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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위례초 통학버스에 '위례초는 독도지킴이학교'라는 글귀가 보인다.
 천안 위례초 통학버스에 "위례초는 독도지킴이학교"라는 글귀가 보인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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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버스에 학생들이 타고 있다. 천안 위례초(교장 김종범, 천안시 동남구) 학생들이다. 가장 먼저 버스 외관에 새긴 글귀가 눈에 띄었다.

'위례초는 독도 지킴이 학교입니다.'
'위례초는 탄소 중립 시범학교입니다.'


'독도지킴이 학교'라고 특별할까 싶었다. 달랐다. 위례초 중앙현관이 온통 독도 자료다. 모두 이 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 전시판에 아예 '대한민국 청정구역 독도'라고 이름표를 붙었다. 독도 해시태그, 학생들이 그린 독도 그림, 독도를 행한 우리의 외침, 독도지킴이 선언서 등 내용과 형식 모두 이채롭고 다양했다.

'우리가 독도체험관을 짓는다면'에 대한 의견에는 '독도박물관 강치 모양의 가이드 로봇과 홀로그램 설치, 강치가 왜 사라졌는지를  알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료가 쌓이고 쌓이니... 학생들 모두 독도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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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정구역 독도'라고 이름표를 붙어 놓은 천안 위례초 중앙현관 게시판
 "대한민국 청정구역 독도"라고 이름표를 붙어 놓은 천안 위례초 중앙현관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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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위례초 6학년 1반 교실에 붙은 사진일기.  일 년 동안 교실에서, 학교 밖에서 써온 사진일기다.
 천안 위례초 6학년 1반 교실에 붙은 사진일기. 일 년 동안 교실에서, 학교 밖에서 써온 사진일기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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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6학년 1반 교실로 들어섰다. 교실 한편에 '독도 온에어 동아리'가 만든 독도 패널이 서 있다. 전시물은 모두 이 학교 학생들이 그리고 썼다. 교실 뒤편은 온통 학생들의 활동사진으로 채웠다. 일 년 동안 교실에서, 학교 밖에서 써온 사진 일기다. 역시 사진 일기 안에도 독도 관련 활동사진이 들어있다. 독도신문, 독도 LED등, 독도 배지도 보인다.

그 한가운데 정지훈 위례초 교사가 있다.

"지난 9월 말 독도를 다녀왔어요. 4번째 독도 방문이었죠. 학생들이 만든 걸 독도수비대원들에게 전해 주고 싶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사진일기 중 독도수비대원이 들고 있는 '독도' 글씨가 보인다. 이 학교 6학년 1반 학생들이 직접 쓰고 디자인한 글씨란다.

"2014년 독립기념관에서 주최하는 독도탐구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5일간 연수를 받았는데 연수 마지막 프로그램이 독도 방문인 거예요. 이때부터 독도에 관심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
 
정지훈 천안위례초 교사(6학년 1반 담임)
 정지훈 천안위례초 교사(6학년 1반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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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 번 더 독도를 다녀왔다.

"갈 때마다 새로워요. 관심도 있었지만 새로운 독도 교육 자료를 찾아 활용하기 위해 또 가고 또 갔죠."

통일, 인권, 환경 등 주제로 수시 발표 수업

학생들에게 틈틈이 독도를 교육하는 동안 학생들이 만든 자료도 제법 쌓였다. 국어 시간에 독도와 인권, 환경문제, 통일 등을 주제로 발표 수업을 하고, 사회시간에 SNS로 독도나 인권 문제를 알리는 실천 활동을 한 때문이다.

선후배들의 자료를 보고 접하다 보니 학생들 모두 독도 전문가다. 일례로 대한제국 칙령 제41호(1900년, 울릉도와 죽서도, 석도(獨島)를 관할하는 행정 구역으로 울도군을 설치한다는 대한 제국 칙령)를 꿰고 있다.

학생들이 논의를 통해 제정한 '우리가 만든 독도 헌법' 1조는 '독도는 역사적으로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의 고유한 영토'라고 명시돼 있다.
 
위례초 학생들이 만든 '독도' . 지난 9월 말 정지훈 교사가 직접 독도를 방문해 독도수비대원들에게 전달했다.
 위례초 학생들이 만든 "독도" . 지난 9월 말 정지훈 교사가 직접 독도를 방문해 독도수비대원들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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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학생들이 많은 것도 아니다. 2020년 7명이던 위례초 6학년 학생은 올해 3명으로 확 줄었다. 다양한 활동일기를 보면 믿기 어려울 정도다.

"앎과 삶이 일치하도록 가르치고 싶어요. 이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남이 만들어 놓은 세련된 자료보다 촌스럽고 투박하지만 스스로 찾아 만들어 자기 것이 될 수 있게 지도합니다. "

정부를 상대로 질문을 던지다
  
그렇다고 '독도'에만 편중된 수업을 하는 건 아니다. 사진일지를 보면 통일 교육,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후변화체험교육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방문 등 다채롭다.

지난 10월에는 이 학교 6학년 학생들이 <국회방송>에 소개됐다. 어린이들이 국회의원이 돼 정부를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하는 '어린이 국회'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다. 애초 국회의사당에서 전체 의원이 보는 앞에서 질의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김태욱 위례초 6학년 어린이 국회의원이 질의 내용은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저하와 커지는 학습격차에 대한 대책 주문'이다. 이 학생은 "지역 공공도서관을 활용해 학교와 연계한 기초학습을 지원하라"고 제안했다.
 
천안 위례초 학새들이 만든 2022년 인권달력
 천안 위례초 학새들이 만든 2022년 인권달력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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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위례초 6학년 어린이 국회의원이 온라인을 통해 유은혜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코로나 19로 인한 학습 저하와 커지는 학습격차에 대한 대책'을 질의하고 있다.
 김태욱 위례초 6학년 어린이 국회의원이 온라인을 통해 유은혜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코로나 19로 인한 학습 저하와 커지는 학습격차에 대한 대책"을 질의하고 있다.
ⓒ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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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주재한 자리에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2022년부터 교대나 사대생 등 예비교사를 통해 학습보충이나 심리 정서 상담도 제공할 예정이고 이런 프로그램을 지역 도서관에서도 운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작은 학교이다 보니 큰 학교에 비해 체험학습 기회가 적어요.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연계해 체험의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독도, 인권, 통일, 기후 위기, 토론과 발표, 앎과 삶이 일치했으면 하는 게 늘 바람입니다. 교장 선생님과 교직원들이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어요."

이 학교에는 현재 53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다행히 2022년 6학년이 되는 5학년은 11명이고, 위례초 유치원에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명이 다니고 있다.
 
천안위례초 전경
 천안위례초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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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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