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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뚝뚝 떨어지는 초겨울입니다. 계절은 겨울 속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새해 첫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 년이 다 갑니다. 유수 같은 빠른 세월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살얼음이 잡히고 땅이 얼기 시작하였습니다. 며칠 계속된 겨울 예행연습 기간도 끝나갑니다. 이제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살아있는 생명체들은 분주한 듯싶습니다. 나무들은 잎을 떨구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벌거숭이가 되어갑니다. 그들만의 생존전략입니다. 적어진 일조량에 적응하려면 몸무게를 줄여 에너지를 최소화하여야 합니다.
  
별꽃의 우아한 자태. '곰바부리'라는 별칭이 있습니다.
 별꽃의 우아한 자태. "곰바부리"라는 별칭이 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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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를 뽑으러 텃밭에 나왔습니다. 대파밭 옆, 볕 드는 곳에 꽃이 피어있는 들풀이 눈에 띕니다. 보기에는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잎은 싱싱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요 녀석들, 남들은 겨우살이가 한창인데, 춥지도 않나?'

자잘하게 핀 꽃이 앙증맞습니다. 가만히 보아하니 '곰밤부리'라 별칭을 가진 별꽃입니다. 
 
별꽃은 한꺼번에 무더기로 피어날 때는 작은 별들이 내려앉은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별꽃은 한꺼번에 무더기로 피어날 때는 작은 별들이 내려앉은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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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 이름이 참 예쁩니다. 자잘한 흰 꽃이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처럼 무리 지어 핀다고 해서 별꽃이란 이름을 가졌다 합니다. 그러고 보니 작은 별들이 풀 위에 내려앉은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하늘의 별처럼 반짝입니다. 
 
일교차가 큰 초겨울 이른 아침에는 잎이 얼지만, 한낮에는 다시 싱싱함을 되찾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추위에 더 버틸지 궁금합니다.
 일교차가 큰 초겨울 이른 아침에는 잎이 얼지만, 한낮에는 다시 싱싱함을 되찾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추위에 더 버틸지 궁금합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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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은 이른 봄, 언 땅이 풀리자마자 고개를 쳐들고 꽃을 피웁니다. 잡초라고 농부들의 눈총깨나 받으면서 자랍니다. 그런데도 녀석들은 차가운 바람이 불고, 땅이 어는 초겨울에 꽃을 피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설(小雪)이 지나면 대부분 들풀은 자기들만의 한세상을 마무리하며 죄다 숨이 죽어 말라갑니다. 그런 가운데 별꽃은 독야청청 푸르릅니다. 별꽃은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해살이풀로 알려졌습니다. 한창 자랄 때는 10~30cm까지 덩굴로 뻗어 위세를 펼칩니다. 잡초로 여기지만, 봄에는 어린 순을 채취하여 나물로 무쳐 먹거나 된장국으로 끓여 먹기도 합니다.

별꽃의 하얀색 꽃잎은 좀 특이합니다. 겉으로 보면 꽃잎이 10장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5장입니다. 꽃잎 아래에서 2장으로 갈라졌기 때문입니다. 꽃받침 잎에는 털이 보송보송 달려 있습니다. '사촌뻘' 되는 쇠별꽃과는 구별이 쉽지 않은데, 암술대 수가 3개이면 별꽃, 5개이면 쇠별꽃이지요.

별꽃은 이른 봄에 땅이 풀리자마자 꽃이 피기 시작하여 살얼음이 어는 소설이 지나도 푸르름을 지닌 채 피고 지고를 수없이 되풀이합니다. 생명력 하나는 알아줘야 합니다. 해가 잘 드는 곳이면 척박한 땅에서도 환경에 적응하며 잘만 자랍니다. 가뭄이 들 때는 작은 물방울이라도 모아서 뿌리로 보내야 하는데, 별꽃에 나 있는 털이 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별꽃이 파릇파릇한 생명력을 계속 유지하는 데는 자기 나름대로 생존전략이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닥칠 추위에도 며칠을 더 견디며 꽃을 피워낼지 자못 궁금합니다. 가까이 보지 않으면 사람들 관심 밖인 잡초인 별꽃. 꽃말이 궁금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추억'이랍니다. 꽃말도 의미심장합니다.
 
별꽃의 꽃말은 '추억'입니다. 올겨울에는 어떤 추억 하나 남기고 가야 할까요?
 별꽃의 꽃말은 "추억"입니다. 올겨울에는 어떤 추억 하나 남기고 가야 할까요?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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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 / 전 갑 남

바람 부는 어느 날
아무런 말 없이 작은 몸짓하여
여린 꽃으로 태어났습니다.

앙증맞게 피어나
애타는 가슴 숨겨가며 날마다 날마다
순한 마음을 기록합니다.

별 닮은 하얀 꽃잎
반짝반짝 빛을 내어 욕심과 미움 사르는
착한 사랑을 꿈꾸지요.

흔들리지 않은 줄기
서로서로 보듬어 낮은 자세로 감사하며
행복한 추억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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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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