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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상회복' 시작 이후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기 위해 내주부터 4주 동안 사적모임 최대 인원을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제한한다.
 정부가 "일상회복" 시작 이후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기 위해 내주부터 4주 동안 사적모임 최대 인원을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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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7월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지난해 시작된 3차대유행을 "의사로 살면서 가장 지옥 같았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확진자는 지금의 1/4, 1/5 수준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백신이 없었고, 병상은 더더욱 없었다.

의료진뿐 아니라 지난 겨울은 자영업자에게도 암담한 계절이었다. 사적 모임 5인 미만 금지 조치가 도입되었고, 카페는 두 달 가량 매장 영업이 불가능하기까지 했다. 오후 9시 영업제한으로 인해 예년 같으면 연말 분위기로 북적여야 하는 길거리가 텅텅 비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백신 접종완료율이 80%가 넘었고, 단계적 일상회복은 시작됐다. 그런데 또다시 병상이 없다. 사라질 것 같던 '사회적 거리두기'도 다시 돌아왔다. 최악의 경우에는 3차대유행과 같은 '지옥'을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왜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일까?

다수의 감염병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이 가져올 위기에 대해서 정부가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확진자 증가가 불보듯 뻔함에도 높은 백신 접종률만 믿고 '일상회복 선언'을 했을 뿐, 막상 세부적인 준비는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일상회복 중지'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일상회복', 정부의 다급했던 결정... 왜 11월 1일부터였나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첫 주말인 11월 7일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시민들이 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첫 주말인 11월 7일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시민들이 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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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원칙대로라면 접종완료 70% 달성 후 (항체가 형성되는) 2주 후에 일상회복으로 전환해야 했다. 그런데 왜 11월 1일에 시작을 했을까. 근거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정 교수의 말대로라면 11월 6일 이후에 일상회복이 진행되어야 했다.

지난 10월 7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1월 9일'을 일상회복을 시작할 수 있는 때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0월 15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2주간의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는 동시에 "마지막 거리두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11월 1일이 '일상회복 디데이'가 됐다.

백신 접종완료율이 일상회복의 중요한 열쇠인 것은 맞다. 하지만 10월에는 델타변이로 인해 집단면역은 불가능할뿐더러, '위드 코로나' 이후에 오히려 위기를 겪는 국가들이 많아지고 있던 터다. 즉 백신의 효과만 믿고 방역 완화를 선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싱가포르(인구 589만 명)의 경우 백신 접종완료율이 80%가 넘었음에도 3000명대 확진자를 기록하는 등 대유행을 겪고 있었다.

외국 사례에 비춰볼 때, 정부는 두 가지를 생각해야 했다. 하나는 방역의 점진적 완화로 최대한 유행 규모가 급속히 커지는 상황을 막는 것, 다른 하나는 위중증 환자 급증을 대비한 병상 확보였다.

그러나 정부는 과감했다. 하루 아침에 영업시간 규제를 대부분 풀었고, 집합금지도 해제했다. 사적모임 제한도 수도권은 최대 10인까지 완화했다. 문제는 이러한 방역 완화에 맞는 의료대응 체계는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는 다른 나라의 유행을 보고서도, 한국의 높은 백신 접종률만 믿고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결과적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은 한 달 만에 멈췄다. 오히려 이후 사적모임 제한 기준은 마지막 거리두기(수도권 8인, 비수도권 10인)보다 더 강화된 방역 수칙이 적용된다.

추가 접종·청소년 접종에 왜 소극적이었을까
 
11월 15일 광주 남구 다목적체육관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받으러 온 주민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11월 15일 광주 남구 다목적체육관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받으러 온 주민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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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로나19 위기의 핵심은 위중증 환자의 증가다. '단계적 일상회복'의 기본 골자는 확진자가 늘어나더라도 백신 효과를 통해 위중증 환자를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위중증 환자가 줄어들거나 유지되기는커녕, 30일 만에 두 배 넘게 늘어났다. 

