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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 중계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아래 배민)이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의 추격을 저지하고자 '단건 배달'(배달 기사 한 명이 주문 음식 한 건만 배달하는 방식) 서비스인 '배민1'을 지난 6월 출시하며 공격적인 홍보 활동에 나섰다. 물론, 2019년 5월 먼저 단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도 이에 질세라 할인 행사 등으로 맞불을 놓으며 이들의 경쟁은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양사의 치열한 경쟁은 '배달 음식' 시장을 넘어 '배달대행' 시장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작년부터 유행한 코로나19의 영향은 배달 음식 시장의 규모를 키웠다. 포장 전문이었던 제빵점, 커피 전문점은 물론, 접객 전문인 돼지고기/쇠고기 구이집까지 모두 배달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최근 부족한 배달 기사를 확보하기 위해 양사는 공격적인 배달비 인상으로 배달 기사들을 유혹하고 있다. 실제 지역에 따라 프로모션 할증에 악천후 할증이 더해지면, 한 건 배달에 지급되는 배달 수수료가 만 원을 넘어가기도 한다.

직업이라 생각하지도 않은 직업
 
배달 플랫폼이 급증함에 따라 배달 노동자 또한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 배달 라이더 배달 플랫폼이 급증함에 따라 배달 노동자 또한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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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만 해도 '배달대행'을 직업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창업도 매우 쉬워 임대보증금과 임대료가 싼 후미진 골목 상가에 컴퓨터 한두 대와 오토바이를 탈 줄 아는 청년 몇 명만 모으면 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그러니 어떠했을까? 한마디로 '엉망'이었다. 실례로 과거 필자가 피자 가맹점을 운영하던 시절, 어느 날 손님으로부터 '배달대행'으로 보낸 피자가 오뉴월 삼복더위에 다 식어서 왔다는 항의를 받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때만 해도 '단건 배달'은 언감생심, 배달 기사들이 시간 절약을 위해 여러 가게의 음식을 한 번에 (심할 때는 10건을 한 번에 배달하기도 한다) 일괄 배달하려 하다 보니 피자가 손님 집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린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일부 음식점 사장은 배달대행 기사가 도착하면 배달통의 뚜껑을 열어보고 이미 다른 배달 음식이 들어 있으면 자신의 음식부터 배달해 달라고 부탁하거나, 성격이 고약한 사장의 경우는 기사를 윽박지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배달대행'을 직업이라 생각하지 않는 일부 기사들도 있었다. 이들에게 '직업정신'이 있을 리 없었다. 음식을 넣는 '배달통' 안은 쓰레기통을 방불케 했고, 손님에 대한 친절은 기대도 할 수 없었다. 음식도 마구 다루어 음식의 국물이 흘러나오거나 피자나 초밥같이 형태가 훼손되기 쉬운 음식은 엉망이 된 채로 배달되기 일쑤였다. 그래서 당시에는 음식점이 '배달대행'을 쓰면 6개월 안에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 시장에서 가능성을 본 '스타트업' 기업들이 전국에 난립한 배달대행을 자신들의 브랜드에 묶어 프랜차이즈 기업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을 설립했다. '부릉, 바로고' 등이 그 대표적 기업이다. 덕분에 그동안 배달대행을 꺼렸던 유명 외식 브랜드들도 이용하기 시작했고, 동네 배달대행도 생존을 위해 나름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제는 그럴듯한 사업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플랫폼이 촉발한 무한경쟁

그런데 이 시장에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무기로 등장했다. 당시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다들 반신반의했다. 음식점 사장들에게 '단건 배달'은 매우 유혹적인 조건이었지만, 현실화하려면 배달 기사의 손에 쥐어지는 배달비가 적어도 건당 5000원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기 때문이다.

'단건 배달'은 배달 음식점에서도 여전히 '숙원'이었다. 기업형 배달대행이 등장해도 '묶음 배달'의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한 건 배달비가 평균 3000원인데 단건 배달의 경우 교통량이 많은 도시에서는 '도로의 무법자'가 돼도 1시간에 2, 3개 배달도 버겁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배달비를 기사가 다 가져가는 것도 아니었다. 일명 '콜값'이라고 해서 대행 사무실에 200원에서 500원(이것도 체계가 있다) 정도를 내야 한다. 거기에 기름값, 그리고 자가 오토바이가 없는 사람은 리스비(월 40~50만 원)를 내야 한다. 또, 자가 오토바이가 있더라도 각종 유지비에 엄청난 보험료까지 더하면 '단건' 배달로는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실현되었다. 자본주의 만능열쇠인 막대한 '자본'의 힘으로 말이다. 얼마 전 영등포에 있는 지인의 가게에 방문했을 때 일화가 단적인 예일 것이다. 당시 고급 차량인 제네OO가 가게 앞에 멈추더니 운전자가 가게로 들어왔다. 난 당연히 손님으로 생각하고 바쁜 주인장 대신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했는데, 그 운전자는 '쿠팡입니다'라고 말했다. 

