겨울을 기다리다
땅으로 내려온 거야


땅바닥에 떨어진 노란 은행잎을 보고 초등학교 2학년, 9살 홍진 학생이 쓴 동시 '겨울을 기다리며'의 제1연이다. 홍진 학생은 은행잎 이야기를 2연과 3연에서 계속 속삭인다.

은행잎에 갈색 줄무늬를 보면
겨울을 기다리다
속이 탄 거야

찬바람이 불 때
날리는 걸 보면
겨울을 기다린 거야


작은 학교 살려보자, '섬진강 어린이 시인학교'
 
학생 11명이 직접 쓴 동시를 읽는 모습을 '영상시집'으로 제작해 보여줬다.
 학생 11명이 직접 쓴 동시를 읽는 모습을 "영상시집"으로 제작해 보여줬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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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 적성초등학교(교장 최명신) 전교생 11명이 쓴 동시 53점이 담긴 동시집 <강낭콩이 방귀 뀐 날> 출판 기념회가 지난 13일 순창군립도서관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전시회는 오는 19일까지 군립도서관에서 계속된다.

전교생은 각자 쓴 동시를 낭독하는 모습을 미리 촬영해 만든 멋들어진 영상을 선보였다. 앞서 언급한 홍진 학생도 영상 속에서 또박또박 동시를 읊었다.

순창마을학교협동조합(이사장 설정환)과 적성초등학교는 '작은 학교를 살려보자'는 취지로 전라북도교육청‧완주미디어센터가 주최한 '마을교육공동체 연계 미디어교육 지원사업' 공모에 지원, 선정돼 '섬진강 어린이 시인학교'를 진행하며 결과물로 동시집을 만들었다.

최명신 교장은 "우리 어린이들의 진심이 담겨 있는 책이라서, 이 세상 무엇보다도 더 소중한 책이라고 생각한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리들 각자의 마음에는 깊은 우물이 하나씩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깊은 우물에는 예쁜 마음 또 따뜻한 마음 이런 마음들이 모여 있는데 그 마음들을 들어 올리는 작업이 바로 시를 쓰는 일인 것 같습니다. 양은정 선생님과 마을학교협동조합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학생들을 지도한 양은정 작가는 "제가 적성초 49회 졸업생인데, 지금 적성초와 유치원에 아이들 두 명을 보내고 있다"면서 "저 역시 적성 자연 환경의 감수성에서 예술적인 감각을 키웠는지 모르는데, 세상이 예술로서 많이 발전되고 변화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작가는 이어 "그래서 예술을 어렸을 때부터 접한 애들은 (마음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다"며 웃었다.

차은숙 작가는 "시 하나하나가 너무 예쁘다"며 학생들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르고 하나하나 시를 소개하며 진심으로 학생들을 격려했다.

작가인 순창군민이 학생들 선생님 역할

학생 대표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시를 낭독한 6학년 김현서‧홍준 학생의 모습에서는 제법 동시 작가다운 면모가 느껴졌다.

학생들은 올해 5월부터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해 동시를 쓰고, 학교에서 지급한 태블릿 피씨(PC)로 사진을 찍었다. 박예분 동화작가의 동시쓰기 지도, 러시아 사진작가 '아나스타시아 세펠레바'의 사진 찍기 강연, 양은정 작가의 동시쓰기 지도, 미디어한길 대표 이근요 작가의 영상시집(영상촬영ㆍ편집) 제작 등 여러 순창군민들이 힘을 모아 동시집을 만들었다.

순창군에서도 방역패스 출입이 처음으로 도입된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학생과 교사, 작가 등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다음은 동시집 제목이 된 동시 전문이다.

강낭콩이 방귀 뀐 날

김채은(2학년)


텃밭에
강낭콩을 심었다

그리고 며칠 후
새싹이 나왔다

땅을 뚫고 뽕
나왔겠지?

킁킁
강낭콩 밥
냄새가 난다

 
학생들이 쓴 시와 찍은 사진을 액자로 제작해 전시했다.
 학생들이 쓴 시와 찍은 사진을 액자로 제작해 전시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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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북 순창군 주간신문 <열린순창> 12월 15일자에 보도된 내용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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