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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부에서 발생한 초강력 토네이도 피해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중부에서 발생한 초강력 토네이도 피해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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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의 강력한 토네이도가 미국 중부를 할퀴고 지나가면서 대규모 사상자가 쏟아졌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폭풍예측센터(SPC)에 따르면 현지시각 11일 밤 아칸소, 일리노이, 켄터키, 미주리, 테네시 등 5개 주에서 초대형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가옥과 건물 등이 무너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했고, 실종자도 많아 인명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도로와 교량이 유실되고 정전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복구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바이든 "도움 필요한 곳에 연방 자원 즉각 투입"

가장 피해가 큰 켄터키주의 앤드루 버시아 주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까지 최소 70명 넘게 사망했고, 앞으로 총 사망자가 100명이 넘을 수 있다"라며 "켄터키주를 관통한 역대 최악의 토네이도"라고 밝혔다.

그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동원해 인명 구조 및 현장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켄터키주 메이필드에 있는 한 양초 공장은 토네이도에 지붕과 외벽이 무너지면서 작업 중이던 약 11명의 근로자 중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칸소주에서는 한 요양원이 붕괴하면서 최소 1명이 숨졌고, 일리노이주에서도 아마존 물류센터 지붕이 뜯기고 외벽이 무너지면서 사망자가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양초 공장에서 일하던 한 근로자는 "공장의 전등이 갑자기 깜박거렸고, 엄청난 돌풍이 느껴졌다"라며 "갑자기 천장에 매달려있던 모든 것이 떨어지면서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라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나도 건물 잔해 속에서 2시간 넘게 기다리다가 구조됐다"라며 "내가 여기서 살아나갈 것으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토네이도로 인해 7개 주에서 30만여 명이 정전 사태로 불편을 겪었다. 켄터키주의 한 대학은 정전 때문에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졸업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토네이도, 겨울에 드문데... 기후변화 탓?

CNN은 아칸소에서 켄터키까지 이어진 이번 토네이도의 발생 경로가 최소 230마일(약 370㎞)에 달한다며 1925년 이후 가장 긴 토네이도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열대성 저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루이지애나, 오하이오 등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피해가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토네이도로 파괴되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즉각 연방 정부의 자원을 투입하라고 지시했다"라며 "관련 상황을 계속 보고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 나서 "엄청난 비극"이라며 "아직도 인명 피해가 얼마인지,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든 연방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토네이도의 '에너지 공급원' 역할을 하는 따뜻한 공기가 없는 겨울철에는 이처럼 강력한 토네이도가 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사태도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 과학자인 제니퍼 말론 예일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CNN에 "아직 명확한 관련성을 말하긴 이르지만, 이번 토네이도가 기후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몇 가지 신호가 있다"라며 "최근 토네이도가 인구 밀집 지역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인간이 더 크고 넓은 도시를 만들수록 더 토네이도로 인한 재난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토네이도 전문가인 빅터 젠시니 노던 일리노이대학 교수는 "토네이도 발생에 기후변화가 어떤 역할을 했을 수도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토네이도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은 허리케인, 가뭄, 홍수만큼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라며 "토네이도는 다른 현상보다 일관되지 않고, 사례나 기록도 많지 않아서 연구가 더욱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토네이도에 대한 기후변화의 구체적인 영향은 지금 시점에서는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며 "하지만 기후가 따뜻해지면 모든 것이 더욱 극심해진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으며,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는 아직 정량적으로 말할 수 없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태그:#미국, #토네이도,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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