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을 보도하는 CNN 갈무리.

미국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을 보도하는 CNN 갈무리. ⓒ CNN

 
미국이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 CNN방송은 6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 아비든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이번 주에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외교적 보이콧이란 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지만, 개최국을 축하하고 전 세계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각국 정부의 고위 인사가 개막식에 관행적으로 참석해왔던 것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관련 기사 : 중국 "베이징 올림픽, 정치쇼 아냐"... 보이콧 움직임에 반발).

외교적 보이콧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며 강행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측은 중국 정부의 홍콩 및 신장자치구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거론하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들도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미국은 집권 민주당도 외교적 보이콧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반중 성향이 더 강한 공화당에서는 선수단 파견은 물론이고 미국 기업들의 후원도 철회하는 전면 보이콧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최근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공개 석상에 나오지 않고 구체적인 입장 표명도 하지 않으면서 중국 정부의 압박 의혹이 불거진 것도 이번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CNN은 "미국은 외교적 보이콧을 통해 자국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를 막지 않으면서도 국제 무대에서 중국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보이콧 이어질 듯... 베이징 동계올림픽 '반쪽 대회' 되나 

미국은 미소 냉전 시절이던 1980년 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이유로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이 모스크바 하계올림픽에 대한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고, 서독과 일본 등이 동참하며 서방 60여개 국이 대거 선수단을 보내지 않고 불참한 바 있다.

최근 영국도 집권 보수당 의원들이 보리스 존슨 총리 앞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영국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정례회견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정치적 쇼와 농간의 무대가 아니다"라며 "성공적이고 흥미로운 올림픽 개최는 개별 국가 관계자의 참석 여부에 달려 있지 않다"라고 반발했다.

또한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올림픽 보이콧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개최국의 체면을 깎아내리고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스포츠의 정치 중립 원칙을 명백히 위배하는 것이기에 결연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우방인 러시아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처럼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탓에 반쪽 대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은 정치적 중립적인 행사로 존중받아야 한다"라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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