당초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할 때 '확진자 5000명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이는 위중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때를 기준으로 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1월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60대 이상 고령층의 확진자 비중이 35% 수준까지 올라갔다. 기존에는 (확진자 중) 1% 중반대의 위중증환자 발생률을 보이고 있었는데, 지금은 2% 중반대까지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 전략반장은 "현재 확진자 규모는 3000~4000명 사이를 오가고 있으니 실제 위중증 환자의 발생률은 상당히 올라가서 종전의 확진자 규모로 따지면 거의 500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즉, 백신을 통해 위중증 환자를 통제하는 계획이 틀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백신을 과신했다. 이미 많은 연구 결과에서 3~5개월 사이에 백신 효과가 감소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나 고령층은 면역력이 약하다. 요양병원·요양시설, 75세 이상 고령층은 일찌감치 추가접종 접종 간격을 4개월로 정했다면, 11월 일상회복 이전에 접종이 가능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9월 말에 부스터샷 간격을 6개월로 정하고, 10월 중순에 부랴부랴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 종사자 등에 대해서만 5개월로 조정했다. 11월 중순이 되어서야 60대 이상의 접종간격을 4개월로 바꾼 것이다. 결국 추가접종을 하지 않은 고령층의 집단감염, 그리고 돌파감염이 사실상 유행을 주도하게 됐다.

청소년 접종에도 대해서 당초 정부는 사실상 '방임'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면서, 교육시설 내 집단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지난 9월 소아·청소년 접종 일정을 안내하던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12~17세 소아·청소년의 경우 순편익의 크기가 성인에 비해 작기 때문에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한 후 접종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초중고에 배포됐던 백신 관련 가정통신문을 살펴봐도 "백신 접종은 절대 의무사항이 아니며 본인과 보호자 모두가 희망하시는 경우에만 실시한다"라고 강조돼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강력 권고'라는 말을 쓰면서 권장하고 있고, 내년 2월부터 학원, PC방, 도서관 등에 방역패스를 적용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의무화에 가까운 카드를 꺼냈다. 결국 초기의 '자유로운 접종' 기조가 청소년 접종시기만 괜히 늦추고, 유행 규모를 키우는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이야기다.

늦은 병상확보, 갑작스러운 재택치료
 
11월 23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 상황실에서 환자 이송 관계자가 병실 관제시스템 영상 앞으로 지나가는 모습.
▲ 위중증 환자 역대 최다 11월 23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 상황실에서 환자 이송 관계자가 병실 관제시스템 영상 앞으로 지나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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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0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상회복을 위한 의료대응체계가 전혀 준비 안 되어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정부는 11월 이후 병상 동원 행정 명령을 세 차례(5일, 12일, 24일) 내렸다. 문제는 행정명령을 이행하려면 최소 3주에서 한 달 정도가 걸린다. 그래서 수도권 중환자 병상의 경우 11월 1일 667개였던 병상이 12월 3일에는 714개로, 한 달이 넘도록 36개밖에 늘지 않았다. 두 배나 늘어난 위중증 환자를 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부분은 정부는 상반기부터, 아니면 최소한 10월에는 4차대유행이 꺾이고 있었으므로 충분히 그때 대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중환자 병상을 비롯해서, 치료된 환자를 빨리 전원시킬 수 있는 체계 등도 정비할 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서 '떠밀려서' 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니 의료진들도 힘들뿐더러, 병상 대기자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홍빈 교수는 최근 <오마이뉴스> 전화통화에서 이번주부터 공표된 '전면 재택치료' 원칙에 대해서도 "재택치료해도 별 문제가 없을 만한 집단을 상대로 시작을 해서, 충분히 준비하고 보완하고 대상 환자군을 넓혀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병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고위험군까지 재택치료 대상이 되면, 집에서 돌아가시거나 이송 중에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밝혔다. 실제로 재택치료가 정착된 싱가포르도 50대 이상은 입원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를 충분히 진료할 만큼 병상은 확보되지 못하고 있고, 모든 코로나19 환자의 재택치료는 고위험군을 사실상 방치시킬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단순히 코로나19의 '지독함'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과연 다음 과제인 '오미크론 변이'에는, 정부가 잘 준비해 대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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