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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5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입장한 모습. 부인 김건희씨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다.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입장한 모습. 부인 김건희씨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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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나는 '이재명은 소시오패스'라는 폭력적 낙인찍기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그 글은 일부 사람들에게 공감과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그런 이들 중에 한 분이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몰상식한 행태를 비난하면서 '진짜 소시오패스는 바로 이들'이라고 하는 것을 봤다. 낙인찍기가 문제라면서 스스로 그것을 반복하는 모순에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최근 민주당 공동선대위장에 대한 가세연과 족벌언론, 국민의힘의 집단린치에 공분했던 사람들 중에서 일부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에게 보이는 태도에서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관음적으로 누군가(특히 여성)의 과거와 사생활을 캐고, 편견어린 낙인을 찍는 것이 문제라고 했던 이들이, 정치적 반대진영의 사람에게 비슷한 행위를 하며 별 문제의식을 못 느끼니 말이다.

그런 분들은 억울해 하며 항변할 것이다. 정경심 교수, 윤미향 의원, 조동연씨의 경우와 김건희씨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이다. 특히 앞선 두 사람의 경우는 한국사회의 거의 모든 언론과 정치권과 지식인들이 그야말로 융단폭격을 가했다.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고, 포털과 유튜브와 온라인 댓글들 속에서 두 사람은 두 번 죽고 세 번 죽었다. 누구도 감히 나서서 막으려 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같이 돌을 맞는 분위기였으니.

특히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검증도 없이 마구 던졌다. 반면 김건희씨에 대해서 주류언론과 포털은 대체로 침묵하고 있고, 일부 유튜브 방송 등 일부만 나서고 있지만 '전사회적 집단 괴롭힘'이라고 보긴 어렵다.

반대로, 주류언론들과 일부 지식인들은 김건희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쪽을 공격하고 있다. '정치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여성의 과거에 관심을 갖고 사생활을 캐는 한심하고 저질스러운 사람들'이라면서 말이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민주당도 '쥴리 벽화' 논란이 벌어질 때는 '사생활 침해의 금도를 넘었다'며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다.

이처럼 누구는 사적인 카톡 대화와 자녀의 일기장까지 뒤지며 생매장을 하다가, 갑자기 '정치인 가족의 인권과 여성 사생활의 수호자들'로 변신하는 주류언론과 지식인들의 선택적 정의감을 보면서 뭔가가 치밀어오는 것은 이해가는 면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김건희씨에 대한 과거와 사생활 캐기를 정당화해주는 명분일 수 없다.

치밀어 오르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정치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누군가(특히 여성)의 사생활을 캐며 편견을 부추기고 낙인찍는 것은 누가 누구에게 하더라도 잘못이다. 대규모로 하면 더 문제지만 소규모로 해도 잘못이다. 거대 주류언론들이 주도해 전사회적으로 정경심씨에게 해도 잘못이지만, 유튜브 방송이 주도해 더 작은 규모로 김건희씨에게 해도 잘못이다.

'김건희씨 스스로가 먼저 인터뷰에서 쥴리를 언급해 이 문제가 공론화된 것'이라는 정말 구차한 변명은 말아야 한다. 강용석을 욕하면서 그들의 방식을 비슷하게 따라가는 것은 모순이고, 이것을 '눈에는 눈'이라며 정당화한다면 스스로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있다는 고백이 될 것이다. '눈에는 눈'은 우리 모두가 세상을 보지 못하게 만들 뿐이다.

일부에서는 '대통령 부인은 단지 개인이 아니므로 공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지, 여성의 과거와 사생활을 캐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대부분 핑계로 들리는 이유는 지금 김건희씨에 대해 주로 문제삼는 내용이 대부분 여성차별, 여성혐오적인 편견이나 낙인들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김건희씨가 쥴리라는 이름으로 유흥업소에서 접대를 했었고, 여러 남자들과 동거와 이혼을 했었고, 성형을 해서 외모가 크게 달라졌고...' 여기에서는 공적 검증이 필요한 부분을 찾기 어렵다. 이 문제들은 모두 '여성은 몸을 함부로 굴리면 안 되고, 한 남성에게 충실해야 하고, 자연스러운 미를 가져야 하고....' 따위의 전형적인 성차별적 편견들과 이어진다.

