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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스포츠예능의 중심은 단연 골프예능입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골프예능① 2021년 스포츠예능의 중심, 골프예능 여성프로 활용법>에서 골프예능의 비중과 특징을 짚고 출연자 성비 불균형, 성 고정관념에 갇힌 설정 등을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방송의 재미와 상업성을 강조하면서 나타난 문제를 정리했습니다. 모니터 대상은 올해 지상파・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된 골프예능 중 TV조선 <골프왕>(5월 24일), JTBC <세리머니클럽>(6월 30일), MBN <그랜파:파일럿>(7월 10일),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7월 16일)입니다.

골프예능 이대로 괜찮나
막말에 방해까지, 예능에 등장한 골프 비매너

대부분 스포츠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만, 스포츠 목적은 경쟁을 통해 승리를 쟁취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공정한 규칙에 따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예의와 협동심, 나아가 패배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우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골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골프예능에서는 승부에 집착한 나머지 스포츠 매너에 어긋나거나 상대방 감정을 상하게 하는 행동을 다수 찾아볼 수 있습니다.

TV조선 <골프왕> 7화에서는 양세형씨가 첫 타를 치기 위해 스윙 '루틴'(골프 내내 똑같은 샷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일정한 스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순서)을 하는 상황에서 경쟁 상대 이지훈씨가 갑자기 양씨에게 말을 거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골프에서 준비 중 말을 거는 행위는 경기를 방해하는 비매너 행위로 다른 출연자들 역시 놀랐습니다.
 
골프 스윙 도중 말 거는 무례한 모습을 방송한 TV조선 <골프왕>(7화)·MBN <그랜파>(2화)
 골프 스윙 도중 말 거는 무례한 모습을 방송한 TV조선 <골프왕>(7화)·MBN <그랜파>(2화)
ⓒ TV조선,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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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비매너 장면은 MBN <그랜파:파일럿>에도 등장합니다. 3화에서 골프 초보인 도경완 씨가 샷을 치는 곳 근처에서 서성이거나 떠는 방식으로 스윙을 방해하거나 골프 경기에 지장을 줬습니다. 뉴스엔미디어 <어제TV/도경완 골프 비매너에 뿔난 꽃할배 "100점 만점에 30점 낙제"(그랜파)>(7월 18일 서유나 기자)도 골프 매너를 지적한 출연자들의 발언을 전했는데요. 뉴스엔미디어는 도경완씨가 "지나치게 말이 많아 여기저기에서 타박을 받는 모습"이 방송됐는데 골프 도중 이이경씨에게 큰소리를 내는 모습에 다른 출연자들이 "도씨 나오라. 골프 에티켓이 아니다. 양아치들이나 하는 행동"이라 일침을 가했으며 "절대 금물. 티 샷 할 때 말 많고, 뒤에 있으면 안 된다"고 백일섭씨가 조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방송 중 상대방에 막말(입질)·방해를 허용한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순서대로 1·2화)
 방송 중 상대방에 막말(입질)·방해를 허용한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순서대로 1·2화)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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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 1화에서는 골프 시작 전부터 막말을 허용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골프장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이승기씨가 골프를 치기 전에 기준을 정하고 가자며 말을 꺼냈습니다. 이씨가 "상대방의 멘털을 흔들리게 할 수 있는 용어"를 어떻게 할지 묻자 이경규씨는 "그건 입질이지"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승기씨는 웃으며 "그러면 어느 정도 입질은 우리가 다 허용이 되는"것이냐 물었고 이경규씨는 "허용이 되지. 그거 없으면 무슨 재미로 쳐?"라고 말했습니다.

2화에서는 게스트로 출연한 박노준씨(유튜브 골프방송 운영자)가 이승기씨의 골프 실력을 평가절하하며 깎아내리는 장면이 지속해 방송됐습니다. 신경전이란 명목이지만 박노준씨는 시작부터 "내(가) 이승기씨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내 아래 깔고 가는구나. 이거 때문에 나왔어요" 혹은 "그거는 하수가 얘기할 것이 아니고요"와 같이 상대방 감정을 상하게 만들 수 있는 무시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골프 경기 도중에도 박노준씨는 이승기씨가 공을 칠 차례가 되자, 그를 조롱하며 퍼팅을 방해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무례한 행동은 재미가 아닌 불쾌감만 남길 뿐

이처럼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조롱에 가까운 표현은 재미를 떠나 보는 이도 민망해질 만큼 시청하기 불편하며 무례한 장면을 지속해 방송한 제작진 의도 역시 과도하게 재미를 추구한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충청리뷰 <골프 열풍, 이래도 괜찮은가>(10월 27일 한덕현 발행인)는 "흥미에 자극적인 예능프로의 영향으로 다른 운동에 비해 상대에 대한 배려와 매너가 극도로 요구되는 골프가 잡 스포츠가 되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미를 위한 출연자들의 반복적인 비매너 행동은 잘못된 골프 매너를 안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제돼야 하며 불가피할 경우 명확히 지적해줘야 합니다.

