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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공사를 지켜 보고 있는 당진시청 공무원과 당진시민들
 철탑공사를 지켜 보고 있는 당진시청 공무원과 당진시민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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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충남 당진시청은 한국전력 측에 소들섬 인근의 철탑공사를 중단하라며 행정명령을 내렸다. 철새 도래 시기인 겨울철만큼은 공사를 중단해야한다는 내용이다.

당진시는 이날 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 본부장 앞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철새도래지 삽교호에 접해 있는 사업장으로서 활동기 동안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다수의 겨울철새가 보호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사실상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이다.

철새도래지인 소들섬과 우강평야의 송전철탑 공사를 놓고 당진 시민들은 송전탑 지중화를 요구하며 한전 측과 맞서고 있다. 당진시 공무원과 당진 시민들은 '공사 중단 행정명령'이 내려진 다음 날인 26일 소들섬 인근 우강평야의 철탑공사 현장을 찾았다.

주민들은 당진시청 측이 현장을 찾아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는 것을 직접 확인하겠다며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당진 시청 관계자는 이날 공사 업체 측에 "한전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으니 공사를 중단하라"고 구두로 알렸다.

하지만 공사를 진행 중인 A업체 관계자는 "한국전력으로부터 연락받은 바 없다"며 공사를 강행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한전과 시공업체 측이 공권력을 무시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물리적인 마찰은 없었다.

당진시청 "공사된 부분, 철거 못해"
 
소들섬 인근인 당진시 우강평야에서 한전 철탑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소들섬 인근인 당진시 우강평야에서 한전 철탑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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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봉 당진시 농민회장은 "일반 시민들에게는 추상같은 공권력이 한전에는 전혀 먹히질 않고 있다"며 "환경영향평가법은 철새 도래 시기인 11월과 3월 사이에는 공사를 중단도록 되어 있다. 당진시는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즉각 공사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진시청 관계자는 "독촉 고지서와 같은 추가 조치를 취할 수는 있지만 이미 공사가 된 부분을 철거할 수는 없다"며 "원상복구나 철거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영란 소들섬을사랑하는사람들 대표는 "당진시청 측은 한전이 공사를 할 수 있도록 도로 점용 허가를 내 주었다"면서 "도로 점용허가를 당장 취소하면 공사를 중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전 측은 당진시의 '공사 중단 요청 공문'과 관련해 "공문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전 관계자는 "오늘(26일 금요일)은 한국전력 노조 창립기념일이다. 회사에 사람이 없다"며 "아직 공문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태그:#소들섬 , #우강 송전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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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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