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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에 대해 마음껏 토론하고 평가"하라고? 
 
"5.18 유언비어의 원전은 '찢어진 깃폭'이다. (…중략 ​​​​​)광주백서는 1982년 초 소준섭(전 국회도서관 조사관)이란 사람이 남민전의 5.18 자료와 '찢어진 깃폭'을 베껴 만들었다고 하나 소준섭의 작품이 아니라 원 저자는 북한에 있다는 설 또한 만만치 않다. 남한에서 출간된 5.18 관련 유언비어- 왜곡날조의 책들 '찢어진 깃폭', '광주백서', '5월 민중항쟁의 기록'의 출판년도는 북한 책들인 '광주사태', '주체의 기치 따라 나아가는 남조선인민의 투쟁', '광주의 분노'의 출판년도와 정확하게 일치할 뿐 아니라 내용 역시 비슷하다."
 
작성자는 불분명하지만, 8일 현재 다음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올려져 있는 글이다. '5.18 광주'와 그 기록에 대한 왜곡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광주백서>를 쓴 당사자로서 참으로 어이가 없다. 내가 직접 많은 증언을 듣고 현장을 방문하면서 쓴 글이 '베낀 글'이고, "(이는) 소준섭의 작품이 아니라 원 저자는 북한에 있다는 설"이라며 저자가 북한에 따로 있다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광주백서 책 표지
▲ 광주백서 광주백서 책 표지
ⓒ 소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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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허무맹랑한 글들은 극우 인사로 분류되는 지만원이 10여년 전에 유사한 내용을 주장한 이래 계속하여 온라인상에 널리 유포되고 있다. 실제 온라인에 널리 퍼져 있는 이러한 '표현의 자유' 때문에, 필자는 외부 강연이나 토론회 발표를 몇 번이나 직전에 취소당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북한과 내통하는 빨갱이'에게는 기회를 줄 수 없다는 이유이리라.

온통 왜곡이자 과장된 이러한 막무가내식 '표현의 자유'로 인해, 그 피해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게 된다. 그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노골적인 폭력이고 분명한 범죄에 가깝다.

'광주'와 관련해 국민의힘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의 일련의 언행들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5.18의 정신을 특별법으로 얼룩지게 하고, 민주화 운동에 대해 발상이나 의견조차 내지 못하도록 포괄적으로 막아버리는 그런 행태를 비판할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왜곡으로 일관하는 보수단체들이 주장하는 '5.18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 공개'에 여전히 동조하며, "역사적 사건에 대해 마음껏 토론하고 평가하면서 그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어떨까"라고 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국힘에 또 터진 5.18 광주... 노재승 발언에 윤석열은 '침묵' http://omn.kr/1wc32).

5.18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의 집단살해는 이미 '헌정질서 파괴 범죄행위'로 단죄된 국가범죄다. 따라서 그 국가범죄에 대한 부인(否認)과 왜곡 그리고 비방 행위는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약속한 '공공질서'를 공공연하게 파괴하는 행위다. 그것은 더 이상 단지 개인적 법익인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법익인 공공질서에 대한 '범죄'에 가깝기 때문이다.
 
3월 28일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지 연설을 하는 노재승 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모습.
 3월 28일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지 연설을 하는 노재승 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모습.
ⓒ 오세훈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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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홀로코스트 왜곡은 '국민선동죄'로 처벌

히틀러 나치의 유대인 집단학살, 즉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독일에서도 이 학살행위를 부인하고 왜곡하는 행위가 단절되지 않거나 오히려 네오나치에 의해 왜곡되는 양상도 있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나치의 집단학살, 즉 홀로코스트 부인 문제를 표현의 자유에 관한 사안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은 전후 세대들이 전쟁과 학살의 기억을 공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극우주의적 사고에 노출되며 이와 결부된 범(汎)유럽적 위기 상황과 병폐가 단지 일시적 현상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깊은 고민과 우려로부터 비롯되었다.

기존 독일 형법 제130조의 국민선동죄는 폭력이나 증오를 선동하는 행위가 동시에 "인간 존엄"을 침해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었지만, 1994년 10월 28일 중대범죄대책법(Verbrechensbekämpfungsgesetz)을 통해 현행 독일형법 제130조 제3항에 독자적인 홀로코스트부인 금지 조항이 신설되었다.

표현의 자유(독일기본법 제5조)의 제한과 관련하여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태도를 견지하지만, '홀로코스트 부인'은 이미 입증된 명백한 허위사실로서 '의견 형성'에 아무런 기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본권의 보호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헌법적 보호를 근본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유럽인권협약의 위반 여부를 심사하는 유럽인권재판소 역시 나치 정책의 정당화는 물론 홀로코스트와 같은 범주의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거나 상대화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유럽인권협약 제10조)의 보호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5.18 광주에 '표현의 자유'? 자유가 아니라 범죄에 가깝다

현대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공동체에서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인륜(人倫)과 사회윤리가 있으며 대한민국이라는 민주주의 공동체의 사회적 법익인 공공질서를 위하여 결코 외부에 드러내서는 안 되는 '표현'도 존재한다.

'광주'에 대해 벌어지는 일련의 왜곡 및 부인(否認)의 행태는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과정을 통하여 완화되고 해소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지금 광주를 왜곡하고 부정하는 이들 부인주의자들에게는 지극히 비정상적인 '확증 편향(confirmation bios)'에 토대를 둔 '부인 및 왜곡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그것은 형법적 수단의 적용이 불가피한 '범죄행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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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우리가 몰랐던 중국 이야기>,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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