PPL 집합소 골프예능
광고인 듯 광고 아닌 광고 같은 '골프장 PPL'
 
각 골프장 특색을 자세히 설명하는 골프예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세리머니클럽 5화?7화, 그랜파 4화, 편먹고 공치리 5화)
 각 골프장 특색을 자세히 설명하는 골프예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세리머니클럽 5화?7화, 그랜파 4화, 편먹고 공치리 5화)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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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예능엔 다양한 골프장의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장면이 매회 등장했습니다. 모든 골프예능은 헬리캠을 적극 활용해 높은 곳에서 골프장 전경이나 코스를 촬영하고, 골프장 홍보나 다름없는 방송을 이어갔는데요. 이런 경향은 특히 <세리머니클럽>에서 자주 목격됐습니다.

<세리머니클럽> 5화에서는 골프장 내 폭포를 소개하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김종국씨가 "폭포가 너무 시원해서 (공이) 저기로 갈 것 같은데"라고 하자 다른 출연자도 "너무 이쁘다. 진짜 이쁘다"고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방송에는 '예쁜 홀에서 예쁘게 성공해 봅시다'라는 자막과 함께 폭포를 클로즈업한 장면이 계속됐는데요. <세리머니클럽> 7화에서는 김종국씨가 "이야 여기 한옥이 또 예쁘네", "여기가 확실히 뷰가 또 다릅니다"라고 하자, 조우종씨가 "2번 홀입니다. 백제 문화단지가 한눈에 보이는 베스트 포토 스팟이구요. 넓은 페어웨이를 향해서 부담 없이 티샷을 날리면서 무난한 출발이 가능합니다"라고 골프장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편먹고 공치리:시즌1> 8화엔 '경기의 소금강 소요산 자락에 위치해 마치 구름 위에서 공치는 듯한 느낌'이라는 자막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골프왕>에서는 매회 경기 시작 전 코스를 설명하며 골프장 전경을 헬리캠으로 자세히 방송했습니다. 골프예능 마지막에 등장하는 협찬 고지를 통해 방송에 등장한 골프장은 쉽게 알아낼 수 있는데요. 지피코리아 <'골프왕'이 선택한 제천시 킹즈락컨트리클럽>(10월 15일)처럼 골프장 역시 특정 예능에 방송된 점을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PPL 집합소, 골프예능
 
L사 자동차 PPL이 등장한 JTBC <세리머니클럽>(6화)
 L사 자동차 PPL이 등장한 JTBC <세리머니클럽>(6화)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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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뿐만 아니라 골프예능에는 매회 수많은 PPL이 등장했습니다. <세리머니클럽> 6화에서는 자동차 회사 로고가 반복 노출됐습니다. 김종국씨가 "마법을 보여주겠어"라며 차량 뒤쪽 하부에 발을 갖다 대자 출연자들의 감탄사와 함께 트렁크가 열렸습니다. 김씨는 "발로 마법을 좀 부렸습니다"라며 차 안 버튼을 눌러서 트렁크 공간을 넓혔고, 옆에 있던 양세찬씨는 "골프백 세 개 딱 싣기 좋다"고 칭찬했습니다. 주변에 있던 박세리씨 역시 "골프 치기에는 진짜 트렁크가 넓어야 돼"라며 차량 칭찬을 거들었고, 김종국씨가 "골프들 많이 치시니까 트렁크 사이즈가 되게 중요하"다고 하자 카메라는 세 개 골프백이 들어간 모습까지 자세히 비췄는데요. 차량 트렁크에 실린 골프백까지도 협찬사 카카오 상품이었습니다.
 
다양한 제품 PPL에 적극 나선 골프예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그랜파> 3화, <골프왕> 5화, <편먹고 공치리> 8화, <세리머니클럽> 3화)
 다양한 제품 PPL에 적극 나선 골프예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그랜파> 3화, <골프왕> 5화, <편먹고 공치리> 8화, <세리머니클럽> 3화)
ⓒ MBN,TV조선, JTBC,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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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세리머니클럽> 3화에서 박세리씨가 거리측정기를 골프채에 붙이고 가자 허영만 만화가가 관심을 보였습니다. 허씨가 "그거 왜 붙여 다녀요?"라고 묻자, 박세리씨는 "엄청 편하죠, 요즘 새로 나왔"다고 설명합니다. 옆에 있던 이성경씨도 "와, 자석이에요?", "너무 좋다 이런 거"라며 호기심을 표현하고, 박세리씨는 특징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TV조선 <골프왕>은 경기 전 출연자들이 모여 특정 음료를 마시고 시작하는데요. 골프와 전혀 상관없는 불필요한 장면이지만 PPL을 위해 매번 반복됩니다. 그밖에도 화장품·신발 건조기·건강식품 등 다양한 제품이 방송에 등장했습니다.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 8화엔 유현주 프로가 홍보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의류브랜드 매장을 직접 방문해 자신 등신대 옆에 서서 "(매장에) <편먹고 공치리>가 써 있다", "정말 저를 환영하는 곳이네요"라고 발언하는 장면도 등장했습니다. 골프예능 PPL은 실제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디지털타임스 <"유현주 옷 뭔가요"…테일러메이드어패럴, '편먹고072' PPL에 판매도 ↑>(8월 23일 김아름 기자)는 "출연진과 게스트들이 입고 등장한 골프웨어와 제품들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PPL 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과한 PPL 이대로 문제없나?

