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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 국민의힘 당대표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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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잠행인 듯 잠행 아닌 잠행'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갈등의 한 축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당의 다른 관계자들이 나서서 수습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이 대표의 잠적 이틀째인 1일 오전 당 대표실은 "이준석 당대표는 지역구 사무실(부산 사상구)을 격려차 방문했고,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부산 사상구는 최근 윤석열 후보의 곁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다. 장 의원은 전날(11월 30일)에도 기자들에게 "후보 앞에서 영역 싸움은 부적절하다"는 등 이 대표의 행보를 비판했다.

당 차원의 사진 공개는 '완전 잠적은 아니다'라는 무언의 해명이 담겨 있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의 연락은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부산행은 계획돼 있던 일정이 아니라 갑자기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당 혹은 선대위 차원의 당무도 거부한 채, '직할'인 대표실을 통해서 자신의 행보를 공개하는 묘한 상황이다.

부산이라는 지역 때문에 2016년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파동'과도 겹쳐지는 모양새다.

2016년 김무성의 부산 영도다리, 2021년 이준석의 부산 장제원 지역구
 
국민의힘 권성동 사무총장이 지난 11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무실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사무총장이 지난 11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무실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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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이준석 대표의 서울 노원구 당협위원회 사무실을 찾았으나 비어있는 것만 확인한 채 자리를 떠나야 했던 권성동 의원은 1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글쎄, 뭐 저희들도 굉장히 그런 황당하고 곤혹스러운 그런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윤석열 후보에 의해 당 사무총장에 지명된 권 의원은 "우선 이준석 대표께서 왜 그런 결심을 하고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그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사실은 잘 파악이 안 되고 있다"라며 "그래서 직접 만나 뵙고, 어떤 부분이 '패싱'인지, 어떤 부분에 대해서 섭섭함을 느끼고 계신지, 그 이유가 뭔지, 또 어떻게 하면 될 것인지에 대해서 일단 대화가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의 사퇴 가능성에 대해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당원의 신임을 받아서 공당의 대표가 되신 분이 그렇게 그 일로 그런 결정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런 당무 거부라는 초강수를 뒀는지에 대해서는 대화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반복했다.

특히 그는 윤석열 후보 역시 "(이 상황을) 당연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그러니까 사무총장인 저보고 한 번 만나서 그 이유가 뭔지 한번 파악해보라는 지시를 하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의 선대위 핵심 관계자발 보도가 자꾸 나오는 데 대해서도 "윤석열 측의 핵심 관계자가 누구인가? 나 아닌가?"라며 "내가 흘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말이 나오겠느냐. 우리 캠프의 핵심 관계자 중에 특히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 중에는 이런 사람이 없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소위 또다른 윤석열 후보 측 '실세'의 존재에 대해서도 "다 아시다시피 윤한홍 의원은 언론 인터뷰 거의 안 하는 사람이고, 뭐 실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장제원 의원은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해서 지금 후보와 전혀 접촉도 안 하고 저하고도 잘 접촉을 안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장 의원에 대해 "그 사람이 절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그 사람이었으면 제가 이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를 못한다"라며 "저한테 다 이야기가 들어온다"라고 이야기했다.

권 의원은 이 대표 관련 질문이 계속 되자 "이제 그 인터뷰 그 정도 하시라. 주제를 바꾸자. 이거 뭐"라며 "이런 식의 인터뷰가 계속되면 이거는 여당용 인터뷰라고 오히려 KBS가 비난 받는다"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이준석과 저녁 식사한 부산시 정무특보 "사퇴할 사람이 지역 현안 챙기겠나"
 
무기한 당무 거부를 선언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로 당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회의실 옆에 붙어 있는 당 홍보물에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이 보인다.
 무기한 당무 거부를 선언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로 당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회의실 옆에 붙어 있는 당 홍보물에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이 보인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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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와 부산에서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측근'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봤을 때 이 대표가 대표직 사퇴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는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이준석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식사를 제안해 만났다. 가보니 이준석 대표가 김용태 최고위원과 있었다"라며 "그 다음은 지역언론 보도 내용 그대로"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힘 상황과 관련해서 "운을 좀 띄우려고 해도 거기에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오로지 지역 현안에 대해서만 궁금해 하더라"라며 "이 대표가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나 가덕도신공항 등 당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것에 대해 물어봐서 설명하고 그랬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 이 정무특보는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하며 "사퇴할 사람이면 지역을 찾아 현안을 챙기고 그렇게 하겠느냐?"라고 되물었다. 다만, 그 역시도 "저녁 먹고 헤어졌다"라며 그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모른다"라고 답했다. <부산일보>는 이 대표가 "부산 모처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준석 대표의 당무 거부 행보를 두고 1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세한 이유야 만나서 얘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라며 "무리하게 연락을 하는 것보다 생각도 정리하고 다시 복귀하게 되면 (연락해보겠다)"이라고 말했다.

태그:#이준석, #권성동, #이성권, #윤석열,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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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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