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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여한 남해화학 사내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
▲ 해고 당한 남해화학 비정규직 노동자들 기자회견에 참여한 남해화학 사내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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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의 기업'을 표방하는 남화화학이 지난 1일 사내하청비정규직 노동자 33명을 또 다시 집단 해고함으로써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전남대책위'(농협 남해화학 집단 대량해고 학살만행 분쇄 및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고용승계 쟁취를 위한 전남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강력 대응에 나섰다. 전남대책위는 6일 오전 11시 여수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과 남해화학의 사내하청비정규직 노동자 집단 해고 조치를 규탄하며 앞으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발언에 나선 문경식 대표(전남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남해화학은 농민들이 사용하는 비료를 만드는 공장이다. 농민들을 상대로 농협 등을 이용해 장사해 엄청난 돈을 번다. 그럼에도 농민들에게 환원하기 보다는 간부와 직원들의 연봉을 계속 올리며 농민들을 착취하는 회사다"라고 질타하였다.

이어 "이번엔 노동자 서른세 명을 한 칼에 해고시켰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이다. 2년마다 노동자를 집단 해고하고 기업의 이윤만 추구하는 남해화학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제 사회단체가 이번에는 남해화학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 농민들과 함께 불매운동 등을 벌이며 비정규직이 정규직화되는 투쟁으로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윤부식 본부장(민주노총전남지역본부장)은 "2년 전, 또 2년 전에도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 농업관련 단체가 대책위에 함께 참여하였다. 12월 1일부터 해고 노동자들은 옥쇄투쟁에 돌입해 있다. 남해화학과 그 실질적 주인인 농협은 왜 2년에 한 번씩 민주노총 조합원들만 선별해서 집단해고, 집단살인을 진행하는 거냐?"고 물었다.

윤 본부장은 또 "이들이 한국노총은 고용을 승계하고 민주노총 조합원만 집단 해고하는 건 저 공장 내에 자본의 천국을 만들려는 거다. 자신들의 배 불리는데 걸림돌도 없게 하겠다는 이 구조적 문제, 민주노총은 가만두지 않겠다. 민주노총 총연맹과 16개 지역본부는 함께 마음을 모았다. 실질적 사용자인 농협중앙회에 대한 투쟁을 전개하겠다. 농협중앙회가 농민들을 수탈하고 노동자들을 집단 해고하는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발언 중인 구성길 지회장(남해화학비정규직지회장)
▲ 구성길 지회장 발언 중인 구성길 지회장(남해화학비정규직지회장)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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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발언에 나선 구성길 지회장(남해화학비정규직지회장)은 "지금 남해화학 공장 내에 33명의 노동자가 집단 해고되어 스스로 옥쇄가 되어 투쟁하고 있다. 그들 중에는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이 된지 1개월 만에 해고된 노동자도 있다. 2019년에 아버지가 해고됐는데 2021년에는 또 다시 아들이 해고된 경우도 있다. 왜 이렇게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참한 삶은 반복되는 거냐?"며 울분을 토하였다.

이어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는 사회적 약자다. 고용승계가 제일 취약하다. 한 해는 경북 구미 업체에게 맡겨 집단 해고하더니 한 해는 경남 사천에 있는 업체에 맡겨 집단 해고 했다. 지역에서 이렇게 타지역 업체에 맡겨 집단 해고를 당했는데 도대체 이 지역 정치인들, 시청 시장, 고용노동부는 뭐하는 거냐?"고 물었다.

이어 "2015년에 '불법 파견노동'이라고 대법원이 이미 확정 판결하였다. 하지만 남해화학은 또 다시 사내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고용승계를 하지 않았고 2021년 10월 7일에 1심에서 불법 파견을 인정한 상태다. 그런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와 가족들이 다 쓰러지고 죽어야 이 문제를 해결할 거냐?"고 남해화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렸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손팻말 시위 중인 남해화학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
▲ 해고 당한 남해화학 비정규직 노동자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손팻말 시위 중인 남해화학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
ⓒ 민주노총 남해화학비정규직지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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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우린 종이나 노예가 아니다. 그런데도 남해화학은 우릴 종이나 하수인으로 삼고자 제일 약한 고용승계를 갖고 집단 해고를 거듭한다. 이 집단 해고는 대량 학살이다. 우리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지역사회의 도움과 연대를 호소하였다.

한편 남해화학 총무팀 팀장은 6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1심에서 불법 파견이 인정됐다고 그러는데, 저희가 알기론 원고와 피고의 일부 승소다. 완전히 다 이기거나 진 게 아닌 거로 안다. 인원에 분배가 있던 거로 안다. 몇 명은 (불법 파견에) 해당되고 몇 명은 해당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 소속만 고용승계를 하지 않았다'는 문제에 대해선 원청사인 우린 잘 모르니 해당 업체와 이야기하라"고 하였다. 낙찰 받은 업체(창명물류)의 김진형 이사는 "저희는 입찰에 참여할 때 고용승계 부분이 없어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 고용승계 조건이 있었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에는 고용승계) 60%라고 돼 있더라. 그러면 민주노총 조합원 30여 명되던데 전원고용이 된다. 그러면 저희가 일하는 거 통제도 힘들 거 같아서 참여를 안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번 남해화학의 입찰 사업설명회에서는 그 조항이 없더라. 그래서 저희는 참여한 거다"라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소속 남해화학 사내하청노동자 33명에 대한 고용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앞으로 농협과 남해화학, 낙찰업체(창명물류) vs. 해고노동자와 대책위 사이의 갈등은 양측이 해결의 실마리를 도출하기까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게재됩니다.


태그:#남해화학, #비정규직,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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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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