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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9시, 제 58회 세무사 제2차 시험(이하 2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났다. 발표가 난 직후 네이버 세무사 시험 카페 등을 비롯해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국세청 출신 공무원들의 합격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번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무사 시험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일반 수험생들은 세무사 1차 시험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 종사 10년 경력이 있는 사람은 1차 시험이 면제된다.

국세 행정 경력자들은 2차 시험 일부 과목도 면제 받는다. 2차 시험의 세법학 1부와 2부는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10년 이상인 자로 5급 이상의 공무원 또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5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으면 면제다. 1차 시험은 객관식이고 2차 시험은 전부 주관식이다.

또 2차 시험은 과목 당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을 맞으면 최종 합격인데, 한 과목이라도 40점 이하면 과락으로 불합격이 된다. 2차 시험 과목은 1·2교시가 각각 회계학 1부와 2부, 3·4교시가 각각 세법학 1부와 2부다.
 
올해 실시된 58회 세무사 2차 시험 통계. 합격자 수와 과락률 등을 볼 수 있다.
 올해 실시된 58회 세무사 2차 시험 통계. 합격자 수와 과락률 등을 볼 수 있다.
ⓒ 김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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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 시험 논란의 시작… 세법학1부 과락률 82.13%

큐넷에 올라온 '제 58회 세무사 제2차 시험 채점 통계'를 보면 세법학 1부에서 과락률 82.13%를 기록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높은 과락률이다. 

한 수험생은 시험 문제에 대해 답을 아예 안 쓴 것도 아닌데 0점 처리됐다며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소송을 준비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별도로 생성됐다. 또 수험생 263명(1일 기준)은 '세무사 2차 시험 관련 불공정 행위 민원제기방'이라고 이름 붙은 오픈채팅방에 모였다.

이 채팅방에 있는 수험생들은 0점을 맞은 상속증여세 과목에 썼던 답변을 공유하며 "이렇게 썼는데 0점이라고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상속증여세 문제는 3개의 물음으로 구성됐는데, 물음 3번은 '법정신고 기한으로부터 9개월(6개월)'이라는 법령상 내용을 기재하라는 것이었다. 한 수험생은 "세무공무원들은 얼마나 잘 썼길래 우리가 0점인지 알기라도 하고 싶다. 억울하고 답답해 죽겠다"고 밝혔다. 다른 수험생은 "단 1점도 주지 않은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모범 답안이라도 제대로 보여주면 모르겠는데, 더 수상하다"고 말했다.

세법학 1부가 82.13%의 과락률을 기록한 반면, 회계학1부는 과락률이 14.60%였다. 회계학1부는 수험생 전체 평균점수가 65.36점을 넘었다. 오픈채팅방 내 다수의 수험생이 회계학에서 월등한 점수를 받고도 세법학 1부의 과락으로 불합격돼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회계학 1부와 2부는 재무회계와 세무회계에 따른 계산 과목이기 때문에 정답이 명확하다. 반면, 세법학 1부와 2부는 논술형 과목으로 채점하는 교수의 주관에 의해 점수가 결정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성적을 공유한 수험생들은 일부러 주관적인 채점을 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회계학에서 고득점을 한 수험생들이 유독 세법학의 상속증여세 과목에서 과락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시된 57회 세무사 2차 시험 통계.
 지난해 실시된 57회 세무사 2차 시험 통계.
ⓒ 김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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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 중 크게 증가한 세무행정 경력자 비율 

이번 세무사 시험 합격자 중 경력에 의한 1차 시험 면제자는 86명으로 12.18%, 1차와 2차 시험 일부 과목 면제자는 151명으로 21.39%에 달한다. 주로 경력자들이 많은 연령대인 40대와 50대 합격자는 각각 153명, 129명이다. 전체 세무사 합격자 706명 중 세무행정 경력자는 237명으로 33.56%다.

지난해 실시된 제 57회 세무사 제2차 시험 채점 통계를 보면 1차 시험 면제자는 4.22%(30명), 1차와 2차 시험 일부 과목 면제자는 2.39%(17명)에 불과했다. 올해와 비교해 매우 적은 수치다. 40대와 50대 합격자 수도 각각 56명, 16명으로 많지 않다.

수험생들은 시험을 주관하는 산업인력공단에 문의를 넣었으나 채점 기준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채점 조정 역시 없다고 밝혔다. 이에 수험생들은 모법답안과 개인별 득점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수험생 전체의 재채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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