단비뉴스 <'표현의 자유' 악용하는 방송의 장삿속>(2020/09/29 박서정 PD·김계범 기자)은 "예능, 드라마 등에서 특정 상품, 상표, 서비스 등을 홍보하는 간접광고(PPL)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한 당시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발언을 전했습니다. 이어 방송법은 간접광고를 허용하지만 "특정 상품, 서비스, 기업, 영업장소 또는 이와 관련된 명칭·상표·로고·슬로건·디자인 등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특장점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서 광고효과를 주는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2020년 단비뉴스 기사에 인용된 당시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의 설명자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단비뉴스, 2020/09/29)
 2020년 단비뉴스 기사에 인용된 당시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의 설명자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단비뉴스, 2020/09/29)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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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7조(간접광고)에 따르면, 방송프로그램은 간접광고 상품 등 또는 간접광고 상품명 등을 과도하게 부각하고 반복 노출하며 구체적으로 소개해 시청 흐름을 방해하면 안 됩니다. 그러나 골프예능은 방송심의규정을 무시하듯 과도한 PPL 방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품 광고는 반복적이며 과하게 강조됐고, 골프 홍보방송과 다름없습니다. 이같은 무분별한 간접광고 노출은 시청자에게 불편함과 피로감을 남기며, 골프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골프비용 증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골프예능

매일일보 <데스크칼럼/멀고 먼 골프 대중화>(10월 21일 문수호 기자)는 "골프 확산에 코로나보다 더 큰 기여를 한 것"은 "바로 골프예능 프로그램"이라며 이렇게 늘어난 골퍼를 상대로 골프장이 폭리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시아경제 <골프장 '코로나19 특수'…"그린피 올리고, 갑질은 갈수록 태산?">(12월 3일 김현준 골프전문기자·노우래 기자)은 "국내 골프장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오히려 유례없는 초호황을 누리는 상황"이지만 "골프장들이 그린피와 카트비를 대폭 인상하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매일경제 <코로나에 몸값 높아진 골프장 회원권…남부CC 20억원 첫 돌파>(12월 2일 정석환·조효성 기자) 역시 해외여행 수요 위축으로 골프장 회원권이 급속도로 치솟고 있다며, 2020년 1월 8억 3천만 원이었던 남부CC 회원권이 12월에 20억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골프의 대중화는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골프는 대다수 국민에는 값비싼 스포츠이며 골프 비용 역시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골프예능에 협찬한 골프장·골프용품의 홍보비는 결국 해당 업체의 마케팅 비용으로 전가될 것입니다. 이처럼 늘어난 골프 비용은 결국 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이 지불하게 될 텐데요. 늘어난 골프 비용과 급증한 골프예능을 분리시켜 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협찬을 등에 업고 늘어나는 골프예능이 오히려 골프 대중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진 않을까요.

'시즌2'를 시작하는 골프예능에 바란다
대중에게 다소 낯선 스포츠였던 골프를 예능 프로그램과 접목해 친숙도를 높인 방송사의 시도는 고무적입니다. 이를 방증하듯 TV조선 <골프왕>은 5.5%,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은 4.2%의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남성 중심의 출연자 섭외와 과도한 PPL, 골프를 처음 접하는 시청자를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방송 등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상대방을 향한 도 넘은 비방과 과도한 승부욕을 재미 요소로 소비하는 방식도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이번에 모니터한 골프예능 중 3편은 시즌1을 끝내고 시즌2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골프예능이 대중에게 골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건강한 웃음을 전달하기 위해선 앞서 지적한 문제가 개선돼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골프예능 '시즌2'는 더 섬세한 기획 및 제작으로 재미와 함께 골프에 대한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길 기대해봅니다.

* 모니터 대상 : TV조선 <골프왕> 1~20화, JTBC <세리머니클럽> 1~21화, MBN <그랜파: 파일럿> 1~4화,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 1~16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골프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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