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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마이뉴스>의 '열린공감TV' 인용 보도와 관련 논란이 일었습니다. 한 시민기자가 이에 대한 비판을 담은 기사를 보내와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12월 8일 〈오마이뉴스〉홈페이지 화면.
 12월 8일 〈오마이뉴스〉홈페이지 화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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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마이뉴스> 홈페이지에 두 개의 기사가 메인 화면에 함께 걸려 있었다. 하나는 <김건희 '쥴리' 실명 증언 등장... "97년 5월 조남욱 회장 연회장에서 만났다">, 다른 하나는 <'가세연' 폭로에 휘둘린 언론들... "한국 사회 모두가 가해자">.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 기사는 지난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자진사퇴한 조동연 서경대 교수에 대해 여러 언론들이 유튜브 채널의 사생활 폭로를 별다른 검증없이 그대로 인용 보도한 점을 비판했다. 해당 기사는 "형사 범죄가 아닌 한 내밀한 사적 관계의 일을 일부 사실이 확인됐다고 경마식으로 보도하는 건 저널리즘 가치에 얼마나 부합할까. 지난 일주일간 쏟아진 보도 상당수가 간과한 점들"이라며 조 교수를 향한 저널리즘의 만행을 지적했다. 

같은 날 메인 화면에 걸린 다른 기사는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에서 공개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대표에 관한 내용이었다. 해당 기사는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협회 회장이 1997년 한 술집에서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소개로 김 대표를 만났고 그가 당시 '쥴리'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는 열린공감TV 보도 내용을 별다른 검증 없이 인용 보도했다. 기사 말미에 지난 6월 29일 김 대표가 타 언론사와의 인터뷰하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정한 사실도 함께 인용했다. 

필자는 여기서 묻고 싶다. <오마이뉴스>가 지적한 조 교수를 향한 저널리즘의 문제는 <오마이뉴스>의 김건희 대표를 향한 기사와는 전혀 무관하다 할 수 있을까? 가세연의 폭로를 그대로 인용한 매체들이나 열린공감TV의 인터뷰를 그대로 인용한 <오마이뉴스>나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은 매한가지다. 

조 교수를 향한 가세연의 폭로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그것이 공인을 향한 공적 차원의 검증과는 무관한, 사생활에 천착한 보도라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열린공감TV의 김 대표 관련 인터뷰는 어떠한가. '쥴리' 논란에 대해 김 대표는 사실이 아님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지만, 설사 그가 '쥴리'라는 이름으로 술집을 드나든 것이 사실이었다 한들 대체 어떤 잘못이 있다는 얘기인 것인지 <오마이뉴스> 인용보도만 봐서는 알길이 없다. 

조 교수든 김 대표든 유튜브 채널들이 그들의 과거 사생활을 끄집어낸 이유에는 공통적으로 여성의 사생활을 향한 우리 사회의 냉혹한 시선이 존재한다. 그러나 결국은 남편을 속인 불륜녀, 유흥업소 종사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 그 주목적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물론 사생활을 이유로 김건희 대표를 향한 검증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않는다. 김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비단 사생활 문제뿐 아니라 국민대에서 조사 중인 논문 표절 의혹,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불법 협찬 의혹, 학력 및 근무 경력 허위 기재 등등 여러가지다. 김 대표를 둘러싼 이같은 의혹들은 공적인 차원에서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는 사안들이다. 김 대표가 공인으로 부적격하다는 결론은 이런 의혹을 검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기에 굳이 여성혐오적 시각과 맞물려 있는 사생활 문제를 끼얹을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보도 행태에 대해 <오마이뉴스>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3년차- 10년차 오마이뉴스 기자 18명은 지난 10일 성명을 내어 "이런 식의 쥴리 보도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 가닿도록 하는 뉴스일까. 구성원 여러분들과 함께 되묻고, 고민을 나눠보고 싶다"고 밝혔다. 

독자들도 이번 기회에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 과연 김건희 대표가 쥴리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그토록 중요한 것인지, 김 대표의 과거 사생활을 모두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언론이 진정으로 해야만 하는 일인지 말이다. 적어도 필자는 최근 조동연 교수를 둘러싼 언론들의 만행을 보며 했던 생각과 고민에 그 정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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