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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집어탕 오순덕씨.
 함양집어탕 오순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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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탕하면 함양집' 등식이 성립한 지는 이미 오래다. 경남 함양 사람들 대부분은 어탕이 생각나면 함양집으로 향한다. 어탕 맛집으로 소문난 이곳은 타 지역 사람들에게도 줄서서 먹는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함양집 어탕은 민물생선을 푹 끓여 진한 맛이 나는 데다 비린 맛을 잡아 담백하고 깔끔하다.

함양집 오순덕(64) 사장은 15년째 어탕을 끓이고 있다. 당시 그녀는 직장을 그만두고 칼국수 분식집을 인수했다. 분식집이었지만 전 주인이 어탕도 함께 팔았기에 그녀도 어탕을 계속 팔았다. 어탕을 그리 쉽게 만들었다고? 그랬다. 그녀에겐 어탕이 쉬운 음식이었다.

실제 오순덕씨가 어탕을 끓인 시점으로 돌아가면 50년 전쯤. 모심기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강가에 가서 솥을 걸어놓고 고기를 잡고 어탕을 끓였던 시절이 있다. 어릴 때부터 접했던 음식이 '어탕'이었으니 그녀에겐 어려운 음식이 아니다. 음식 솜씨 좋은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그녀가 그대로 이어받았으니 무슨 음식이든 맛있게 만들어냈다.

"손님들이 분식집인데 어탕이 더 맛있다고, 자꾸 어탕을 전문으로 하라는 거예요." 그렇게 문을 연 것이 '함양집어탕'이다. '함양집어탕'은 손님들이 직접 지어준 가게 이름이다. '함양집어탕'은 2년 전 지리산함양시장 주차장 옆 태양탕 맞은편으로 이전했다.
 
함양집어탕.
 함양집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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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집어탕은 오순덕씨 가족이 함께 운영한다. 분식집 개업 때 잠깐 도와주기로 했던 남편은 바쁜 식당일을 아내에게만 맡길 수 없어서 목수 일을 그만두었다. 요리사자격증이 있는 아들의 음식 솜씨는 엄마실력을 능가한다. "음식 솜씨를 딸이 아니라 아들이 이어받았나 봐요. 아들이 하는 반찬이랑 내가 하는 반찬이 따로 있어요. 아들이 오니 손님도 더 늘었죠." 예전부터 식당일을 도왔던 막내딸은 시집을 갔고 서울 살던 큰딸이 내려와 홀을 맡았다. 아이 셋을 다 키운 며느리도 일을 돕고 있으니 오순덕씨는 가족 백이 든든하다.

"아침 7시에 식당에 나오면 나는 우거지를 삶고 고기를 삶죠. 아들은 수저를 삶아 소독하고 고기를 걸러 육수를 내죠. 매일매일 반복이에요. 하루도 거르지 않아요." 음식점에서 위생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그녀는 수저를 식기세척기에 돌리지 않고 따로 관리한다. "내 입으로 들어가니 깨끗하게 해야죠, 내 가족이 먹으니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어야 하구요." 15년간 변함없는 마음으로 변함없는 맛으로 손님을 대접하니 "건강하셔야 해요" "오래하셔야 해요" "이 맛이 생각나서 또 왔어요" "옛날 맛 그대로에요"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물에 손을 넣어 일하는 작업이 많다 보니 그녀의 손톱은 해마다 몇 번씩 빠지기도 한다. 힘든 식당일에도 손님들의 이런 이야기가 그녀에게는 힘이 된다. 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게 된다. 

"가만히 앉아있는데 돌아오는 건 없어요. 노력하지 않고 잘되는 것도 없구요. 노력한만큼 돌아오는 거죠. 음식도 마찬가지에요. 손님 상에 나갈 음식을 고민하고 시도해야 해요."
 
함양집어탕 오순덕씨.
 함양집어탕 오순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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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손맛이라지만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오순덕씨. 고기가 모자랄 땐 사오기도 하지만 어부 면허가 있는 남편과 아들이 직접 고기를 잡는다. 고춧가루값이 아무리 올라도 국내산만 고집하고 김치는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로 직접 담근다. 좋은 재료에 타고난 손맛까지 곁들여 만든 어탕이니 손님들은 한 그릇 들이키며 "몸보신 했다"고 한다. 수험생 아들이 먹을 보양식으로 사 간다며 타지에서 온 손님은 한꺼번에 10인분, 15인분씩을 포장해 가기도 했다.

어탕밥, 어탕국수, 어탕칼국수. 취향에 따라 어탕을 즐기는 법도 각양각색. 오늘아침 어탕을 먹고 간 손님은 "맛집이라고 소문 듣고 왔는데 정말 맛있네요"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떠났다. "첫손님이 그러고 갔는데 오늘 장사가 겁나게 잘되네. 코로나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서 걱정했는데..." 칭찬 한마디에 힘이 난 오순덕씨. 점심 장사를 끝내고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를 뚫고 배추 뽑으러 밭을 향한다. 김장날을 받아놓아 순덕씨의 마음이 바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하회영)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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