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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복수(차등)의결권'에 대한 공청회에서 진술인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김병연 건국대 교수, 박상인 서울대 교수,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복수(차등)의결권"에 대한 공청회에서 진술인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김병연 건국대 교수, 박상인 서울대 교수,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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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창업주에게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려는 목적으로 차등의결권, 즉 복수의결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이는 지난해 어렵게 통과시킨 공정경제3법의 방향과는 정반대여서 마치 좌측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개정안의 복수의결권 내용을 살펴보면, 벤처기업 창업주에게 경영권 안정 속에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1주당 10개까지 의결권이 가능한 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상법상 주주평등원칙을 훼손하는 특별조치이기 때문에 발행, 존속기간, 의결권 대상에 대한 제한 조건을 두고 있다. 존속기간 10년, 상장 후 3년 경과, 양도 또는 대기업집단 편입 시 보통주 전환, 감사 임면에 대한 의결권 1개로 제한 등의 내용이다.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사례를 직접 지켜본 경험이 많은 필자는 돈이 없는 창업주가 단계마다 자금 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지분율이 희석되고 이를 피하고자 신규 증자 배수가 과도하게 올라가는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벤처기업이 성공하고 기업공개를 통해 소액주주가 많아질 경우 복수의결권은 결국 주주간 이익침해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고, 복수의결권 없이도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자금조달이 가능한 다양한 방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도입하려는 정책에 반대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복수의결권 말고도 방법은 많다

첫째, 복수의결권은 벤처의 자금수요자 입장만 보고 있다. 벤처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자금공급자의 관점에서도 봐야 한다. 벤처투자는 여러 단계에 걸쳐 이뤄지는데 Pre-IPO(상장 직전 투자) 외에는 대부분 창업자의 기술과 경영 능력을 보고 5년 이상의 장기 회수를 목표로 하는 FI(Financial Investor)다. 자본이득 목표인 FI는 창업자의 안정적 경영을 원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위협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복수의결권 있는 벤처에 투자하는 주식은 결국 의결권 없는 우선주와 같아 보통주와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현재 상장회사의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평균 약 6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의결권 없는 것에 대해 시장에서 디스카운트된 것이다. 벤처기업은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은행 차입이나 사채발행이 안되므로 벤처투자자의 투자를 받는다. 당연히 리스크 프리미엄에 따라 조달비용이 더 높다. 이는 주주 영입에 따른 지분율 희석과 배당 및 잔여재산처분권에 대한 의결권이 대가로 주어지는 것인데,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홍콩에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모임인 ACGA가 2019년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복수의결권 도입 반대 의견문을 제출한 적이 있다. 만일, 우리나라가 복수의결권 제도를 도입할 경우 향후 한국시장 투자비중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처럼 기업지배구조가 취약한 우리나라에 복수의결권 도입은 외국인 투자자 대거 이탈을 가져올 수 있다. 우리가 선진국 지수 편입을 희망하는 MSCI 지수 산정기관이 차등의결권 있는 주식을 지수 편입에서 배제하려고 하고, 캘리포니아연기금 등이 투자금지 종목으로 하는 것은 차등의결권이 주주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 벤처 창업자에게 안정적 경영권을 주는 것은 계약자유원칙에 따라 모든 주주가 100% 합의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다. 미국시장에서 인정하고 있는 이유이다. 주주간 계약은 주주들이 알아서 할 일이지 정부가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다만, 공개 상장할 경우에는 투자자들이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모든 내용을 공시해야 하며, 공시를 잘못하거나 오해를 유발하여 손실이 발생할 경우 징벌적 배상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개정안에 따르면 75% 주주가 합의하면 복수의결권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어 나머지 25% 주주들의 권리는 인정받지 못한다. 미국의 경우 법에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소액주주의 피해를 가져오는 회사의 행위에 대해서는 집단소송이 항시 가능하다. 이런 환경에서 유지되는 복수의결권 도입은 소액주주의 권리가 무시되어도 소송으로 피해 회복이 어려운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무늬만 베낀 것에 불과하다.

셋째, 우리나라 상법에 이미 창업자의 경영권 방어 장치가 충분하다. 유한회사, 상환전환우선주 등 의결권 제한 주식, 무액면 주식 발행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영권 방어 구조를 만들 수 있다. 2011년 상법개정으로 다양한 종류 주식 발행이 가능해졌는데, 특히 상환전환우선주가 벤처기업 자금조달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우선주에 상환권을 결합하여 사채와 같이 경영권에 대한 영향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면서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

한편, 우선주에 전환권을 부여함으로써 기업 성과에 연동하여 수익 또는 의결권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까지 가지고 있어 상장 또는 인수합병시 보통주로 전환하여 높은 차익을 얻을 수 있다. BTS 보유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시 상환전환우선주를 투자한 벤처캐피탈들이 막대한 투자이익을 얻는 등 성공사례가 많다.

넷째, 법체계상의 문제점이다. 상법 제369조제1항에는 "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벤처기업에 한정하여 복수의결권을 허용하려면 벤처기업법으로 우회할 것이 아니라 특례조항을 상법 개정을 통해서 입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사법에서 주식의결권은 너무나 중요한 기본원칙 조항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해 복수의결권을 도입한다고 하지만 일단 도입할 경우 다른 기업들에게도 복수의결권 도입하자는 주장이 거세게 일 것이다. 국회에는 이미 상장기업에게도 복수의결권을 도입하자는 법안들이 여러 건 계류되어 있다. 벌써 전경련에서는 차등의결권 허용을 주장하는 모범회사법 제정을 들고 나왔다. 재벌기업들에게도 복수의결권을 허용할 경우 재벌들의 편법 상속수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플랫폼 업체들의 과도한 수수료와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플랫폼 업체들의 과도한 수수료와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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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는 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시정 국회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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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고양시정/일산서구 국회의원 이용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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