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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커피, 캔맥주, 생맥주... 모두 일본식 영어입니다
 
맥주(자료사진).
 맥주(자료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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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기는 싸구려 캔커피…달달하지만 자극적이죠"

"여자 친구와 캔맥주 마시다가 도마뱀이 나왔습니다"

"거품 많은 생맥주 과연 좋을까요?"  

'캔커피'와 '캔맥주'는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또 누구나 즐겨 마시고 있는 대중적 음료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캔커피'와 '캔맥주'라는 정확한 영어 표현이 아니다. 정확하게 표기하자면, canned coffee 그리고 canned beer가 올바른 말이다. '캔커피'와 '캔맥주' 모두 일본어 '缶コーヒー(캔커피)', '缶ビール(캔비어)'에서 왔기 때문이다.

'생맥주'가 어떤 맥주인지 아시나요?

한국 맥주가 북한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해 한 동안 말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한국 사회에서도 각종 특색 있는 수제맥주들이 출현해 기존의 맥주들을 밀어내고 있다. 저녁에 '생맥주' 한 잔 하는 것이 모든 이들이 바라는 소소한 즐거움으로 되었다.

그런데 과연 이 '생맥주'는 어떤 맥주를 가리키는 것일까? 과연 어떤 맥주가 '생맥주'일까? 우리는 대부분 병에 든 병맥주나 캔으로 포장된 '캔맥주'는 생맥주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예전에는 맥주를 빚는 과정에서 효모의 발효를 중단시키기 위해 열처리가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대부분의 맥주 제조 과정이 열처리를 하는 대신 여과 방식으로 그 작용을 하기 때문에 병맥주나 '캔맥주' 모두 생맥주인 경우가 많다.

일본 언어뿐 아니라 그 언어 속 사고방식까지 흡수해선 위험해

'생맥주' 역시 일본어 '生ビール, 생맥주'에서 온 말이다. 그리고 사실 '생맥주'라는 구분 자체가 일본이 규정한 개념이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에 넣은 맥주'와 '병맥주'로 구분한다. 이렇게 하여 '생맥주'라는 의미는 일본이 잘못 오용하는 의미와 사고방식 그대로 우리도 생각하고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비단 일본에서 언어만을 받아들인 데 그치지 않고 그 용어에 부대된 '지식'과 '사고방식'도 함께 받아들였다. 그래서 힙(hip)이라는 영어 단어가 '엉덩이'를 의미하는 말로 잘못 오용되고 있고, 모랄 해저드(moral hazard)가 '윤리적 타락'이라는 의미로 '변질'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필자가 '공포(公布)'라는 '오용되고 있는' 법률 개념을 바꾸려고 십여 년에 걸쳐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전하는 이유도 일본으로부터 잘못된 '공포' 개념을 받아들여 그것이 너무 강고하게 뿌리박고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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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우리가 몰랐던 중국 이야기>,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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