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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기린> 평화바람 지음, 이수연 그림(쉼어린이, 2021)
 <하얀 기린> 평화바람 지음, 이수연 그림(쉼어린이, 2021)
ⓒ 쉼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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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그림책이 세상의 사라져가는 동물을 지켜내고, 하얀 기린과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책 <하얀 기린> 작가의 말 일부다. 그는 학교와 지역에서 평화·통일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강사다. 작가는 '평화바람'이란 필명을 쓰고 있는데, 평화를 바라는(Wish) 사람들이 일으키는 평화의 바람(Wind)이라는 뜻이다. 평화바람은 작가가 대표를 맡아 활동하고 있는 평화·통일 관련 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 문화와 상품을 연구하고 확산하는 단체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림책 제목에 등장하는 하얀 기린은 실제 존재하는 것일까? 저자는 2019년에 아프리카 케냐에서 발견된 세 마리의 하얀 기린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이야기를 쓰게 됐다.

루시즘(leucism)이라는 희귀한 유전 특성 때문에 피부와 털 등의 색소가 부족해서 드물게 하얀 털을 갖고 태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문에 하얀 기린은 자연에서 몸을 숨기기 힘들어 많은 위험을 겪고, 같은 종의 다른 무리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하얀 기린>의 주인공 레인 역시 하얀 털을 갖고 태어났다는 이유로, 기린 무리의 수군거림과 따돌림을 당해야 했다. 그러다가 침팬지, 코끼리, 코뿔소 등 다른 동물들을 만나 '특별한 기린'이라는 말을 듣고 따돌림의 상처를 극복한다.

그런데 그 동물들은 팔이 잘리고, 상아가 잘리고, 뿔이 잘린 모습이었다. 이 동물들은 '특별한 기린'에게 두 발로 서서 다니고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를 조심하라고 말한다. 바로 자신들을 해친 '사람'들이다.

'착각 때문이지. 누군가에게 준 고통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작가는 이 동물들의 말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돌아보게 한다. 이기심과 탐욕,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는 마음에 대해서 말이다. 결국, 하얀 기린 레인도 '두 발로 서서 다니고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가장 소중한 가족을 빼앗겨 버린다.
 
<하얀 기린>의 작가 평화바람. 평화·통일 관련 연구와 교육사업을 하는 여성기업 평화바람의 대표이기도 하다. 학교통일교육을 위해 대전을 방문한 작가를 만나 그림책 이야기를 들었다.
 <하얀 기린>의 작가 평화바람. 평화·통일 관련 연구와 교육사업을 하는 여성기업 평화바람의 대표이기도 하다. 학교통일교육을 위해 대전을 방문한 작가를 만나 그림책 이야기를 들었다.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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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기린은 수가 많지 않고 특별하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과 보호, 돌봄이 필요한 대상이에요. 하지만 편견과 차별, 이용의 대상이 되었고, 희생물이 되어버렸거든요. 하얀 기린은 멸종위기 동물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우리 사회의 소수자(minority)나 가까운 이웃, 우리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동물의 시선으로 보니 인간의 이기심과 잔인함과 탐욕이 보인다. 하지만 인간이 안겨준 고통이 동물사회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레인과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피부색이나 국적, 이념이 다르다고 사람을 죽여버리는 일이 얼마나 끔찍한가요. 특히 우리 사회는 분단 사회이기에 다름을 차별하고, 분리하고, 제거하는 양식으로 나타나곤 하죠.

한국전쟁 중에 수많은 사람이 학살당했는데, 유가족들은 레인과 마찬가지로 가장 소중한 가족들을 빼앗겨버렸어요. 그리고 평화로운 일상마저도 잃어버렸죠. 그 역사가 너무 잔인하고, 비인간적이었어요.

하얀 기린은 내 자신일 수도 나와 가까운 사람일 수도 있어요. 누군가에게 준 고통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착각하면 안 돼요."
 
 
그래서 저자는 이 그림책을 '평화 그림책'이라고 말한다. 숭실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통일학을 공부한 저자는 나무와햇살 신인 작가 공모전에서 금상을, 한국안데르센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림책의 그림은 이수연 작가가 그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립니다.


하얀 기린

평화바람 (지은이), 이수연 (그림), 쉼어린이(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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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평화통일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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