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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경험하는 크고 작은 '별일'들, 한국에 의미있는 캐나다 소식을 전합니다. [편집자말]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한 대형 백신 센터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토론토시는 이날 '토론토 백신의 날'을 맞아 하루 동안 400여 명의 보건 관계자를 동원해 2만5천여 명의 시민들에게 백신을 놔줬다.
▲ "백신의 날" 코로나19 백신 맞는 캐나다 토론토 시민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한 대형 백신 센터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토론토시는 이날 "토론토 백신의 날"을 맞아 하루 동안 400여 명의 보건 관계자를 동원해 2만5천여 명의 시민들에게 백신을 놔줬다.
ⓒ 토론토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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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어린이 백신에 대한 캐나다 보건당국의 승인이 떨어졌다. 그리고 지난주부터 5세에서 11세 사이 캐나다 어린이들의 백신접종이 시작됐다.

지난 10월에 행해진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캐나다 부모들의 51%가 백신을 맞히겠다고 했고 23%는 맞히지 않겠다고 답했다. 주변을 보아도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좀 걱정이 돼서 아직 결정을 못했어요"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라도 빨리 맞추려고 첫날 당장 예약했어요" 하는 사람도 있었다. CBC에 실린 한 아이 아빠의 인터뷰는 망설이는 부모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내 아이들이 처음으로 접종을 받게 하고 싶진 않아, 위험을 무릅쓰긴 싫으니까'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양쪽 선택 모두에 위험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요. 접종을 하지 않는 것 또한 위험한 일입니다."

'아이들은 코로나에 걸려도 중증으로 갈 확률이 낮다는데, 굳이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백신을 맞혀야 할까' 하는 생각이 부모들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백신 부작용이 코로나에 걸려 심각한 장기 부작용을 겪을 확률보다 낮다고 말한다. 또 임상실험 결과 및 이미 한 달쯤 전부터 5~11세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미국 사례 등을 근거로 백신은 안전하고 90%의 예방 효과를 보인다며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 어떤 수치와 견해를 따르고 어느 편이 내 아이에게 더 안전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그런데 일부 '백신 접종 거부자'(anti-vaxxer)들이 그들의 선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백신접종 거부자들의 도 넘은 돌발행동

캐나다의 백신 접종률은 높은 편이어서 현재 12세 이상 캐나다인의 86%가 두 차례 백신접종을 완료한 상태지만, 일부에서는 마스크 착용이나 락다운, 백신접종 증명 등 코로나 관련 규제들에 반대하는 시위가 팬데믹 초기부터 지속돼왔다. 어린이들의 백신접종이 시작된 지금, 접종센터에 경찰이 배치되기도 하는 이유는 바로 일부 과격한 백신 반대 시위자들 때문이다.

지난 28일, 7살 난 아들을 데리고 접종센터를 찾은 노스베이의 한 엄마는 느닷없이 쏟아지는 언어폭력을 당해야 했다. 백신반대 시위대는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전하면서 아이 엄마를 향해 "당신은 아들을 죽이려 하고 있다. 당신은 대량학살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와 같은 말을 퍼부었다. 지인들 중에도 같은 일을 겪은 이들이 있다고 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노스베이 경찰은 평화롭게 시위할 개인의 권리를 존중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안전을 침해하는 행위는 용인할 수 없습니다. 접종센터 주변에 주둔 경찰을 늘리고, 시위가 범죄행위로 번질 경우 주저 없이 강제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보건센터와 정부 인사들 역시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노스베이 시장은 '시위할 민주적 권리를 지지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의학적 조언에 따라 백신접종을 권하지만 그럼에도 시위를 계속하려는 사람들은 적절한 방식으로 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시청에 와서 시위하십시오. 할 수 있는 만큼 소란을 피우십시오. 하지만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그저 아이들에게 최선의 것을 해주려는 가족들에게 언어폭력을 가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최근 서스캐처원에서는 일부 백신 접종 거부자들의 돌발 행동 때문에 학교 주변 50미터에 '안전구역'이 지정됐다. 시위대가 학교 안에까지 침입하는 사건이 수 차례 발생한 까닭이다. 이에 교육청이 관련 법안을 요청한 것이다.

