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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전 2022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안의 명칭은 '2022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다. 예산안이면 예산안이지 왜 수정안이라는 문구가 붙었을까?

결과적으로 2022년 예산 607조 원이 통과됐다. 우선 잘 살펴봐야겠다 싶은 부분은 예산안이 통과되는 과정이었다. 예산안은 과연 제대로 심의가 이뤄졌을까? 결과를 아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은 과정을 세심히 살펴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607조 원이라는 금액은 너무나 큰 금액이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범위를 한정시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제주 제2공항 예산에 대한 심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들여다보자.

국회 의사일정상 12월 2일 본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제주 제2공항 예산안에 대한 심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회 홈페이지를 찾아봤다. 의안정보시스템에는 각 상임위의 예비심사검토보고서, 예비심사보고서, 회의내역이 대부분 올라온 상태였다. 제주 제2공항 예산심의는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다룬다. 그런데 국토교통위원회를 살펴보니 아무런 자료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국회 관계자 다수에게 문의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사실은 여야가 싸우느라 예산심사를 못했고 안건 상정도 의결도 못했다는 얘기다. 매우 황당했다. 그러면 이후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국회 관계자에 묻자 그냥 예결위로 넘어간다는 답변을 들었다.

391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록 1-8차까지 살펴본 결과 제주 제2공항 안건 심의가 진행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제주 제2공항 사업은 대장동에 밀려 언급도 되지 않았다.

제주 제2공항 예산심의, 제대로 이뤄졌을까?

예결위에서는 제주 제2공항 사업이 언급됐을까? 너무 궁금했다. 예결위 회의록을 찾아보니 391회 예산소위 회의록에서 제2공항 언급이 있었다. 수석전문위원은 도민여론조사 결과 반대의견이 높다는 점과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반려된 점을 고려하여 425억 전액 감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보고한다.

그런데 국토교통부 2차관은 정부 원안 유지를 요청하며 환경부는 부동의가 아닌 반려 결정을 내렸고, 사업중단 결정이 없었다고 반론한다. 이어 보완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고, 용역이 끝나고 나면 보완이 가능하다 하면 기본계획을 종료하고 후속까지 언급했다.

그러자 소위원장이 짧게 하라고 하고 국토교통부 2차관은 후속절차가 진행돼야 해서 예산반영이 꼭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소위원장은 짧게 하라고 한 번 더 언급 후 위원들에게 질문요청하고 질문이 없자 정부 원안 유지하겠다고 하고 넘어갔다.

현재까지 공개된 회의록에서 제주 제2공항 예산에 대한 내용은 위 내용이 전부였다. 국토위에서는 단 한 번 언급조차 없었고, 예결소위에서는 질문하는 위원도 없었다. 심지어 소위원장은 짧게 하라고 언급했다. 이 회의록을 보고도 제주 제2공항 예산심의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볼 수 있을까?

국회 관계자에게 문의하던 중 예산 소소위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산 소소위의 문제점은 언론을 통해 여러 번 보도됐다. 2020년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예결위 의원만 50명이어서 본격 심사는 여야 의원 15명으로 구성된 예산안 조정소위가 맡는다고 한다. 그러나 막바지가 되면 소소위라는 비공식 협의체가 등장해 최종 조율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지적이다. 소소위 위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늘리기도 하는 단위가 바로 이 단위다.

게다가 소소위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회의 자체가 법적 근거가 없고 회의록도 남기지 않는다. 예결위, 예산소위 회의록은 있지만 소소위 회의록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소소위 회의록조차 남기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정부 예산안이 통과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지난 3일 오전 2022년 예산안이 통과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심사 전에 몇 의원들이 나와 토론발언을 했다. 경항공모함 예산편성 반대 발언과 예산편성 필요성에 대한 발언, 그리고 강은미 의원의 발언이 있었다.

그는 거대 양당만을 위한 심사를 진행하다 민주당 단독안으로 마무리되었다고 말했다. 본회의까지 심사상황을 보고받지 못했으며, 예산심사와 결정과정에 입법기관으로써 어떤 역할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예산심사 기한을 넘기는 바람에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어 예결위 의결절차도 밟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민주주의가 실종되었다고 말했다.

예결위 위원조차도 예산심사와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없었다는 그의 말은 실로 충격으로 다가왔다. 예결위 의원도 예산심사에 참여할 수 없다면 누가 어떤 과정을 통해 예산을 결정하는 걸까?

이번 예산안에서 논란이 되었던 예산안은 경항공모함 예산이다. 결과적으로 경항모 예산 72억 원은 통과됐다. 과정을 보면 상임위였던 국방위원회에서 5억으로 삭감되었다가 본회의에서 다시 살아났다. 어떤 과정을 통해 72억이 다시 편성됐는지 알 길이 없다.

그리고 제주에서 경항모 예산 72억 전액 감액하라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 심지어 야당 의원의 경항모 도입 반대 목소리도 묵살되었다. 이쯤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가 국민을 대표하는가?

2022년 예산편성, 과연 누구를 위한 예산편성인가? 그리고 제대로 예산심의가 이뤄졌을까? 심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그 과정을 상세히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제주에서 예산감시 활동을 하고 있는 제주예산감시시민모임 곱진돈 노민규 대표입니다.
곱진돈은 제주말로 숨겨진 돈이라는 의미입니다.
본 글은 CBS제주, KBS제주, 경향신문(지역), 미디어제주, 제주의소리, 제주투데이, 헤드라인제주에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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