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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공상생연대기금 등 주최로 '촛불을 넘어, 상생과 연대의 대한민국을 향해' 토론회가 열렸다. 공공상생연대기금 창립 4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신광영·윤홍식·신진욱 교수 등은 주제 발표를 통해 모두 현재 한국 사회의 핵심 문제로 '불평등'을 꼽고 각각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들 세 사람의 주제 발표문을 요약해 소개한다.[편집자말]
공공상생연대기금 창립 4주년 기념토론회 ‘촛불을 넘어, 상생과 연대의 대한민국을 향해’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공상생연대기금, 한국사회학회, 한국사회정책학회 공동주최로 열렸다. 윤홍식 인하대 교수가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공공상생연대기금 창립 4주년 기념토론회 ‘촛불을 넘어, 상생과 연대의 대한민국을 향해’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공상생연대기금, 한국사회학회, 한국사회정책학회 공동주최로 열렸다. 윤홍식 인하대 교수가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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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수의 시민이 문재인 정부에 실망했는가."

윤홍식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문 도입부에 던진 질문이다. 하지만 그의 문제 의식은 문재인 정부에 치우쳐 있지 않았다. 그보다는 '다수의 시민이 문재인 정부에 실망할 수밖에 없는 역사'를 짚어내는데 발표문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 역사의 시작은 '박정희식 고도성장의 신화'다. 

윤 교수는 "지난 수십 년 간 한국 경제의 성장은 전례가 없는 사례다, 1944년을 기준으로 2018년까지 1인당 GDP의 상대적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도 한국의 성장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놀라운 경제성장이 한국인으로 하여금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사회적 연대(공적 복지)를 통해 푸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대응하도록 제도화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렇게 전제한다.

"우리가 직면한 모순은 한국 사회가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촛불'의 한계

그래서 윤 교수가 먼저 강조한 것은 촛불시민 항쟁과 같은 일시적 결집으로는 우리가 직면한 모순을 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당, 조직 노동 등 전통적 권력 자원이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완화하지 못한다"면서 "사안에 따라 결집하는 운동방식 또한 특정 이슈를 시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끌어갈 수 있지만, 구조적인 변화가 지속되어야 하는 개혁과제를 일관되게 이끌어 갈 수 있는지 여부는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체제 차원에서 변혁을 주도하는 힘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은 촛불시민항쟁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윤 교수는 '한국 사회가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 중에 특히 대기업의 1990년대 신경영 전략에 대한 자신의 문제의식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성장한 노동운동의 힘을 우회하기 위해 한국의 대기업은 숙련 노동을 첨단 자동화기계로 우회하는 성장전략을 실행했다"며 "대기업 차원에서는 성공적인 전략이지만, 사회 경제적으로 불평등과 양극화를 확대하고, 사회적 이동성을 낮추는 결과로 나타나 한국 사회의 경쟁 제일주의를 강화했다"고 지적한다.

그로 인해 "정치, 경제,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편적 복지국가를 만들어 가는데 심각한 장벽을 구축했다"면서 윤 교수는, "노동시장 측면에서도 이런 전략은 좋은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나쁜 일자리가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전체 취업자 중 대기업 비중을 보면 한국이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그 비율이 극단적으로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불평등을 구조화할 수밖에 없는 경제 체제라는 설명이다.

각자도생의 제도화는 어떻게 이뤄졌나

이런 체제 아래서 정부의 복지 정책이 오히려 불평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윤 교수의 문제 의식이다. 

그는 "노동시장에서 기업 규모와 지위에 따른 분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집권한 김대중 정부는 사회보험을 중심으로 복지를 확대했다"면서 "공적 복지가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되고, 불안정 고용 상태에 있는 계층을 배제하는 역진적 선별성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취약계층은 공적복지와 사적 자산 축적에서 (모두)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각자도생 사회의 제도화"로 이어진다. 윤 교수는 "지난 30여년 동안 이런 현실이 고착화되면서 한국인은 사회적 연대를 통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개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취했다"며 "한국인이 불평등에 분노하는 이유는 불평등 그 자체이기보다는 불평등이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불평등에 분노하면서 모두에게 안정적 고용을 보장하려는 정책에 다수 청년들이 반대하는 이유다. '부모찬스'를 사용하지 않는 '공정한 경쟁'만 보장된다면, 이로 인한 결과로 나타나는 불평등과 격차는 정당한 것이고, 그 불평등과 격차를 개선하려는 어떠한 사회적 시도도 모두 불공정한 것이 된다."

앞서 윤 교수가 전제한 것처럼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사회적 연대를 통해 풀어내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그는 "자녀에게 관용성을 가르치겠다는 비율이 (우리나라는) 1인당 GDP가 1807달러인 르완다보다도 낮다"면서 "이러한 한국 사회 현실이 경제는 성장했는데도, 불평등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문제가 완화되지 않고 점점 더 심각해지는 이유"라고 강조한다. 

"대통령 탄핵하고 정권을 바꾼다고 해소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의자의 수 늘리는 게 국가의 역할"

그럼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까. 우선 윤 교수는 현행 복지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다고 주장한다. 그는 "현재 한국 복지체제의 역진적 선별성(사회보장제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고용과 소득을 보장받는 계층에게 집중되는 문제)와 사각지대(특히 비수급빈곤층)를 완화하고 이에 기초해 부분 기본소득에 대한 검토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윤 교수는 "재분배의 역설은 체제 수준의 문제이지, 개별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고 다시 강조한다. 그는 "단기적으로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회정책을 보편적으로 늘려 가는 계획을 병행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또한 성장 체제의 변화가 없다면 단기적으로만 유효하다"고 지적한다. 윤 교수는 "사회적 비용을 높여 생산체제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내수와 수출이 병행되며, 상대적으로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낮은 산업으로 주력 산업을 이동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결론은 다시 '토대', 그리고 국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다.

"괜찮은 일자리가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생산체제에서 '공정'에 대한 강조는 경쟁을 극한 수준으로 몰아갔고 한국 사회는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이 패자가 되는 사회가 됐다. 지역 인재를 채용하고, 지역 균형 선발을 한다고 해서 강고한 학벌 사회가 해체되지 않는다. 대기업이 아무리 공정한 선발 절차를 제도화한다고 해도 열심히 노력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패자가 되는 사회를 막을 수 없다. 

이런 사회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국민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평범한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해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는 사회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절차의 공정을 넘어, 결과의 공정을 보장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능력주의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의자의 수를 늘려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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