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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포커스'는 언론계 이슈에 대한 현실진단과 언론 정책의 방향성을 모색해보는 글입니다. 언론 관련 이슈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토론할 목적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기명 칼럼으로,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민언련] [편집자말]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와 MBC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와 MBC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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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은 독립해야 한다. 언론 탄압이 엄혹하던 시절 독재정권도,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부르짖던 언론인을 강제 해직했던 이명박 정권도 공식적으로는 독립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권력이 공영방송을 완전히 독립시켰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물론 방송법 어디에도 정치권이 공영방송의 이사회 구성에 관여할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 오히려 방송법 1조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4조는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정치권이 영향을 미쳐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사회는 방송사를 대표하는 사장을 선출하고, 사장은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정치적 종속이 벌어졌다.

'당연한' 공영방송 독립성, 왜 해법 찾지 못했나

공영방송이 독립해야 하는 이유는 매우 명백하다. 공영방송은 국가의 소유도, 자본과 같은 사적 소유도 아닌 사회적 소유 형태를 지닌 언론이다. 이런 소유 형태를 보장해야 하는 이유는 공영방송이 독립하여 정치권력, 경제권력 등 제반 권력을 감시 비판하고, 올바른 여론 형성에 기여함으로써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언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적 소유 언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상업적·영리적 목적이 언론 본연의 존재 이유를 압도하는 지금 현실을 고려할 때, 공영방송다운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는 더욱 절실하다. 그래서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제안이 있었다. 정치권의 개입을 현실로 인정하여 정치권이 공식적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특정 정치세력이 사장 선출에서 일방적이지 않도록 2/3 동의를 필요로 하는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방법이 제안됐다.

하지만 이는 공영방송에 소신을 갖는 사장보다는 정치권 눈치만 보는 무능력한 사장을 뽑을 가능성을 높이고, 이사회는 거의 모든 안건에서 정치권의 대리전을 펼칠 가능성이 농후하게 할 것이다.

이사진을 구성할 때 정치권의 추천을 일부 허용하고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가 상호 추천 이사의 거부권을 가지며, 전체 이사진에 중립적인 이사를 포함하는 구성안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정치권이 개입할 길을 합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치권이 개입하여 구성한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정치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종속을 공식화할 뿐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해법을 찾지 못한 것은 정치권이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출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전술한 바와 같이 기존 제안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은 변했고, 이제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2018년 열린 '시민자문단과 함께하는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 화면 갈무리
 2018년 열린 "시민자문단과 함께하는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 화면 갈무리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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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용마 기자 뜻 잇는 결단

공영방송인 KBS나 MBC는 사장 선출의 투명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사회적 소유인 공영방송의 실질적 주인인 시민이 사장 선출에 관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MBC는 공개적인 후보들의 정책 설명회를 통해 이사회가 적합한 후보를 선출했는지 사회 검증을 받도록 했다. KBS는 더 나아가 시민자문단을 구성해 엄선된 후보들의 정책 설명회를 열고 후보들과 자문단이 질의응답 하는 숙의 과정을 거쳐 시민들이 사장 후보를 평가하는 길을 열었다.

평가 결과는 이사회가 사장 선출에 일부 반영했다. 고 이용마 기자가 공영방송을 시민의 품으로 돌리는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한 결과다. 전문가들의 탁상 논의를 뛰어넘는 현실 경험자의 상상력이 낳은 획기적인 제안이다.

그리고 공영방송은 그 제안을 수용하여 현실에서 구현했다. 숙의 과정을 통한 일반 시민의 집단 지성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이런 현실의 유용한 경험은 여러 의원의 방송법 개정안에 반영돼 있다. 이사, 사장 선출 과정에 시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위원회가 숙의 과정을 거쳐 온전히 선출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번 정권이 언론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공영방송 사장 선출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일 것이다. 정권의 간섭이 없었기에 전술한 해법을 현실에서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정권의 선의나, 이사회 결단에 맡길 수만은 없다. 따라서 시민참여를 통한 경영진 구성에서 제도화는 필수 전제 조건이다.

물론 시민참여를 통한 이사회 구성이나 사장 선출 제도에도 고려해야 할 지점이 많이 있을 것이다. 우선 이사들의 숫자를 고려할 때 시민참여 선출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여부가 대표적 논쟁점이다. 하지만 공영방송 주인인 시민이 참여하는 선출 제도의 도입은 공영방송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제도다.

이사회 구성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존재한다면 최소한 현실에서 검증된 '사장시민추천위원회(가칭)' 제도화라도 먼저 이뤄야 한다. 그것이 사장 선출에 불간섭해온 현 정권의 선의에 마지막 방점을 찍는 올바른 결단이다.

야당도 공영방송이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구호가 진심이라면 이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국민을 대표하여 일하는 국회의원들이 2021년이 가기 전 공영방송 독립성을 보장하는 최소 필요조건만이라도 완성하는 쾌거를 이루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김서중(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입니다.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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