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 합천보 수문개방 현장을 가보니 … 은백색 모래톱 눈이 부시다
ⓒ 정수근

관련영상보기

 
낙동강 합천창녕보(이하 합천보)가 수문을 개방했다. 지난 1일 개방된 합천보는 지금 수위를 해발 6.2미터까지 내렸다. 합천보 관리수위가 해발 10.5미터이니 무려 4.3미터나 수위를 내린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이후에도 하루에 7센티미터씩 수위를 더 내려서 12월 22일에는 4.9미터까지 수위를 내릴 계획이다. 최저수위다. 그렇게 되면 낙동강 수위가 5.6미터나 떨어지게 된다. 엄청난 차이다.

15일 낙동강을 긴급히 찾은 이유다. 4.3미터 수위를 내린 낙동강의 변화상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합천보에서 달성보 구간을 둘러봤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달성보다. 합천보 수문 개방은 달성보 하류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합천보 수문 개방의 제일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합천보 수문개방으로 달성보 직하류도 물이 많이 빠졌다.
 합천보 수문개방으로 달성보 직하류도 물이 많이 빠졌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달성보 바로 아래도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인다. 일단 강물이 많이 빠졌다. 그리고 강 가운데 작은 섬 2개가 드러났다. 그런데 모래톱이 아니라 온통 사석들로 이루어진 섬이다. 모래 대신 사석이라니.

섬뿐만 아니라 가장자리도 온통 사석들이다. 모래톱은 어디 가고 웬 사석들인가. 이 사석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해답은 달성보 직하류의 세굴현상에서 찾아야 한다. 보의 수문을 열면 갑자기 흘러내리는 물의 강력한 힘에 의해서 강바닥이 파이는 세굴현상이 일어난다. 이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물받이공이란 콘크리트 바닥도 만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달성보 직하류 강바닥의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들이부은 사석들이 강 가장자리로 밀려나 있다.
 달성보 직하류 강바닥의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들이부은 사석들이 강 가장자리로 밀려나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달성보는 특히 세굴현상이 심했다. 그래서 세굴된 곳을 메우기 위해서 수자원공사에서 사석들을 들이부은 것이다.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그때 들이부은 사석들이 강물의 힘에 의해 가장자리까지 밀려온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많은 양의 사석들을 부었으면 가장자리까지 사석들이 밀려왔을까? 이런 사실로 당시 세굴현상의 정도를 가늠해볼 수도 있겠다.

수위가 떨어지고 작은 섬까지 생기니 강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 바로 새들이다. 보로 강이 막혀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새들이 '사석 섬'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다.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민물가마우지, 왜가리 등이 보인다. 새들이 돌아온 낙동강, 실로 오랜만에 보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평화로워 보였다. 새들이 있는 강과 없는 강. 어느 강이 진짜 강이냐? 그 대답은 자명할 터이다.
 
달성보 직하류에 작은 섬이 두개 생겼고, 그 위에 새들이 찾아왔다. 강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챈 새들이다.
 달성보 직하류에 작은 섬이 두개 생겼고, 그 위에 새들이 찾아왔다. 강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챈 새들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그 반가운 새들을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다음 행선지는 도동서원을 지나 낙동강레포츠밸리로 접어들었다. 낙동강레포츠밸리는 여름이면 모터보트, 카약, 카누 등을 타면서 수상레저 활동을 하던 곳이다. 지난 여름 녹조가 핀 강물에서도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겨울이라 원래 활동이 없겠지만 선착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진입로만 흔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고 선착장은 저 강 한가운데로 들어가 있다. 수위가 내려갈 것을 대비해서 선착장을 강 가운데로 옮긴 것이리라.
 
낙동강레포츠밸리 선착장이 강 가운데로 들어가 있다.
 낙동강레포츠밸리 선착장이 강 가운데로 들어가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은백의 모래톱 눈이 부시다

낙동강레포츠밸리를 지나 바로 아래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 앞의 낙동강으로 이동했다. 이곳 역시 물이 많이 빠졌다. 강바닥이 많이 드러났다. 가장자리에서부터 족히 50미터는 걸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물이 빠졌다.

이곳은 준설을 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모래톱이 넓다. 기분 좋은 변화다. 이전의 낙동강을 보는 듯하다. 낙동강이 비로소 생기를 얻은 것 같다.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 아래 낙동강에 모래톱이 넓게 드러났다.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 아래 낙동강에 모래톱이 넓게 드러났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렇듯 낙동강 곳곳에 크고 작은 모래톱이 눈에 들어온다. 달성보에서 합천보로 가는 사이사이에 반가운 모래톱들이 드러나 있다. 기분이 좋다. 이런 모래톱의 최고 절정은 합천보 상류 1킬로미터 지점의 이방면 우산리 앞 낙동강변에서 만났다.

