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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양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장의 근간 <처음 만나는 협동조합 역사>를 소개하기 위해서 먼저 어떤 분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협동조합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얘기를 해야 할 듯 싶다.
 
처음 만나는 협동조합 역사
 처음 만나는 협동조합 역사
ⓒ 착한책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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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따뜻한 사업체

우리에게 익숙한 썬키스트, FC 바르셀로나, 서울우유, 농협, 생협 등은 모두 협동조합인데 협동조합에 대해 국제협동조합연맹(International Cooperative Association, ICA)에서는 다음처럼 정의하고 있다.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를 통하여 공통의 경제·사회·문화적 필요와 열망을 이루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사람들의 자율적인 조직'

정의에서 드러나듯이 협동조합은 투자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일반 회사와 달리 1인 1표로 참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회사의 목표가 이윤창출이라면 협동조합은 공통의 필요 충족에 있다.

1844년 세계 최초의 성공한 협동조합 '로치데일 공정 선구자 협동조합' 이후에 협동조합은 여러나라에 확산돼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전세계는 협동조합을 현재 자본주의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받아들이며 UN에서는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제정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협동조합 관련한 뜻깊은 행사가 서울에서도 열렸다. 12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세계협동조합대회다. 이는 전세계 협동조합인들의 대축제로 1895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1차 대회 이후 이번에 33번째 개최되며 지난해 125주년을 맞은 ICA의 출범을 기념하고자 열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12월 1일 축사를 통해 33차 협동조합대회 개막을 축하하고, 협동조합을 비롯한 우리나라 사회적경제의 성장과 확장에 정부가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협동조합은 때로는 시장과 경쟁하고 때로는 보완하며, 산업화가 초래한 문제를 해결했다. 오늘날 협동조합은 세계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했다"며 협동조합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보완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협동조합의 진실'이라는 보물을 찾기 위한 역사 여행

이제 협동조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소개했으니 본격적으로 <처음 만나는 협동조합 역사>를 얘기하려 한다. 자칭 타칭 '협동조합 덕후'로 일컬어지는 김신양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장은 강의, 연구, 저술작업 등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협동조합을 우리사회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협동조합의 역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은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협동조합의 진실'이라는 보물을 찾기 위해 8개의 섬을 향해 떠나는 여정으로 이뤄져 있다. 그 8개의 섬은 다시 '태동'(1696, 1844), '신인류'(1895), '이상과 비전'(1920, 1980), '변화와 정체성'(1991, 1995, 2012) 등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협동조합 역사의 굵직한 해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색은 일반적인 협동조합 역사서와 달리 협동조합만이 아닌 그 시대의 상황을 토대로 한 맥락을 많은 공을 들여 설명을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협동조합의 태동 1696년 '손에손잡고' 공제회의 설립배경에는 1666년 런던의 대화재가 있었다. 도시 인구 8만 명 중 7만 명의 가옥이 한 순간 불에타며 이런 위험에 대비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협동조합의 원형인 공제회를 만든 것이다.

또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귀중한 사진자료와 그동안 듣지 못했던 1880년말의 벨기에의 빵집협동조합 보뤠트(앞으로!). 1909년에 협동조합의 열망과 협동의 미덕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협동조합인들의 노래>, 1920년에 에르네스트 뿌아쏭이 쓴 <협동조합공화국> 등을 알 수 있어 좋았다.

특히 굉장히 급진적이면서도 치밀하게 사업의 전략을 세운 보뤠트가 인상적이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로치데일보다 더 촘촘하게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민주적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전략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18~119쪽의 운영원칙은 그런 점에서 협동조합의 중요한 연구자료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이런 연구적인 관점에서 무척 중요한 내용들이 현학적으로 다뤄져 있지 않다. 일반 독자들에게 쉽고 명확하게 그리고 이야기꾼 답게 재미나게 전달되고 있다. '무엇이 중한디'를 비롯해 김신양 회장의 강의를 들은 분들에게는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표현을 많이 볼 수 있다.

끝으로 지금 서울에서 열리는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의 주제인 "협동조합 정체성에 깊이를 더하다"를 이해할 수 있는 협동조합 정체성, 협동조합 원칙의 변화 등에 대한 자세한 뒷 얘기를 알 수 있어 좋았다. 세계협동조합대회를 참석한 분들은 이러한 내용을 다룬 이 책의 8장이라도 같이 스터디해보면 좋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접하며 과연 협동조합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해 가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경쟁과 각자도생이 중심인 우리사회 경제를 보다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지 가늠해볼 수 있길 바란다. 

처음 만나는 협동조합의 역사

김신양 (지은이), 착한책가게(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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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연구자, 청소년 교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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