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국가대표팀을 이끌던 김호철 감독

남자국가대표팀을 이끌던 김호철 감독 ⓒ 대한배구협회 홈페이지

 
극심한 내홍과 부진으로 창단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IBK기업은행 배구단이 마침내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

IBK기업은행은 8일 김호철(66)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 거주하고 있던 김호철 감독은 귀국 후 자가격리를 거쳐 12월 18일 흥국생명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2023-2024시즌까지 지휘봉을 잡게 된다.

최근 IBK기업은행은 서남원 감독을 경질하고 김사니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 과정에서 서 전 감독의 폭언 여부를 둘러싼 진실 공방, 주전 세터 조송화의 무단 이탈 등 '폭탄'이 연거푸 터지면서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김사니 코치가 별다른 해명 없이 감독 대행을 맡으면서 IBK기업은행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선전 덕분에 거둔 여자배구의 인기를 깎아내린다는 비판에 시달렸고, 결국 상대 감독들로부터 악수 거부까지 당한 김사니 감독 대행마저 3경기 만에 자진 사퇴했다. 

화려한 업적과 카리스마, 여자 배구서도 통할까 

선수 시절 이탈리아 무대에 진출해 정상급 기량의 '컴퓨터 세터'로 이름을 날렸던 김호철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많은 업적을 쌓았다. 

이탈리아에서도 사령탑으로 활약했던 김호철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와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을 2005-2006, 2006-2007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남자 국가대표팀을 맡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면서 명장 반열에 올랐다.

다만 2017년 전임 감독으로 남자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김호철 감독은 2019년 프로배구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과 감독직 부임을 위해 접촉한 것이 드러나 '품위 훼손' 규정 위반으로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결국 그해 대표팀 사령탑에서도 불명예 퇴진했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이 보여줬던 강력한 카리스마와 데이터 배구가 걷잡을 수 없이 흐트러진 IBK기업은행의 팀 내 분위기와 기강을 다잡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여자프로배구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김호철 감독은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리고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하루속히 팀을 재정비해 IBK기업은행 배구단이 명문구단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IBK기업은행, '무단 이탈' 김사니·조송화와 결별

한편, IBK기업은행은 임시로 감독 대행직을 수행한 김사니 코치의 사퇴 의사를 수용하였으며, 배구단을 떠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무단 이탈로 물의를 일으킨 조송화에 대해서도 "12월 10일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나, 구단은 상벌위원회의 징계 결과와 관계없이 조송화와 함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라며 결별을 거듭 확인했다. 

윤종원 IBK기업은행 구단주는 별도의 성명에서 "선수단 내 불화와 팀 이탈, 임시 감독대행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미숙한 운영으로 팬들의 실망을 야기했다"라며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악재가 겹친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현재 3승 1패, 승점 8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7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러 있다. 신생 구단으로서 전력 구성이 완전치 않은 페퍼저축은행을 빼면 사실상 꼴찌나 마찬가지다. 

국가대표 사령탑을 역임한 김호철 감독 선임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IBK기업은행이 과연 반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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