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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어느 하나 가벼운 목숨이 없다지만 웅담채취용 사육곰의 현실은 다릅니다. 말린 웅담의 무게 19g이 이들의 삶의 무게로 취급되는 현실. 우리 나라에는 여전히 400여 마리의 곰이 오로지 웅담을 위해 사육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은 네 차례에 걸쳐 사육곰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할 예정입니다.[기자말]
[이전 기사] 새끼 곰은 왜 농장을 탈출했을까? http://omn.kr/1w27p 

지난 11월 22일 또 다시 곰 탈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번엔 5마리입니다. 열악한 사육시설에 부실한 관리감독. 사실상 언제 곰이 탈출해도 이상하지 않은 환경이었습니다. 웅담 채취를 위한 곰 사육이 합법이며, 사육곰이 사유재산이라는 현실이 생명을 보호해야한다는 당연한 사실의 발목을 잡습니다. 아직 곰을 보호할만한 시설이 없어 탈출했던 곰이 생포되어도 다시 돌아갈 곳은 농장 뿐입니다. 갈 길이 멉니다.

해외의 곰 보호시설은 어떤 모습일까요?
 
베트남 탐다오 곰 보호시설
 베트남 탐다오 곰 보호시설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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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스 아시아(Animals Asia Foundation)에서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 탐다오 곰 보호시설. 탐다오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이 보호시설은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되었습니다. 5개의 곰사와 10개의 방사장을 갖춘 탐다오 곰 보호시설도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2007년에 3마리 구출로 시작해 곰들에게 좋은 환경에 대해 꾸준히 고민한 이 시설은 현재 180여 마리의 곰을 구조·보호하고 있습니다. 지역과의 협력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구입해 지역 주민에게는 경제적인 혜택이 돌아가게끔하고, 곰들에게는 신선하고 영양가 있는 과일과 야채를 공급합니다. 

프리더베어스(Free the Bears)에서 운영하는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꽝시 곰 보호시설(Tat Kuang Si Bear Rescue Centre)은 유명 관광지인 꽝시 폭포를 향하는 길에 만날 수 있습니다. 학대를 당하다 구조당했다는 곰들이 사람들의 인기척에도 편안히 쉬고 있는 모습이 반갑습니다.

꽝시 폭포의 보호소 외에도 25ha 규모의 큰 보호시설이 있습니다. 100마리 이상의 곰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시설에서 곰들의 치료와 적응을 위해 지어진 다양한 시설과 구조물들을 보며 우리나라에 지어질 보호시설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꽝시 곰 보호시설 해먹에서 쉬고 있는 곰
 꽝시 곰 보호시설 해먹에서 쉬고 있는 곰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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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즈 인터내셔널(Four Paws International)에서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의 곰 보호시설은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약 93km정도 떨어진 닌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보호시설에서는 특히 방문자 교육을 신경쓰고 있습니다. 또 보호시설 내에서 채식 음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불법으로 웅담 채취를 당하다 구조된 곰들은 정신적으로 또 신체적으로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활동가와 수의사의 정성어린 보호 아래 편안히 치료를 받고 회복되어 가는 곰들의 모습에 마음이 놓입니다.
 
피부병을 치료하고 있는 곰
 피부병을 치료하고 있는 곰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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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처럼 여겨져 온 웅담에 대한 오랜 믿음은 그릇된 보신 문화를 불러왔습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곰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하며 웅담 등의 부산물을 상품화해 파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한국인은 주요 고객으로 꼽혀왔습니다. 보신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성행한 한국 보신 풍조는 국제적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 악습의 고리를 끊기 위해 곰들을 구조하고, 보호하고 있는 보호시설을 보며 우리나라의 사육곰들을 다시 떠올립니다. 

사육곰에게 두번째 삶을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곰 보호시설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먼저 떠오르는 구례입니다. 90억 예산을 들여 2023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지어지는 사육곰을 위한 보호시설인만큼 평생을 열악한 환경에 방치되어 온 곰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자유롭고 안전한 삶을 선물해 줄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충남 서천의 사육곰 및 유기야생동물보호 시설 예산이 통과된 일도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곰 보호시설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육곰
 곰 보호시설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육곰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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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사육곰 369마리(21년 9월 기준). 농장에서 곰들을 만나 눈을 마주칠 때 마다 잔인한 현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하나하나 존중받아야 할 생명이었음을 아프게 깨닫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웅담 채취를 위한 곰 사육이 합법입니다. 더 이상 법의 이름으로 생명의 존엄이 침해받지 않도록, 사육곰 산업이 불법화 되는 그날까지 우리의 관심이 꺼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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