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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40대'는 40대가 된 X세대 시민기자 그룹입니다.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흔들리고 애쓰며 사는 지금 40대의 고민을 씁니다. [편집자말]
불혹 :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 

마흔을 보통 불혹의 나이라 부른다. 사전적 정의를 통해 바라본 '마흔'은 굳건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주변에는 흔들리는 마음을 토로하는 40대들이 제법 많다. 최근 출판시장에 마흔에 대한 책들이 우수수 쏟아지는 것을 보면 삶의 전환기로서 40대가 할 말이 많은 시기가 아닌가 싶다.

요즘은 'MZ세대'가 큰 이슈인데, 지금 마흔 구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X세대'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에 열광하고 힙합바지를 입고 소비에 열광했던 그 시대의 신세대들을 'X세대'라고 불렀다. 당시만 해도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소비와 쾌락에 집중한다며 그때 기성세대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들이 어느새 시간이 흘러 '나 때는'을 외치고 꼰대란 소리를 듣는 중년이 되었다. 회사에서는 중간 이상의 위치이고, 삶의 초점이 이제는 자신보다는 가족에게 향하게 되었다. 이 시기를 살아가는 40대는 어떤 고민들을 하고 사는지 궁금했다. 

[고민 ①] 내 가족이 함께 살 집 하나
 
마흔이 되어도 고민거리는 가득하다.
▲ 고민하는 중년남성 마흔이 되어도 고민거리는 가득하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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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 함께 산책하는 동료가 A가 있다. 늘 밝고 유쾌한 친구인데 요즘 얼굴에 그늘이 가득하다. 그 이유는 집 때문이었다. 고향이 대구이고, 주로 경상권에서 근무하다 자녀 학교 입학 시점에 맞추어 근무지를 옮겼다. 집도 경기도에 전셋집을 구해 생활한 지 벌써 4년이 다 되어갔다. 교사인 아내도 전보를 신청해서 인근 학교에서 근무 중이다.

그도 재작년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구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정부에서 집값을 잡기 위한 고강도의 정책이 쏟아졌고, 곧 떨어질 거란 기대 속에 잠시 주저하는 순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집값이 치솟았다. 지금 사는 곳 주변으로도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난 주말에도 아내와 외곽 지역으로 집을 보러 다녀왔지만, 이미 그곳도 많이 올라 어렵다고 했다.

게다가 내년이면 전세도 종료가 되어 집주인이 얼마를 올려달라고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라고 했다. 맞벌이라 대출도 쉽지 않고, 갈 곳 없는 상황이 많이 막막하다고 한숨을 크게 내쉬는 A 옆에서 나는 그저 힘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A 뿐만 아니다. 주변에서 집을 사야 할 시기를 놓쳐 소위 말하는 '벼락 거지'가 되었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이 투기를 통해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 살기 위한 내 집을 마련하려는 것인데 한순간의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었다.  

[고민 ②] 재테크 해도 불안, 안 해도 불안 
 
가장 보편적인 재테크가 된 주식
▲ 주식 가장 보편적인 재테크가 된 주식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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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료 B도 최근 얼굴이 썩 좋지 못했다. 잠시 쉬는 동안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주식과 코인 상황이 좋지 못하여 손해를 조금 보았다고 했다. 여름만 해도 수익이 높다며 싱글벙글했는데... 

사실 B는 회사에서 재테크를 잘하기로 소문난 인물이었다. 일찍부터 수도권 소재에 소형 아파트에 투자했고, 그 지역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집값도 세 배 이상 올랐다. 주식을 통해서도 꾸준히 부수입을 올리다가 올 초에 불어닥친 코인 열풍에 합류해서 꽤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

주식과 코인 모두 하지 않는 나에게 '김프'니 '평단'이니 하며 알 수 없는 용어들을 늘어놓으며 투자를 해보라고 정보를 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연차를 내고 고향 근처에 개발될 가능성 큰 토지가 있다며 보러 가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신이 난 B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었다.