우산리 강변으로 내려가 어부 선착장을 지나자 모래톱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더니 하류 율지교까지 드넓은 모래톱이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은백색의 모래톱이다. 모래톱을 밟으며 계속 걸었다. 눈이 부셨다.

그렇게도 기다렸던 모래톱. 낙동강을 낙동강답게 만들어주는 모래톱. 그 모래톱이 드넓게 펼쳐져 있으니 낙동강이 원래 모습을 되찾은 것 같다. 4대강 사업 전의 낙동강 바로 그 모습 말이다. 모래강 내성천의 모래톱 못지않은 모래톱이 낙동강에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이다.
 
합천보 아래 드러난 은백의 모래톱, 눈이 부시다.
 합천보 아래 드러난 은백의 모래톱, 눈이 부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다시 강 밖으로 나와서 드론을 띄웠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은백의 모래톱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합천보 수문 개방으로 인한 낙동강의 기분 좋은 변화. 그렇다. 낙동강이 되살아난 것이다. 낙동강이 비로소 숨을 쉰다. 그리고 춤을 춘다.

변화의 절정은 율지교 아래에서 보인다. 율지교 아래는 회천이다. 회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부다. 합수부부터 그 위로 회천을 따라 올라간다. 은백의 모래톱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그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그동안 물에 잠겼던 회천이 합천보의 개방으로 비로소 이전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회천의 드넓은 모래톱이 돌아왔다. 은백의 모래톱이다.  합천보 수문개방으로 회천이 부활했다.
 회천의 드넓은 모래톱이 돌아왔다. 은백의 모래톱이다. 합천보 수문개방으로 회천이 부활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낙동강의 오래된 미래, 회천

모래의 강 회천의 모습을 그대로 되찾았다. 합수부부터 드러난 은백의 모래톱은 상류로 길게 길게 이어진다. 합천보 때문에 막혔던 회천이 비로소 흐르기 시작한다. 낮은 물길이 낙동강으로 유유히 흘러든다. 회천이 살아 움직인다.

이것이 바로 살아 있는 강의 모습이고 낙동강이 되찾아야 할 낙동강의 오래된 미래다. 모래의 강, 낙동강 바로 그것을 회천에서 만난 것이다. 회천은 바로 작은 낙동강인 것이다.

낙동강의 8개 보가 사라지고 강이 흐름을 되찾으면 낙동강도 바로 회천과 같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저 상주에서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모래톱의 향연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기분 좋은 변화가 낙동강에서 일어나고 있다. 합천보 개방으로 인한 기분 좋은 변화 말이다.
 
모래톱 사이를 요리조리 물길이 흘러가고 있다. 낙동강의 오래된 미래를 회천에서 만나게 된다.
 모래톱 사이를 요리조리 물길이 흘러가고 있다. 낙동강의 오래된 미래를 회천에서 만나게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22일 합천보의 모든 수문을 활짝 열게 되면 또 어떤 변화가 낙동강에 나타날 것인가? 모래톱은 더 드러날 것이고 강물은 비로소 흘러갈 것이다. 그동안 막혔던 강이 비로소 흘러갈 것이다.

그 위의 보들도 줄줄이 열린다면 어떨까? 달성보, 강정고령보, 칠곡보, 구미보, 낙단보, 상주보가 모두 열릴 수 있다면 그 변화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그렇다. 수문만 열어도 그 변화는 크다.
 
모래톱이 드러나자 비로소 새들이 찾아온다. 생태계가 되살아난다.
 모래톱이 드러나자 비로소 새들이 찾아온다. 생태계가 되살아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그러기 위해서는 낙동강에 산재해 있는 취·양수장의 구조를 개선해줘야 한다.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은 이 기본적인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준공을 해 버렸다. 그래서 수문을 열고 싶어도 열 수 없도록 만들어놓은 것이다. 말하자면 수문을 못 열게 꼼수를 부린 셈이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낙동강 보의 수문은 굳게 닫혀 있는 이유다.

결국 수문을 열더라도 취수와 양수에 문제가 없도록 만들어놓으면 수문을 모두 열 수가 있게 된다. 그날이 오기를, 그날이 어서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그렇게만 된다면 낙동강은 비로소 부활할 것이다.

댓글49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뚫리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지향하는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켜야 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낙동 대구'(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를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