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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 성지 방구들장 신부의 성원
 
샬롬, 선생님의 <전쟁과 사랑> 몇 번이나 눈물을 흘리며 완독했습니다. 정말 몇 년 만에 흘리는 눈물인지 모르겠습니다. 노년임에도 이런 대작을 써내시다니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책을 감동 속에 읽고 나니 마침 남북통신도 다시 연결되었다는 기쁜 소식도 들려옵니다.

아마 우리 민족의 핏속에는 대단히 모질고 잔혹한 악의 성분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서 선생님 모시고 평양에 다녀올 날 학수고대합니다. 저는 방역지침에 따른 따분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과분한 여생으로 알고 감사히 지냅니다.
-경기도 안성 미리내 성지 방구들장 신부 올림

작가님의  <전쟁과 사랑> 오늘에야 다 읽었습니다. 출퇴근하는 전철 안에서 절반가량을 읽다가 어떻게 주인공들이 다시 만나게 되는지 매우 궁금하여 오늘은 열일을 제쳐놓고 마침내 끝장 보았습니다.

남과 북의 주인공들이 전쟁터로 나가 만나는 과정, 전장의 비극, 그 속에  말할 수 없는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버텨내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등불이  된 점은 감동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운명의 족쇄' 같은 이산과 분단의 아픔을 이겨내는 그 과정은 참 잘 그렸습니다.
- 이정은  (3.1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올림

자네의 옥고를 오늘에야 다 읽었네. 필생의 역작다운 흔적이 전편에 깔려 있더군. 자네가 얼마나 이 작품 창작에 몰입했는지 자구마다 느껴졌네.  하늘에 계신 정한숙 선생님이 흐뭇해 하실 거야. 

정말 공을 많이 드렸더군. 구성도 치밀하고, 독자를 사로 잡는 힘도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일세.  도처에 공부 많이 한 흔적이 보이더군.  열독자가 많이 나와  2쇄, 3쇄 거듭되기를 기원하네. 진심으로 출간을 축하하네.
- 신길순 (전, 서울 동북고등학교 교감) 

지난 며칠 사이 내 SNS 카카오톡에 보내온 문자들이다. 내 책을 내준 눈빛출판사 이규상 대표는 며칠 전, 방구들장 신부님이 은밀하게 <전쟁과 사랑> 111권을 주문해 주셨다고 전했다. 그 얘기를 전해 듣는 순간,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필자(왼편)가 뤼순형무소 사형수 묘역에서 취토해 온 흙을 미리내 성지 안중근 의사 동상 기단에 묻고자 방구들장(오른편) 신부님에게 전하고 있다.
 필자(왼편)가 뤼순형무소 사형수 묘역에서 취토해 온 흙을 미리내 성지 안중근 의사 동상 기단에 묻고자 방구들장(오른편) 신부님에게 전하고 있다.
ⓒ 미리내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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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내 인생을 결산한다는 각오로 <전쟁과 사랑>이라는 장편소설을 펴냈다. 이 작품은 1950년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바, 절반(앞부분)은 실화요, 뒷부분은 픽션이다.

내 고향 구미 인근의 다부동전투를 배경으로 나이 어린 중학생으로 자원 입대한 북의 김준기 인민군 전사와 서울 간호기술학교 최순희 학생이 인공치하 인민의용군 간호사로 입대, 두 남녀가 전선에서 사수, 조수로 만난 뒤 드높고 아름다운 순애보를 나눈 얘기다.

이들은 전선에서 만나 빗발치는 총탄과 화약냄새 자욱한 포연 속에서 서로 연정을 품는다. 그런 가운데 미군 B-29 폭격기의 융단폭격에 두 남녀는 살아 남고자 시산시해의 전선을 탈출하다가 도중에 헤어진다. 이들은 그 뒤 24년 만에 서울 덕수궁 대한문에서 극적으로 다시 만난다. 김준기는 그 사이 미국 시민이 된 최순희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 그리하여 뒤늦게 결혼도 하고 사업에도 성공한다.

