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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답지 않게 한낮의 기온이 높아, 겉옷을 벗을 만큼 따뜻하다. 지난 6일, 영남알프스 백운산 자락 계곡에 이무기가 하늘로 승천하지 못하고, 이곳에 잠겼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밀양 얼음골로 여행을 떠났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영리에 위치한 시례 호박소이다. 개인적으로는 한적하고 포근한 풍경을 앵글에 담고 싶을 때 찾는다.

호박소는 백옥 같은 화강암이 수십만 년 동안 물에 씻겨 커다란 소(沼)를 이루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절구(臼)의 호박같이 생겼다고 하여 호박소 또는 구연(臼淵)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산내면 향토지 기록에 의하면, 시례(詩禮)라는 말은 현재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와 삼양리 일대를 통틀어 옛날부터 불러온 지명이다.

대한민국 1등 계곡, 시례 호박소

시례 호박소는 밀양 8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공기 좋고 계곡물이 맑으며, 주변 경관까지 아름다워 사계절 언제 들러도 좋다. 주변에 볼거리가 많아 가족, 연인들과 함께 당일 여행 코스로도 적당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밀양 시례 호박소이다.
  
밀양 8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시례 호박소 모습
 밀양 8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시례 호박소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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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소는 주차장이 제법 넓다. 호박소까지는 주차장에서 도보로 5분 남짓 소요되어 접근성도 좋다. 호박소 가는 길 초입에는 전나무 숲길과 푸른 대나무들이 방문객들을 제일 먼저 반긴다. 왼편에는 본당과 요사채로 구성된 조그마한 사찰 백연사가 있다. 사찰이라기보다 일반 고택 같은 분위기이다.

사찰을 지나면 고인돌 모형의 돌탑이 보이고, 돌탑 뒤로 붉은색 다리 교각이 보인다. 호박소는 붉은색 다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올라갈 수 있게 돌계단과 목재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서 조금만 오르면 호박소 포토존이 보인다. 계곡 아래로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여기에서만 호박소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둘레 30m 남짓의 거대한 화강암이 한 덩어리로 형성된 호박소. 10여 m 높이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가 장관이다. 사계절 내내 물줄기가 변함없이 흘러내린다. 둥근 원형의 화강암으로 둘러싸여 있는 호박소를 바라다보면, 화강암이 마치 폭포수를 감싸 안고 있는 형상이다.

옛날 마을 사람들이 호박소의 깊이를 알기 위해 명주실에 돌을 매달아 풀어 보았는데, 그 끝이 닿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실제 깊이는 6m 남짓이다. 호박소는 오랜 가뭄이 계속될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기우소였다고 한다. 호박소에 와서 보니 기우제를 왜 여기서 지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밀양 시례 호박소 계곡 설경 모습
 밀양 시례 호박소 계곡 설경 모습
ⓒ 사진제공 : 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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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소에서 내려와 붉은 다리 교각에서 보는 호박소의 모습도 아름답다. 특히 화강암 바위를 타고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겨울철 호박소를 찾는 날, 운 좋게도 눈이 오면 금상첨화이다. 눈이 내리는 겨울에는 세상의 모든 허물을 덮어버릴 듯 새하얀 모습으로 우리를 반기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주변의 빼어난 풍경과 시원한 계곡물로 유명한 호박소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2010년 개봉한 영화 <방자전>에 방자가 물에 빠진 춘향의 신발을 건져 나오는데, 이 계곡이 바로 호박소 계곡이다. 붉은 다리 교각을 건너면 또 다른 목재데크 길이 보이는데, 오후에는 역광으로 사진 찍기는 불편하다.

영화 <방자전> 현장 촬영지까지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어 2020년 7월 1일부터 2025년 6월 30일까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트레킹 명소로 부상한 오천평반석
 
트레킹 명소로 부상한 밀양 쇠점골 오천평반석 모습
 트레킹 명소로 부상한 밀양 쇠점골 오천평반석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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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다리 교각에서 왼쪽으로 오천평반석과 석남터널로 가는 트레킹 코스가 이어진다. 오천평반석 1km, 석남터널까지는 4km 거리이다. 시원한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경쾌한 물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하듯 거닐면 좋은 곳이다. 중간중간 작은 바위틈으로 떨어지는 폭포수들을 보고 걸으며, 잠시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오천평반석은 영남알프스 최고봉 가지산(1,240m)에서 물줄기가 발원되어, 계곡을 타고 내려오면서 자연 그대로의 비경을 간직한 곳이다. 이 계곡에는 거대한 바위 하나가 계곡 전체를 덮고 있는데, 폭포가 만든 물구덩이와 너럭바위의 넓이가 5000평에 달해 붙여진 이름이다.
 
밀양 쇠점골 오천평반석 옆 산책로에 있는 계곡 모습
 밀양 쇠점골 오천평반석 옆 산책로에 있는 계곡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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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골 시례 호박소서 오천평반석을 지나 석남터널에 이르는 4km 구간을 쇠점골이라 부른다. 쇠점골은 낙엽이 떨어져 조금은 앙상한 모습이지만, 야자매트 옆으로 떨어진 형형색색의 낙엽이 융단처럼 깔려있어 걸어도 지루하지가 않다. 맑은 계곡물과 한적한 초겨울의 운치에 취해, 가지산 쇠점골은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호박소에서 출발하여 20여 분 만에 도착한 화강암 평원 오천평반석. 넓은 너럭바위 위로 스치듯 흐르고 있는 계곡물을 바라보니 신비스러울 따름이다. 계곡 전체를 덮고 있는 넓은 바위가 하나의 바위라는 사실에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오천평반석 주변의 아름다움에 한참을 바위 위에 앉아 경치를 즐겼다. 넓은 바위에 앉아 있으니, 막혔던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영남알프스 얼음골 녹산대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백운산 백호바위 모습
 영남알프스 얼음골 녹산대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백운산 백호바위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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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호박소에서 도보로 10분여 거리에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가을 단풍철에는 매표 후 기본 2시간은 기다려야 탈 수 있다는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영남알프스 산악지대를 조망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하부승강장에서 해발 1,020m의 상부승강장까지 50인승 대형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선로 길이 1.8km를 10분 만에 갈 수 있으며,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상부승강장에서 250m 거리에 하늘정원 녹산대라는 전망대가 나온다.

녹산대에서 영남알프스 주요 고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망대 바로 앞에 백운산의 마스코트로 불리는 거대한 백호바위, 울산과 밀양을 이어주는 자동차전용도로와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마을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밀양 얼음골 녹산대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울산과 밀양을 이어주는 자동차전용도로와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마을의 모습
 밀양 얼음골 녹산대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울산과 밀양을 이어주는 자동차전용도로와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마을의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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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 녹산대 전망대에서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 사자평과 표충사를 갈 수 있다. 천황산은 편도 1시간, 사자평은 편도 2시간이 소요된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등산을 즐겨도 좋은 곳이다.

유럽의 알프스산맥과 견주어 자연 경관과 아름다움에서 조금도 손색이 없다 하여 붙여진 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는 정상에 올라가 보아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으며,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광활함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로 334-1(시례 호박소)
- 입장료 및 주차료 : 없음

*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요금
- 대인 13,000원, 중·고등학생 11,000원, 37개월~초등학생 10,000원
- 장애인, 유공자, 지역주민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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