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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시 하동 123-6번지. 여주 사람들에게는 경기실크 공장이 있던 자리로 기억되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걸음으로 1분여 거리인 여주시 하동 180-11번지는 하동 제일시장이 있던 곳이다.

텅 빈 경기실크 공장과 사람들이 모두 떠난 하동 제일시장에 오랜만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이곳을 찾아온 손님들은 여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도자기와 회화, 조각과 공예,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그리고 시(詩)다.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 입구에 설치된 설치작품
▲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 입구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 입구에 설치된 설치작품
ⓒ 이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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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실크 공장 입구에 설치된 형형색색의 천은 바람을 따라 자유롭게 헤엄치며 지나는 사람을 손짓해 불러들이고, 공장마당에 세워진 하얀 사각 벽에 걸린 다양한 회화작품들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듯 관람객을 맞았다.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 마당에 설치된 회화 작품 전시
▲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 마당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 마당에 설치된 회화 작품 전시
ⓒ 이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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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장 벽 한편에 놓인 도자기는 텅 빈 공장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에 숨을 불어넣듯이 폐공장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의 한쪽 벽에 전시된 도자기 작품
▲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 전시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의 한쪽 벽에 전시된 도자기 작품
ⓒ 이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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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사각 벽을 따라 한참 그림 속으로 빠져들다 뒤로 눈을 돌리니, 공장 안에 한때는 우렁찬 함성과 함께 비단을 뿜어내던 낡은 기계들이 관람객의 발길을 잡아 끈다.

오래된 창틀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쬐는 기계는 금방이라도 '웅웅' 소리를 내며 돌아갈 것 같지만, 이 공장이 멈춘 세월만큼이나 여주 지역의 잠사(蠶絲)산업도 사라진 지 오래라는 사실에 퍼뜩 현실로 돌아온다.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 내부에 남아 있는 실크 생산 장비
▲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 내부 여주시 하동 옛 경기실크 공장 내부에 남아 있는 실크 생산 장비
ⓒ 이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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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가득 채운 입체 작품 감상을 마치고 100여m 떨어진 하동 제일시장 희망식당이 있던 곳으로 발길을 옮기니 입구에서 낯익은 문구가 눈에 띈다.

'하리시장에서'라는 권미강 시인의 시다. <'고장 난 텔레비전나 냉장고 세타악끼이~' / 만물상 마이크소리 낡은 건물 휘돌아가는 / 하리시장 오후는 졸음에 겨운 / 도둑고양이 눈 같다>.

이어지는 김천영의 시 <나는 여강을 보며 퇴근한다>를 필두로 여주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사들의 글이 사람들이 모두 떠난 '하리시장'의 출입을 막기 위한 임시 벽체에 가득하다.
 
여주시 하동 제일시장 가림막에 설치된 시화 작품
▲ 여주시 하동 제일시장 가림막에 설치된 시화 여주시 하동 제일시장 가림막에 설치된 시화 작품
ⓒ 이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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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는 그 아래 의자를 놓고 수다를 떠는 동네사람들의 모습까지 하나의 풍경화가 되는 이 행사는 여주시가 주최하고 (사)한국예총여주지회와 (사)여주민예총이 주관, 여주세종문화재단이 후원한 '하동 문화의 새 옷을 입고 날아오르다'라는 전시다.

옛 경기실크 공장에서 펼쳐지는 <여주의 빛깔 시각예술작품전>에는 81명, 하동 시장에서 열리는 <여주의 노래 '시화전'>에는 37명 등 모두 118명의 지역작가들이 참여한 여주 최초의 대규모 합동전시 퍼포먼스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 12월 12일까지 이어지며 옛 경기실크 공장과 하동 제일시장을 시(詩)와 회화, 조각과 공예, 설치미술과 퍼포먼스로 가득 채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주신문> 12월 10일자 인터넷판과 13일자 지면에도 보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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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서 지역신문 일을 하는 시골기자 입니다. 지역의 사람과 역사, 문화에 대하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저의 이런 관심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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