이들 부부는 마침내 김준기가 고향을 떠난 지 45년 만에 베이징을 거쳐 북의 고향집으로 찾아간다. 준기가 중학생으로 인민군으로 입대하여 전선으로 떠날 때 "기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빌가서"라고 하면서 우시던 오마니를 부둥켜 안는, 한 가정의 '작은 통일' 이야기를 발로 그렸다.    
  
장편소설 <전쟁과 사랑>의 창작 계기가 된 한 장의 사진이다. 6.25전쟁 당시 나이어린 인민군 전사가 포로로 잡힌 뒤 미8군 하사관에게 심문을 받고 있다. 가운데 여성은 통역이다(1950. 8. 18.).  나는 이 사진을 미국 문서기록관리청에서 입수하는 순간 어린시절에 본 인민군 출신 한 아저씨가 떠올랐고, 그를 작품의 주인공으로 그리고 싶었다.
 장편소설 <전쟁과 사랑>의 창작 계기가 된 한 장의 사진이다. 6.25전쟁 당시 나이어린 인민군 전사가 포로로 잡힌 뒤 미8군 하사관에게 심문을 받고 있다. 가운데 여성은 통역이다(1950. 8. 18.). 나는 이 사진을 미국 문서기록관리청에서 입수하는 순간 어린시절에 본 인민군 출신 한 아저씨가 떠올랐고, 그를 작품의 주인공으로 그리고 싶었다.
ⓒ 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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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구할 문장가가 되라"

나는 경북 구미에서 태어났다. 유소년 시절 내내 날마다 우리 집 마당에서 금오산을 빤히 바라보며 자랐다. 그때 나의 할아버지는 금오산 기슭에서 야은 길재 선생을 비롯한 많은 선비들이 태어났다고, 어린 손자에게 "너는 나라를 구할 문장가가 되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평생을 살아왔다. 하지만 내 재능 부족으로 이제껏 변변한 작품을 쓰지 못했다.

그래서 일흔이 넘은 이후, 독한 마음으로 이 작품을 썼다. 기왕이면 내 고향을 무대로 어린 시절에 겪은 6.25전쟁을 회상하면서 다부동전선에서 북남남여(北男南女)의 지극히 아름답고 열정적인 순애보와 이 나라 백성들의 공통된 아픔을 구구절절히 그려보았다. 하지만 이 책은 출간 이후 서점의 평대에 오르지도 못한 채,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위 부속품처럼 그대로 밀려날 처지에 놓여 있었다.

이런 사정을 알았는지 평소 나를 도와주신 의병장 후손(조세현 선생) 독립운동가 후손(이항증 선생), 그리고 제자 김홍걸 의원, 미리내성지 방구들장 신부님 등이 솔선 말없이 책을 구매한 뒤 홍보에 힘써주시고 있다.

이즈음, 나는 어린 시절 꿈도 제대로 펼치지 못한 채 붓을 꺾어야 할 때임을 절감하고 있다. 한 후배 작가는 작가생활로 생계를 이어갈 수 없자 야간 경비직을 하고 있고, 내 책을 여러 권 펴내준 한 출판인은 서울에서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하고 경기도 외곽으로 사무실을 옮겨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게 일부나마 오늘의 우리 문학계의 현실이다.

이런 인문이 죽어가는 세태에 절망함과 더불어 내 재능의 부족함을 깨닫고 그동안 지속해 온 문필생활을 접으려 결심하던 참이다. 그런 가운데 평소 나를 애껴준 몇 분의 애독자 성원에 용기 백배하여 활력을 얻고 있다. 계속 글 쓰는 일을 내 필생 업으로, 건강이 허용하는 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다가 잠을 자듯이 조용히 세상을 떠나고 싶다. 그것이 내 마지막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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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교사생활 후 원주에서 지내고 있다. 장편소설 <허형식 장군> <약속> <용서>, 역사다큐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사진집<지울수 없는 이미지> <한국전쟁 Ⅱ> <일제강점기> <개화기와 대한제국> <미군정 3년사>, 어린이 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 <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 <독립운동가, 청년 안중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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