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제주 유나이티드의 저항을 물리치고 통산 9번째 K리그 우승이란 대기록을 수립했다.

전북이 5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최종라운드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전 터진 한교원, 송민규의 득점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22승 10무 6패의 성적을 거둔 전북은 같은시간 대구를 꺾은 울산을 승점 2점 차로 따돌리고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A 최종 38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전북 현대 선수들이 김상식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A 최종 38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전북 현대 선수들이 김상식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 연합뉴스


제주 저항에 고전한 전북, 승부 가른 이창근 골키퍼의 실수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던 전북엔 두 가지 부담감이 있었다. 첫 번째로는 비기기만 해도 된다는 점이었고 두 번째로는 올시즌 제주를 상대로 3무승부를 거둘 정도로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전반전 제주의 저항에 전북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슈팅수 5대4, 유효슈팅 4대0으로 앞선 전북이었지만 전반 5분 이성윤의 슈팅이 옆그물을 맞은 것 외엔 위협적인 장면이 없었고 볼 점유율에선 오히려 48대52로 제주에 열세를 보였다. 

이런 양상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바뀌었다. 후반 9분 백승호가 올린 코너킥을 수비가 걷어내자 최철순이 헤더로 골문 쪽으로 내줬다. 이 볼을 제주 이창근 골키퍼가 잡으려다 놓쳤고 이를 놓치지 않은 한교원이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전북이 리드를 가져갔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A 최종 38라운드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선제골을 넣은 전북 한교원이 기뻐하고 있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A 최종 38라운드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선제골을 넣은 전북 한교원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후의 경기 흐름은 막상막하였다. 제주가 동점 골을 넣기 위해 라인을 올려 공격을 강화하자 전북은 한교원을 비롯해 송민규, 구스타보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역습 작전으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후반 18분 한교원, 19분엔 구스타보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추가 골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제주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23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정우재가 슈팅으로 연결한 것을 비롯해 후반 26분에는 자와다 감각적인 터닝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으나 득점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때 전북이 카운터 어택을 날렸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쿠니모토가 기습적인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송민규가 라인 브레이킹을 통해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뒤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위기딛고 일어선 전북, 리그 5연패와 V9이란 결실 맺어

지난 두 시즌 동안 조세 모라이스 감독 체재에서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던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10여 년간 전북의 전성시대를 이끈 이동국이 은퇴를 선언한 데 이어 김상식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여기에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을 어드바이저로 영입하며 새 시대를 열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력 보강에서도 소홀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19골로 득점랭킹 2위를 기록한 일류첸코를 시작으로 이적 논란을 일으킨 끝에 백승호를 품은 전북은 선수들의 고령화라는 우려 속에서도 우승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순탄치 못한 행보를 보였다. 4월 21일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시작으로 5월 2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까지 7경기에서 4무 3패의 부진으로 리그 3위까지 추락했다.

특히 올 시즌 강력한 우승 경쟁팀인 울산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울산과 첨예한 우승 경쟁을 펼치면서도 울산에 단 1패도 허락하지 않았던 전북은 올 시즌 정규리그 3번의 맞대결에서 2무 1패의 열세를 보이는 등 과거와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여기에 지난 10월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울산에 승부차기 끝에 탈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9월 이후 서서히 반전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송민규와 군 제대 후 합류한 문선민이 팀 전력에 보탬이 되기 시작했다. 전북은 9월 1일 포항 스틸러스전 0-1 패배 이후 치러진 리그 12경기에서 9승 2무 1패의 상승세를 타며 울산을 따돌렸다.

가장 백미는 11월 6일 울산과의 경기였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올시즌 우승 여부가 결정될 수 있었던 전북은 2골씩 주고받는 난타전을 펼친 끝에 종료 직전 일류첸코가 극적인 결승 골을 성공시키며 3대2 승리를 거두고 올 시즌 울산을 상대로 첫 승을 거뒀다.

이에 반해 울산은 전북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힌터제어가 떠난 이후 최전방 공격진의 약점을 노출하며 번번이 승점을 잃는 경기가 잦았던 울산은 같은 시기에 치러진 10경기에서 5승 2무 3패의 성적에 그쳤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성남FC(정규리그 최종전), 수원 삼성(37라운드)과의 두 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렇게 시즌 말미 엄청난 뒷심을 발휘한 전북은 지난 2017시즌부터 이어져 온 연속 우승 행진을 5회로 늘림과 동시에 통산 9번째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9년부터 13시즌 동안 무려 9번의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이로써 K리그 1강의 지위를 유감없이 증명해냈다. 전북의 우승은 곧 K리그에 새로운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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