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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표값이 얼마인 줄 아세요?"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열이면 열이 "모른다" 또는 "편지를 쓴 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대답을 할 것이다.
  
규격봉투를 이용할 경우 편지 한통을 보내는데 필요한 우표 한장은 400원이다.
 규격봉투를 이용할 경우 편지 한통을 보내는데 필요한 우표 한장은 400원이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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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한 통을 보내는데 중량 5g 기준 400원~520원의 요금이 필요하다. 얼마 전 갑자기 손편지가 쓰고 싶어 우체국에 우표를 구입하러 간 적이 있다. 우체국 직원은 "우표요?" 한 번 되묻고는 책상 서랍 맨 아래에서 우표 꾸러미를 꺼냈다. 얼마나 오랫동안 서랍 속 어둠 속에 있었을까? 우표는 그렇게 바깥으로 나왔다.

손편지를 쓰고 싶어진 건, 책상 서랍 구석에서 발견한 편지 상자 때문이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시도 때도 없이 주고 받았던 수많은 편지들. 그 시절 좋아하던 연예인, 하다못해 오늘의 급식 메뉴를 적고 감상을 적기도 했다.
 
 초등학교때부터 모아온 편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때부터 모아온 편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 손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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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봉투 안에는 코팅된 네잎클로버가 있는가 하면 친구 넷이서 똑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찍었던 사진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잊고 있었던 학창시절의 기억이 마치 어제 일처럼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방학이 되면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집배원 아저씨의 오토바이 소리가 나면 '내 편지인가?' 하며 설렜던 나는 중학생이 되면서 이메일을 주고 받는데 푹 빠졌다. 백문백답을 정성 들여 작성하고 친구들에게 발송하고, 답메일을 받는 게 그렇게 재미있고 특별한 이벤트였다.

성인이 된 이후로 이메일은 업무 연락만을 위한 수단이 되었고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의 연락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그 역할을 대신하였다. 각종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전하고 생일에는 터치 몇 번만으로 생일 축하카드와 선물이 채팅창으로 전달되었다.

참으로 편리한 시대가 되었지만 문득 엄마의 글씨가, 몇 주 전에 만났던 친구의 글씨가 어땠는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직접 쓰는 편지에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직접 쓰는 편지에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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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손글씨가 전하는 마음을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내 아이가 유치원에서 고사리 손으로 눌러 쓴 어버이날 카드, 수능을 하루 앞두고 그동안 고생했다며 부모님이 써 준 편지, 쇼핑몰 택배 봉투에 들어있던 작은 사탕 두 개와 '구매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판매자의 손글씨가 적힌 포스트잇 한 장까지.

글씨가 예쁘지 않아도 상관없다. 비뚤비뚤하더라도, 다소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크게 상관이 없다. 글씨체만 보아도 그 사람의 모습이 어렴풋이 그려진다면 당신도 이미 손글씨가 주는 감성에 스며들었다는 증거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시대에 사는 우리들, 12월이 가기 전에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와 지인들에게 짧은 편지 한 통 써보는 건 어떨까? 굳이 예쁜 편지지를 살 필요는 없다. 노트를 찢어도 좋고 흰색 A4용지도 좋다. 빨간색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 순간, 내 손끝에서 나온 마음이 상대방에게 오롯이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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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짧은 글을 쓰며 생각을 전하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 내 글이 누군가에게는 잔잔한 울림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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