김건희씨가 성산업에서 일한 적이 있었냐는 입증되지 않은 사실일 뿐 아니라, 그것이 왜 밝혀져야 할 사실이고 비난받을 이유가 되는지도 납득할 수가 없다. 직업은 귀천이 있고 편견도 정당하다는 것인가? 남성 정치인이 성구매를 한 적이 있는지를 밝히는 게 훨씬 타당하고 필요한 검증이라는 말이 더 설득력 있다.

동시에, 이런 태도는 '민주당 서울시장 부인의 성형중독설'이라며 사진까지 비교해 싣던 족벌언론들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것은, 족벌언론들과 친조중동 지식인들이 '성차별적인 저열한 호기심과 인권침해'라는 '선택적 맞는 말'로 반격할 기회만 줄 것이다.
 
지난 10월 1일 오전, 국민대 동문들이 '김건희 논문 재조사'를 촉구하며 졸업장 반납 행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오전, 국민대 동문들이 "김건희 논문 재조사"를 촉구하며 졸업장 반납 행사를 벌이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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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건희씨에 대한 논란 속에는 무조건 기각할 수 없는 내용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학력 위조와 논문 표절의 문제다. 이것은 잘못이 명백하지만, 학벌주의 사회가 가하는 엄청난 압박에도 시선이 간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학위를 가져야 인정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지독한 모멸을 겪는 게 이 사회다. 김건희씨의 이력을 보면 그 속에서 발버둥친 흔적이 보인다. 과연 유력 정치인의 부인이 아니었어도 이것까지 검증대에 오르게 됐을까?

반면, '사생활을 캐기가 아니라 공적 검증'이라는 주장들 중에는 명백히 타당한 내용이 존재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코바나컨텐츠에 대한 기업들의 뇌물, 삼성 아크로비스타 뇌물, 모친과 함께 각종 부동산 투기와 사기를 저질렀다는 의혹 등이 그것이다. 여기서부터는 공적 검증이 필요한 권력형 비리들과 김건희씨의 과거와 사생활 문제가 뒤얽혀 있다.

삼부토건 회장 조남욱이 호텔나이트 클럽에서 정재계 인사들과 정치검사들을 불러서 지속적으로 접대를 해 유착관계를 형성했고, 여기서 양재택·홍만표 전 검사와 함께 윤석열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조남욱의 서울대 법대 후배이면서, 조남욱의 중매로 결혼을 했고, 결혼 이후에 자신의 장모와 부인이 저지른 주가조작과 부동산 사기 등을 묵인하고 공모하는 데 검사로서 지위와 권력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개인의 사생활이라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공적 검증과 규명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것이 김건희씨의 과거나 사생활과 연결돼 있다는 것인데, 따라서 필요한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두 가지 영역을 철저히 분리해 다루는 것이다. 더불어, 김건희씨보다는 윤석열에게 더 초점을 맞추어야만 한다.

공적 검증에 힘을 집중해야 
 
지난 11월 12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한 질의 자료가 회의장 화면에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12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한 질의 자료가 회의장 화면에 보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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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캐야 할 문제는 '윤석열이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부정을 저지르고 가족 등의 비리를 덮었는가'다. 정경심 교수의 꿈 이야기까지 털어대던 검찰과 언론은 이 문제들을 제대로 취재하지도 수사하지도 않아 왔다. 김건희씨의 주가조작과 뇌물혐의는 제대로 수사도 기소도 안 되고 있다. 이 진짜 문제가 아니라 '쥴리'에 집착하는 것은, 윤석열과 검언정 카르텔로 향해야 할 분노와 비판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검언정 카르텔은 '여성의 사생활과 인권'을 운운하며 물타기를 하면서 정작 검증이 필요한 부분도 같이 덮을 것이다. 이런 구도는 검언정 카르텔에게 오히려 득이 된다. 일부 진보 정치인들도 두 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모조리 '저질스러운 문제제기'라고 매도하는 것을 통해 이 구도에 힘을 싣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부당한 사생활 캐기'와 '정당한 공적 검증'이 섞여 있는 이 논란에서 필요한 것은 사생활을 캐고 낙인을 찍는 것도, 모든 문제제기를 봉쇄하고 기각하는 것도 아니라, 정말 공적 검증과 비판이 필요한 부분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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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며 <다른세상을향한연대>의 실행위원입니다. 더 많은 글들은 여기서 봐 주세요. http://anotherworld.kr/ 페이스북 계정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1746737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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