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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가 서바이벌 가이드
 웹소설 작가 서바이벌 가이드
ⓒ 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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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과 더불어 웹소설이 무서운 성장세를 그리며 성장하고 있다. 작년 웹소설 시장 규모는 6000억에 도달했으며 카카오, 네이버 등 공룡 회사들은 경쟁하듯 웹소설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이밖에 수많은 컨텐츠 전문기업들은 발 벗고 웹소설 IP 확보에 나서는 중이다. 잘 키운 웹소설 하나만 있으면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전문 웹소설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대학에서는 웹소설 학과를 창설하거나 웹소설 강의를 개설함으로써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고, 현 출판 시장엔 웹소설 작법서만 수십 개에 달한다.

장르별로 특정 코드를 따라 서사가 진행되는 웹소설의 특성 상,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분명 누구나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더구나 일부 작가들이 작품 한 편으로 벌어들인 억 소리 나는 수입을 알게 되면 누구나 '나도 한 번...?' 하며 마음이 동할 것이다.

그러나 웹소설 작가로 돈 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플랫폼의 컨택을 받는 것부터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며, 데뷔하더라도 데뷔작이 마지막 작품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장르의 문법을 안다고 다가 아닌 것이다.

〈웹소설 작가 서바이벌 가이드〉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작가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어떤 정서적 위험이 있는지, 어떻게 해야 꺾이지 않는지'를 말한다.

일단 작가가 되려면 독자의 성향부터 알아야 한다. 웹소설을 한 편도 읽지 않고 웹소설 작가가 될 수는 없다. 저자는 한국의 독자들이 '피로한 일상 속에서 쉽고 가볍고 편안하고 즐거운 것을 찾는'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웹소설 내용이 유치하다고 비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일부 권위 있는 문학계 사람들은 웹소설을 저질로 평가하곤 하지만, 웹소설 업계에 몸담을 사람이라면 독자들이 왜 그것을 찾는지부터 고민해 봐야 한다.
 
웹소설에서 쉬운 단어와 명료한 문장을 쓰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이유는 사회적인 맥락과 함께한다. 소재는 이 시대의 욕망을 투영하고, 욕망은 피로와 고통을 대변한다. 글을 읽는다는 것은 많은 집중력과 여유 시간을 필요로 하고, 이것은 학생 직장인 가릴 것 없이 평범한 현대인들에게 사치 품목이다.

(목차 '웹소설 문장, 무엇이 다를까? 중 -읽을 여력이 없다', 재구성)
 
작품이 상업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면 키워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키워드란 장르 구분을 더 세분화한 장치이다. 예를 들면 #육아물, #계약결혼, #연하남, #능력녀물, #회귀물 등이 있다. 키워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느 정도 작품의 서사와 등장인물을 짐작케 한다.

독자들은 자신의 취향을 찾아 여러 작품을 탐색하기보다는, 키워드를 통해 작품을 한 번에 걸러내어 한 작품에 오래 정착하기를 원한다. 그러니 특정 키워드를 선택했다면 그 키워드에 걸맞는 스토리를 짜서 독자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작가를 준비하다보면 내가 원하는 것을 쓸지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쓸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특정 소재가 소위 대박을 치면 해당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우수수 쏟아지고 어느 새 그것은 '대세'가 된다.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보자. 인기에 편승한 작가들은 모두 줏대 없는 패배자일까?

웹소설은 대중 작가이다. 대중의 반응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고 작가가 전혀 관심 없는 소재를 억지로 쓰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고 볼 순 없다. 그 작품이 성공할 리도 없고 말이다.

결국 작가의 과제는 융합이다. 지금 인기 있는 소재와 내가 좋아하는 소재 사이 접점을 찾아내어 그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웹소설 작가에게 타협은 비굴한 행동이 아니라 작가로서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작가의 취향은 비주류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게 한 번 단정지으면 대중과의 접점은 영영 찾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대중은 진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대중은 뻔한 클리셰를 좋아하는 걸까.

클리셰에는 욕망이 숨어있다. 저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모든 예술 장르는 많은 법칙과 규범 아래에 성립'했으며, 클리셰는 오랜 시간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해왔다. '사이다물'이라는 신조어가 왜 생겨났겠는가. 클리셰를 배척하자는 말은 사람에게서 욕망을 지우자는 소리와 똑같다.
 
장르 소설은 대중소설이고, 대중소설은 대중의 욕망을 저격한다. 이는 반드시 대중의 욕구에 100% 부합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충족시키든 배신하든 비틀어 낱낱이 전시하든 그 기반을 이해하지 못하면 변주는 당연히 불가능하다.
 
웹툰 독자들은 작품이 하루 한 편, 혹은 격일에 한 편 연재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한 편은 5000~7000자의 분량이다. 글을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씩 저 정도의 분량을 채우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플랫폼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러한 방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에서 웹소설 작가들은 소모적으로 이용된다. 일부 작가들은 이러한 방식에 특화되어 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니 작품 하나 쓰고 말 것이 아니라면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적인 계획 아래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엇보다 웹소설 창작을 현실의 도피처로 여겨서는 위험하다. 웹소설 지망생들 중 일부는 회사 생활이 적성에 안 맞아서, 취직이 어려워서 웹소설 작가에 도전한다. 이 선택을 무조건 잘못 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게 시작했다면 왜 웹소설을 써야 하는지, 어떤 웹소설을 쓸 건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이런 고민 없이 함부로 웹소설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다간 돈도 시간도 잃고 절망에 빠지게 될 것이다.

웹소설 작가는 프리랜서가 받는 오해를 그대로 받는다. 저자는 오해를 다음과 같이 바로잡는다. '편하게 집안에 틀어박혀서' 일한다는 소리는 집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는 뜻이고, '상사도 없고 잔소리도 없다'는 소리는 모든 독자가 작가의 상사이며 더구나 그들 모두 요구 사항이 다르니 틀린 말이다.

저자는 웹소설 작가들의 수익을 설명하며 '한국 경제보다도 더 허리가 없는 극단적인 부익부빈익빈 시장'이라고 말한다. 100명 중 1명은 월 1000만 원 이상을 벌지만 스무 명은 100만 원 전후로 벌고 나머지는 밥값도 못 번다. 잊지 말자. 글쓰기는 가성비가 최저인 노동이다.
  
작가는 익명의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다. 개중엔 작품을 사정없이 깎아내리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작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작품과 나를 분리하자'고 조언한다.

대중이 공격한 건 '내'가 아니라 '작품'이다. 아무리 작품이 배 아파 낳은 자식 같더라도, 작품의 실패를 내 실패로 여기지 말라는 뜻이다. 어디까지나 작품은 작품일 뿐이고 독자는 작품을 통해 작가를 다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 독자가 부정할 수 있는 최대치는 작품이지 작가가 아니다. 그러니 어떤 혹평을 만나더라도 작가로서, 아니 사람으로서 존엄함을 잃지 말자.

웹소설 작가 서바이벌 가이드

김휘빈 (지은이), 이마(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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