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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업종에 대한 '일상회복 특별융자' 신청이 시작된 11월 29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업종에 대한 "일상회복 특별융자" 신청이 시작된 11월 29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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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1월 23일 초과 세수와 기존 예산을 활용한 '민생경제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관련 브리핑에서 12조 7천억 원 규모의 자영업자와 실직자,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재정지원과 긴급 금융지원 방안을 밝혔다.

재원은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초과 예산에서 5조3천억 원, 기정예산에서 7조4천억 원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중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과 맟춤형 지원을 위해 10조 8천억 원을 지원하게 되는데, 이 중 8조 9천억 원은 금융지원 형태라고 한다.

이에 여론은 그나마 자영업 등 취약계층에 중점을 둔 것은 다행이지만, 지원 방법이 '저리 대출 방식'이라 지원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빈익빈 부익부 지원

사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런 금융지원이 이뤄진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경영애로자금과 지신보의 특례보증이 시행되었다. 이에 수요가 몰려 창구 처리가 지체되고 신용과 담보가 부족한 소상공인들이 소외되는 문제가 생기자, 대안으로 그해 3월 19일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사실 이때만 해도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다들 관심은 있었다. 당장 집합금지와 영업 제한으로 금전적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은 당연히 이 순간은 버텨야 했기에 대출을 받으려 했고, 워낙 저리(1%대) 대출이다 보니 일부 자영업자 중에는 당장 대출이 필요하지 않아도 자금 확보 차원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때만 해도 이 재난이 이렇게나 오래갈 줄 몰랐기 때문에 '금융지원'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나마 까다로운 조건과 미숙한 절차로 그조차 받지 못하거나 지레 겁부터 먹고 포기한 사람들이 적잖았다.

'민생경제 지원 대책'이 발표되고 얼마 후, 외식 사업을 하는 주변 자영업자들 몇몇에게 코로나 지원정책 일환으로 정부가 시행하는 '금융지원'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는데, 그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대출을 받았거나 계획이 있는 자영업자 대부분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사업자들이었다.
 
2020년 3월에 시행했던 코로나 자영업 대출관련 하여 점주들 단톡방 대화
 2020년 3월에 시행했던 코로나 자영업 대출관련 하여 점주들 단톡방 대화
ⓒ 권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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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인근에서 대형 고기 뷔페를 운영하는 사장 A씨와 서울에서 대형 카페를 운영하는 B씨 모두 진작에 대출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반 대출로는 이런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없으니 당연히 신청했다면서, 거치 기간과 상환 기간도 길어 '위드 코로나' 이후 사업이 정상화 될 때까지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말했듯 이들은 이미 해당 지역에서 자리를 잡았거나 인지도 있는 브랜드로서 충성도 있는 고객을 확보한 경우였다. 그러니까 대출을 받아도 '위드 코로나'가 지속되거나 아예 코로나가 종식되면 얼마든지 대출금은 회수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사업주들이었다.

그러나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상황이 달랐다. 대표적으로 얼마 전, 폐업을 준비하던 한 가맹점주에게 '정부에서 시행하는 저리 대출로 당분간 견뎌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자, 그는 "현재 가게 보증금도 까먹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을 받아 봐야 모래사장에 물 붓는 격이니 그 또한 빚으로 남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장기화한 코로나 재난 속에서 모든 것이 다 속절없는 노력이라 생각하는 듯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세한 자영업자 중 상당수는 이런 금융지원에는 관심이 없거나, 설사 관심이 있어도 코로나 재난이 언제 종식될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터라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여러모로 아쉬운 정책

나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당사자다. 2019년 말, 작고 영세하지만 나름의 희망을 품고 출발한 우리 회사는 외식 가맹사업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난 여기서 관리직으로 근무 중이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 재난이 덮쳤다. 물론 직접적인 피해를 본 호프집, 노래방 등에 감히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의 변화를 일으킨다'란 뜻이 담긴 '나비효과'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시행되었던 각종 제한들이 서서히 우리 회사 사업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고, 급기야 매출도 곤두박질쳤다. 

그런데도 우리 회사는 정부의 지원 사업 초기 때는 매출 감소 비교 기준의 허점 때문에(2019년 말에 설립 한 회사임에도, 2019년과 2020년 매출을 비교해 올랐다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 현재는 지원 대상 업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밝힌 것과 같이, 영세한 자영업자나 우리 회사와 같은 신규 자영업자(사업자)들은 아무리 이자율이 낮아도 선뜻 정부가 내놓은 금융지원을 받겠다고 나서기 어렵다. 영세한 사업자는 언제나 자본에 쪼들리고, 신생 업체는 사업 경력이 짧아 비축된 자본, 경험이 없다 보니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전례가 없었던 이번 코로나 재난 앞에선 더더욱 그렇다. 대출이란 것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받는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 않다면 그건 애초부터 시쳇말로 '먹튀'를 염두에 둔 걸 것이고, 자칫 사업뿐 아니라 가정마저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누군가의 불행을 떠올리면서 대출 정책을 마련한 것은 아닐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업종에 대한 '일상회복 특별융자' 신청이 시작된 11월 29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대출 상담을 받은 소상공인이 센터를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업종에 대한 "일상회복 특별융자" 신청이 시작된 11월 29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대출 상담을 받은 소상공인이 센터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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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미국 등 외국의 지원책과 더더욱 비교된다. 미국도 매출이 줄어든 영세 자영업자들에겐 우리처럼 대출 방식으로 지원을 해주긴 한다. 하지만 대출금을 인건비와 임대료 등 경비에 사용하고 종업원 고용 유지 등의 조건을 만족하면 연방 정부에서 대출금을 대신 갚아줬다고 한다.

캐나다의 경우 봉쇄조치 이후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 3종 세트(재난지원금, 임대료보조, 무이자대출)를 신속하게 집행해 피해를 줄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니까 이번 코로나 재난으로 발생한 손실들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짊어진 것이다. 

물론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단순하게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재난 한복판에서 언제까지 '저리 대출'만을 지원책으로 받아들어야 하는지, 또 그조차도 언감생심인 영세자영업자들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라는 것인지 답답하고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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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에서 자영업자 그리고 시급제 노동자와 법인대표로 일하며 느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같은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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