'배민커넥트' 또는 '쿠팡이츠' 등으로 단건배달 부업을 하는 이들이었다. 사장은 이 상황이 익숙한 듯 바리바리 음식을 포장해서 그의 손에 쥐여 주었고 그는 승차 후 유유히 사라졌다. 이후 황당해 하는(?) 하는 내 모습에 지인은 지난번에는 '포O쉐'도 왔다며 웃었다. 
  
서울 피크 지역의 쿠팡이츠 배달비
 서울 피크 지역의 쿠팡이츠 배달비
ⓒ 권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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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 따기가 된 '구인'

그렇다면 쿠팡이츠나 배민의 단건 배달에 지급되는 수수료는 어떠할까? 언론의 보도처럼 한 건 배달 수수료가 '2만 원'에 달하고 있고, 잠깐만 일해도 오, 육백은 거뜬하게 벌 수 있을까? '쿠팡이츠'로 부업을 하는 지인을 통해 실상을 알아보니 일단, 그가 받은 배달 수수료는 평균 6000~9000원 정도로 '단건 배달'이라도 수입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가 배달하는 지역이다. 원래 직장도 사는 집도 서울이 아님에도 그는 서울 마포 지역에서 쿠팡이츠를 하고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 그곳 배달 수수료가 높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배달의 성지인 서울조차 지역에 따라 배달 수수료는 천차 만별이고 서울이 아닌 대부분 지역은 일반 배달대행과 같은 3000~4000원 수준이라고 했다. 더불어 지역에 따라서는 2, 3시간 동안 콜이 없어 허탕을 치는 때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건당 배달료가 5000~6000원을 넘는 곳은 일부 지역이었다. 

어찌되었든 양사의 적극적인 홍보와 배달비 할증 행사로 이제는 동네에서 '배민커넥트' 또는 '쿠팡이츠'로 부업 하는 사람을 정말 쉽게 볼 수 있다. 덕분에(?) 자영업자들은 가게 자체의 배달 기사 구인을 거의 포기한 상태다. 얼마 전, 인천 모 지역에서 규모 있는 배달대행업을 하는 지인은 '이들 플랫폼 기업이 배달 기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내년이면 동네 배달대행 업체들 대부분이 퇴출당할 것 같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직업의 가치를 만드는 '수입'

예전에 '임금 효용론'이란 글을 본 적이 있다. 정확한 명칭은 '효율성 임금 이론'이라고 하는데, 이 이론을 앞뒤 자르고 간단하게 표현하면 '좋은 임금이 좋은 일자리, 좋은 근로자'를 만든다는 뜻이었다.

십 년 전 어리버리 배달 전문 피자집 초보 사장 시절, 누군가 내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천대받는 직업이 '배달 기사'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막장 직업으로 취급받던 이 직업이 현재 주류의 직업군에서 소외된 청년들 또는 중장년들에게 대안 직업 또는 쓸만한 부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욱이 이 직종에 최근 여성들이 정말 많이 유입되고 있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괜찮은 벌이'가 직업에 대한 편견까지 바꿔 놓은 셈이다.

더욱이 단건 배달은 배달 기사의 안전 수준을 높여준 것도 사실이다. 기존의 배달대행 시스템은 배달 기사가 여러 배달 건을 경쟁적으로 잡게 만들어 기사들은 신호 대기 중은 물론, 주행 중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현재 언론은 이 비용이 조만간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 분명하다고 한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소비자들이 '편리한 주문, 빠른 배달, 놀라운 할인'과 같은 전에 없던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 누군가가 그 비용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소비자도 자영업자도 현명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단건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는 기꺼이 그 비용을 내야 한다. 저렴한 배달비를 원한다면 당연히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늦은 배달도 싫고 배달비도 아깝다면 내 발품을 팔아 가져오면 될 일이다. 실제 필자는 최근 수년간 배달 음식을 직접 포장해 왔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말이다.

그런데 한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플랫폼 기업은 이에 맞는 시스템을 반드시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금처럼 배달비가 없는(어차피 음식 값에 포함돼 있다) 가게를 리스트 상단에 올리는 꼼수를 부리거나 손님이 부담하는 배달 금액을 제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럴거면 실제 음식 판매 가격과 배달비를 완전히 분리 표기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소비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필요하기에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표기의 표준화와 의무화). 이후는 소비자의 선택에 맡기면 될 일이다.

배달대행이 활성화되기 수년 전, 1만5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퀵비' 1만5000원을 내고 배달을 시키던 사람들은 이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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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에서 자영업자 그리고 시급제 노동자와 법인대표로 일하며 느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같은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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