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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진주 현장아트홀에서 열린 진주가을문예 시상식. 왼쪽부터 소설 기명진 당선자, 김장하 남성문화재단 이사장, 시 정월향 당선자.
 12월 4일 진주 현장아트홀에서 열린 진주가을문예 시상식. 왼쪽부터 소설 기명진 당선자, 김장하 남성문화재단 이사장, 시 정월향 당선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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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진행되어 온 '1500만원 고료 진주가을문예' 마지막 시상식이 열렸다. 남성(南星)문화재단 진주가을문예운영위원회는 4일 오후 진주 현장아트홀에서 2021년도(27회)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시 <양초라는 사건>을 낸 정월향 시인과 단편 <버스데이>로 응모했던 기명진 작가가 당선해 각각 상금 500만원과 1000만원, 당선패를 받았다.

'진주가을문예'는 김장하 남성문화재단 이사장이 1994년 기금 1억 5000만원을 옛 <진주신문>에 맡기면서 다음해부터 '진주신문가을문예'로 전국 공모가 시작되었고, 2000년 남성문화재단이 설립되고 옛 <진주신문> 폐간되면서 재단에서 진주가을문예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 왔다.

남성문화재단이 해산되면서 진주가을문예도 올해로 종료하기로 했다. 남성문화재단은 기금을 오는 9일 경상국립대학교에 기탁한다.

이날 시상식에서 김장하 재단 이사장은 "27년간 많은 인연들을 만났다. 수상자들이 울면서 소감을 밝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수상자들이 가족처럼 우애 있게 지내는 걸 보고 또 다른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전국 내로라 하는 문인들이 진주가을문예에 보내는 애정도 컸다고 여겨진다"며 "그런데 진주가을문예가 올해까지, 27회째 운영하고서 막을 내리게 되어 저 또한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동안 모든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또 다른 문학 공간에서 만남이 이어지길 기원한다"고 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축사를 통해 "진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진주가을문예로 진주를 적셔주셨다. 한 도시가 발전하려면 문화가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27년간 진주가을문예를 위해 지원해 오신 김장하 이사장께 감사드린다. 진주의 문화예술 자산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성규 시인은 심사평을 하면서 "처음 진주가을문예가 생겼을 때 서울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처음에는 진주시에서 운영하는 줄 알았다. 심사하러 와서 좋은 뜻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그동안 많은 시인과 작가들이 배출되었다. 대단하다"고 했다.

백가흠 작가는 심사평에서 "올해까지 세 번 심사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그동안 따뜻함을 느꼈다. 올해 마지막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쉬움이 남았다"며 "그동안 애써 주신 김장하 이사장과 재단, 운영위원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 역대 수상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김영미 시인(2003년 당선)은 "김장하 이사장께 드리는 글"을 통해 "몇해전 어떤 시인이 제게 친정이 진주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왜 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때 저는 마음이 좀 복잡해져서 그냥 그렇다고 했다. 그러고 싶었다"며 "제게 진주는 친정 다음으로 많이 가 본 도시였고 친정보다 반기는 분들이 더 많은 도시였다"고 했다.

그는 "그 시인은 아직도 그런 줄 알고 있을 것이다. 혹시 까먹고 다음에 떠 물어보면 또 그렇다고 말해야겠다. 친정은 그런 곳이니까. 부모 형제 다 흘어져도 친정이라는 말은 사라지지 않으니까. 어떤 끈을 이어서라도 저는 친정 간다고 짐을 챙길 테니까. 지울 수 없는 마지막이 있으니까. 이렇게 긴 인연을 만들어 준 김장하 이사장께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유영금 시인(1997년 당선)은 이날 참석하지 못해 보내온 '글'을 통해 24년간 해마다 12월만 기다리고 살았다. 12월엔 김 이사장이 계시는 진주행 버스를 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께서는 매년 2명의 글붙이 후배들을 낳아주셨다"며 "길고 긴 27년간 전국으로 글붙이들을 낳아주신 김 이사장께 무릎 꿀어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당선소감에서 정월향(울산) 시인은 "돌아보면 시는 늘 있었다. 내가 새로운 결말을 시작하게 된 것뿐이다. 둥근 마음으로 걸어가겠다"고, 기명진(경기도) 작가는 "세상의 끝에서 또 다른 입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태갑 작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남성문화재단 정병훈·김중섭·남성진 이사, 이준 감사가 참석했고, 주강홍 진주예총 회장, 이정곤 형평운동기념사업회장, 장만호 형평문학선약사업회장, 김지율 시인, 한기민 진주미래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축하전문,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과 김정희 한국시조문학관 이사장, 여태훈 진주문고 대표가 축하꽃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3년 전 별세한 고 박노정 진주가을문예운영위원장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진주가울문예운영위원회는 당선작품집 <언제고 어디에서나 다시,>를 펴냈다.
 
12월 4일 진주 현장아트홀에서 열린 진주가을문예 시상식.
 12월 4일 진주 현장아트홀에서 열린 진주가을문예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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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진주 현장아트홀에서 열린 진주가을문예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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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주가을문예, #남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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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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