지난 10월에는 학교 주변에서 한 남성이 아이들에게 접종 여부를 물으며 백신을 접종하지 말라고 강권하는 일이 네 차례나 발생해 부모들에게 주의를 요하는 일도 있었다. 9월에는 B.C.주 샐몬암 시에서도 백신 거부 시위대가 몇몇 학교에 침입해 학업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의료진에 살해 협박 메시지까지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주 에드먼턴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와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코로나19 3차 유행에 직면하자 지난 1일부터 지역별로 비필수 영업장 폐쇄, 야간통금 시간대 확대 등 봉쇄 조처를 강화했다.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주 에드먼턴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와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코로나19 3차 유행에 직면하자 지난 1일부터 지역별로 비필수 영업장 폐쇄, 야간통금 시간대 확대 등 봉쇄 조처를 강화했다.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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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주변 '안전구역' 지정에 앞서 지난 달 초에는 병원 주변 50미터 이내에서의 시위를 금하는 유사한 법안이 도입된 바 있다. 사실 병원 관계자들이 백신 접종 증명 등 각종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자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온 것은 훨씬 오래된 일이다.

캐나다 간호사 연합장 린다 실라스에 의하면, 팬데믹 이전에도 90%의 간호사들이 근무중 신체적 폭력에 노출되는 것으로 조사되었지만 그 중 60%는 폭력의 정도가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코로나 백신의 이점과 잘못된 정보에 대해 이야기하는 의료진, 교수, 전문가들은 인종차별과 여성혐오, 근거 없는 인신공격, 신체적 폭력과 심지어 살해 협박들로 가득한 메시지를 일상적으로 받고 있다. 어떤 의료진은 수상한 상자가 배달돼 대피한 경험도 있었다. 의사 카플란 미르스는 퇴근길이 무서워 남편이 데리러 오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토론토 마이클 개론 병원의 마이클 워너 박사 역시 살해 위협과 반유대주의, 소셜 미디어 상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 그런 것들에 짓눌려서 늘 어깨 너머를 힐끔거리게 되고, 자신을 해치려는 누군가가 얼굴을 알아볼까봐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벗기가 두렵다고 한다.

"그러한 것들이 입히는 타격은 매우 큽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긴장과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돌봄을 제공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아프고 가장 취약할 때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들입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돌보는 사람들'을 돌봐야만 합니다."


의료진·환자 협박시 최고 징역 10년... "이런 법까지 만든 현실이 애석"

괴롭힘과 협박에 시달리는 의료진들은 정부와 법 집행기관, 규제기관이 나서서 이 끈질긴 공격이 더 심해지기 전에 중단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타와의 메리 페르난도 박사는 "그러한 공격이 널리 퍼져 있을 뿐 아니라 더 심해지고 있다. 우리는 위협이 폭력으로 바뀔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런 행동을 하고도 처벌 받지 않는다고 느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타와의 의사 카플란 미르스 역시 온라인상의 위협에 대해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법을 집행해야 한다, 정부는 새로운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를 보호해주십시오. 앞으로 나아가 우리들의 안녕이 중요함을 알려주십시오. 이런 모든 위협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살해 위협이 다가온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환자들을 계속해서 돌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료진들이 처한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캐나다 정부는 (많이 늦었지만) 최근 의료인과 환자들을 향한 협박을 금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과 환자들을 협박해 의료 서비스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법무부 장관 라메티는 이러한 법안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주 초에는 코로나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어린이들의 백신접종을 막으려 한 일이 있었습니다… 의료진들은 너무나 지쳤고, 낙심하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협이 팬데믹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 지금의 슬픈 현실입니다."

앞서, 학교 앞에 '안전 구역'을 지정해야 했던 서스캐처원의 보건부 장관 폴 메리맨 역시 같은 말을 했다. "이런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로 애석하다"고.

코로나 팬데믹에 맞서 자녀들의 백신접종이라는 선택을 한 부모들, 끝까지 환자들을 돌보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 내는 의료진들이 직면하지 않아도 될 위협에까지 맞설 필요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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