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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낙동강의 모습이다. 대구 매곡취수장이 있는 강정고령보 상류에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지난 8월 낙동강의 모습이다. 대구 매곡취수장이 있는 강정고령보 상류에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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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낙동강 보가 만들어지고 만 9년이 흘렀습니다. 9년이 흐른 지금 낙동강의 상태는 어떠한가요? 보로 막힌 낙동강은 매년 여름 심각한 녹조가 발생해 낙동강 유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녹조의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잠재적 발암물질로 청산가리 100배의 맹독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산가리 100배의 맹독이 1300만 국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에 매년 창궐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도대체 이를 언제까지 두고 보고 있을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낙동강 유역민은 국민이 아닌가요? 국민이 심각한 불안에 떨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를 방치하고 있을 것인가요?

또 낙동강 강바닥은 썩은 뻘로 뒤덮이고 산소조차 없어 어떤 생물도 살지 못하는 죽음의 공간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낙동강 어민들에 따르면 물고기는 배스와 블루길만 득실거릴 뿐 우리 토종 물고기는 씨가 마른 지 오래라고 합니다. 낙동강에 건강하지도 안전하지도 않은 물만 가득할 뿐 생명의 강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4대강 사업 준공 9년을 맞는 낙동강의 현주소입니다. 낙동강이 심각히 아픈 것입니다. 도대체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강을 강답게 만들어주면 됩니다. 낙동강을 낙동강답게 만들어주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합니다. 낙동강을 흐르게 해주면 되는 것입니다. 흐름을 되찾은 강은 빠르게 회복될 것입니다. 이미 수문을 연 금강과 영산강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낙동강 유역민에게 필요한 것은 낙동강의 보의 수문개방입니다.

지역민의 동의 없는 취수원 이전 있을 수 없는 일
 
보가 없는 낙동강 상류의 모습. 삼강 합수부 직하류 삼강 전망대에서 본 낙동강의 모습이다. 넓은 모래톱 위를 맑은 강물이 유유히 흘러간다.
 보가 없는 낙동강 상류의 모습. 삼강 합수부 직하류 삼강 전망대에서 본 낙동강의 모습이다. 넓은 모래톱 위를 맑은 강물이 유유히 흘러간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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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부는 수문개방은 뒤로 미룬 채 취수원 다변화란 이름의 취수원 이전에만 관심이 쏠려있을 뿐입니다. 지난 6월 국가물관리위원회 산하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을 심의·의결하면서 낙동강 취수원 이전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대구의 취수원을 구미 해평으로, 부산경남의 취수원을 황강 하류와 창녕 길곡의 낙동강으로 옮기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절차상 명백한 하자가 있는 계획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지역인 경북 구미, 창녕 길곡, 합천지역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대책위를 구성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이유입니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다수 국민의 안전을 위해 소수 국민의 희생은 정당하다는 논리에 기반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촛불정부인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렇기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당연한 입장입니다. 다수의 이름으로 소수에게 가하는 폭거를 그대로 두고 볼 시민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취수원 이전 계획은 즉각 철회되어야 합니다. 낙동강 취수원은 현행 그대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대구는 대구의 취수원으로 부산경남은 부산경남의 취수원으로 그대로 유지해야 합니다. 지금 시급히 필요한 것은 취수원 이전이 아니라 낙동강 전체를 되살리는 일입니다.

국회 예결위는 취수원 이전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12월 1일 국회 앞에서 낙동강네트워크, 전농,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낙동강 살리는 데 국회가 적극 나서달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 예결위에 한강낙동강 취양수시설 개선 예산을 증액된 626억 원 그대로 통과시켜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12월 1일 국회 앞에서 낙동강네트워크, 전농,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낙동강 살리는 데 국회가 적극 나서달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 예결위에 한강낙동강 취양수시설 개선 예산을 증액된 626억 원 그대로 통과시켜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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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서는 낙동강의 자연성을 시급히 되살려내야 합니다. 낙동강을 흐르게 해서 강 스스로 자정작용을 키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낙동강이 흐름을 되찾고 모래톱과 습지가 되살아나는 과정을 통해서 자정작용이 되살아나고 결국 낙동강 수질은 개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취수원 이전은 낙동강 취수 포기 정책입니다. 지금의 취수원 이전은 취수원 이전 도미노를 불러와 결국 낙동강 취수는 포기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왜 낙동강이란 거대한 취수원을 포기하려는 것인가요? 낙동강이란 거대한 취수원을 되살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낙동강 재자연화가 시급한 것이지 취수원 이전은 임시 미봉책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국회는 낙동강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낙동강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낙동강 취수원 이전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낙동강 재자연화(취·양수장 개선)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낙동강 문제는 국회가 나서야 합니다. 국회만이 실타래처럼 얽힌 낙동강 문제를 풀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는 낙동강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는 낙동강 취수원 이전 예산 전액 삭감할 것을 낙동강 주민의 이름으로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취수원 이전, #낙동강, #국회 예결위, #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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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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