그와 차를 마시며 재테크를 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노후'와 '자녀' 때문이라고 했다. 월급쟁이의 월급으로는 생활도 퍽퍽한데, 커가는 아이들 학원비 부담도 크다고 했다. 더구나 은퇴 이후의 삶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부지런히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를 위해 노력도 많이 하고 있었다.

최근에 시작한 코인은 책도 여러 권 사서 읽었고, 관련된 유튜브 영상도 주말에 시간 내어 빠짐없이 보고 있었다.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서 여러 번 현지 답사도 하였고, 인근 공인중개소에 들러 사장님과 차 한 잔 하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필수였다.

투자 관련 카페에도 가입해서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사전에 철저히 분석하고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본인 역시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제 조금 방향을 잡았다고 했다. 나중에 아이들 시집, 장가 모두 보내고, 은퇴해서 어디 한적한 곳에 카페를 운영하며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말에 왠지 그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 한구석에는 부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비단 B뿐 아니라 회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나 싶으면서도, 투자할 자금도 마땅하지 않고 대출금 갚기에도 급급한 현실이 점점 불안해지기도 했다. 아, 정말 나 어떡해. 

[고민 ③] 노후 대비 없이 사교육에 투자

A와 B의 말을 들어보니, 모두 그 배경에는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나 역시도 작년에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가장 크게 고려한 점이 자녀 교육이었다.

신혼 때 구매한 작은 빌라가 재건축되면서, 잠시 이주하는 동안 있으려고 했던 처가에서 무려 9년을 머물게 되었다. 그동안 빌라는 재건축이 되어 아파트가 들어섰다. 전세를 놓고 그 돈으로 분담금을 메꿨다.

아이들도 컸고, 처가도 지방으로 가게 되면서 분가 시점이 도래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대단지 아파트였던 기존 집으로 들어간다면 훨씬 이득이었지만, 아내는 그것보다는 학군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훨씬 오래되고 단독 아파트라 집값 상승도 주변보다 더딘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왔다.

중학교에 입학한 첫째는 아내의 계획 하에 본격적으로 학원의 세계에 진입했다. 평일은 거의 밤늦게 돌아오고, 밀린 학원 숙제 하느라 일찍 자기도 어려웠다. 토요일에도 아침부터 학원에 가서 저녁 식사 때나 되어야 돌아왔다.

처음에는 아이가 안쓰럽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 아내와 교육 문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하지만 서로의 견해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아내는 매일 회사에서 늦게 퇴근하고, 아이들 숙제 하나 봐주지도 않으면서 고심 끝에 결정한 일에 참견만 한다며 서운함과 분노를 표출했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 교육에는 거의 신경 쓰지 못했으니까.

결국, 교육 문제는 아내에게 전적으로 맡기기로 하고, 나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는 둘째마저 점차 학원의 세계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는 잠시 테이블에 앉아, 핸드폰 게임을 하는 첫째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한창 파릇할 나이에 잔뜩 찌든 모습이었다. 남들 다 한다는데, 우리만 안 시킬 수도 없고, 이렇게라도 해야 치열한 경쟁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리라 생각하니 어쩔 수 없었다.

솔직히 사교육비 부담도 컸다. 아내도 일하고 있어 맞벌이지만, 남들처럼 재테크로 부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월급의 많은 부분이 학원비로 소진되는 것 같아 걱정된다. 이렇게 모아 둔 자금도 없이 빈털터리 노후를 맞이해서 어찌 살는지. 무언가 할 자신은 없고 답도 없이 그저 걱정만 쌓여갔다.
  
마흔이 넘은 X세대는 집 걱정, 재테크 걱정, 자녀 교육 걱정으로 힘겨운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오십, 육십이 넘으면 이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서도 발행됩니다.


group낀40대 http://omn.kr/group/forty
40대가 된 X세대입니다.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흔들리고, 애쓰며 사는 지금 40대의 고민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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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상이 제 손을 빌어 찬란하게 변하는 순간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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